1. 깊은 영성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언택트가 주류를 이루는 상황이 되자, 목회가 훨씬 어려워지고 있다. 교회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목회자는 두 가지를 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영적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영적 상태를 체크하려면 자신의 영적 상태에 대해 의심을 품어야 한다. 의심을 품지 않으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기도의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독서하고 글을 쓰느라 기도에 소홀한 편이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전보다 훨씬 많이 기도를 한다. 꽤 오랫동안 올라가지 않았던 기도원도 올라가고 있다. 이는 영성 관리가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회자에게 영성은 핵심이다. 목회자는 하나님과 깊은 관계로 목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키워드는 여성, 영성, 창조성이다. 무신론자였던 이어령 교수가 기독교인이 된 이유는 문학과 지성으로 채울 수 없는 공허함, 즉 영성의 갈증 때문이었다. 그가 일생을 바친 문학은 딸의 죽음 앞에서 무기력했다. 하지만 영성은 죽음 앞에서 초라함이 아니라 꿈을 꾸게 해주었다.

언택트 시대 목회자는 깊은 영성의 사람이 돼야 한다. 즉 하나님 말씀에 사로잡힌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예수님 마음을 품어야 한다. 예수님 마음을 품을 때, 세상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기 떄문이다.

2. 지성을 갖춰라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에서 '공부하는 교회, 공부하는 목회자가 되라'고 말한다.

"앞으로 국민들의 다수가 대학 출신이 되었을 때 교육 수준이 낮은 목회자가 어떻게 정신적 지적 수준이 높은 교인들의 목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한 마디로 바쁘고 힘들더라도 목회자는 더 열심히 공부해 주기 바란다. 많이 알고 높이 깨달은 사람이 그만한 수준의 교회를 이끌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좀 더 공부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교우들의 기독교에 대한 인문학적 무지는 지나칠 정도이다. 교리만 배우고 강요당했을 뿐 교회사에도 관심이 없으며 인간 문제에 대한 지식도 세상 사람들보다 뒤처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독서를 통해 신앙을 얻고 신앙을 높여가는 크리스천이 매우 드물다. 보수적인 대형교회일수록 독서를 통한 신앙을 발견하기 힘들다."

그는 기독교가 아직도 희망이 있으려면, 목회자가 지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목회자가 지성을 갖추려면 가장 먼저 할 것이 공부다.

목회자가 왜곡된 자기 주장만 펼치는 것은, 지성의 결핍 문제일 때가 많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목회자는 세상 리더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공부는 자기를 성찰케 하는 일련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은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구역예배에 참석하고,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신앙생활이라기보다는 교회 생활이다. 신앙생활은 교회생활보다 범위가 더 크다.

필자는 책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에서 이런 말을 했다.

"독서가 신앙생활이다."

독서가 신앙생활이라면 목회자는 지성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독서를 해야 한다.

설교자를 10년 가르친 경험에 의하면, 설교를 잘하는 목회자는 지성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깊이 있는 지성을 갖추기 위해 주야로 공부한다. 하지만 공부하지 않는 목회자들은 지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필자는 동네의 여러 군데 카페에서 글을 쓴다. 카페에서 글을 쓸 때, 목회자가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주로 여기저기서 교회의 문제점만 들춰내는 대화를 할 뿐이다.

하지만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이 공부하는 것은 꽤 많이 본다. 최근에 다니는 카페에서도 나이가 지긋한 분이 매일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

목회자는 지성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나는 예전에 교회 규모가 있는 목회자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교회 규모가 큰 사람은 일단 성실하다. 지성을 갖추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 바울이다. 바울은 지성을 갖춘, 지성을 추구한 사람이다. 지성이 있었기에 이방인에게 복음을 증가할 수 있었다.

언택트 시대에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통로는 온라인이다. 온라인상에는 엄청난 지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 그들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야 복음의 통로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언택트 시대에 목회자가 지성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3. 품격을 갖춰라

목회자는 영성을 갖춰야 한다. 지성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품격을 갖춰야 한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서 대화를 할 때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에게 품격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영국 총리를 두 번 역임한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품격 있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에게 가해진 모욕을 품격 있는 유머로 갚은 일화가 있다.

영국의 첫 여성 하원의원인 낸시 애스터(Nancy Astor)가 면전에서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내 남편이었다면 당신 커피에 독을 타겠어요."

그러자 처칠은 의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의원님, 내가 당신 남편이었다면 그 커피를 마시겠습니다."

처질의 기품 있는 품격을 볼 수 있다.

목회자는 품격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품격에서 우등생이어야 한다. 그것이 언택트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 가는 방법이다.

수사학에는 세 가지가 있다.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다. 그 중 품격을 나타내는 에토스가 가장 중요하다. 이는 목회자가 갖출 것이 품격이어야 함을 말해준다.

독일 철학자인 쇼펜하우어(Schopenhauer)는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행복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세 가지 요소를 이야기했다. 첫째 인격과 인품(도덕성, 지성, 건강), 둘째 소유물(재산), 셋째 인상(명예, 명성, 지위 등)이다.

그는 이 셋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인간에게 근본이 되는 품격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품격 외에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정신적 빈곤에서 오는 문제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포스코전략대학 석좌교수를 거쳐 민족문화 콘텐츠연구원장, Salon In Moon 대표인 박재희는 예전 KBS '아침마당(2014. 12. 10)'에서 사람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품격을 갖춘 친구 한 두 명이 최고다."

품격 있는 친구가 최고라면, 목회자는 뭇 사람들의 품격 있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언택트 시대에 세상이 교회를 존경하게 된다.

필자는 아직 품격이 많이 부족하다. 부족하기에 품격을 갖추기 위해 몸부림친다. 나는 누가복음 16장의 탕자 이야기에서 탕자의 아버지처럼 품격을 갖추고 싶다.

탕자의 아버지는 품격이 남달랐다. 그런 품격을 지녔기에 받아주지 않아도 되는 탕자를 아무 조건 없이 꼭 껴안아주면서 받아준다. 이런 품격이 목회자에게 있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높은 품격을 갖춘 목회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인생의 길, 믿음이 있어 행복했습니다』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적지 않은 지성인들이 교회에 갔다가 목사들 간의 교권 대립이나 교리 갈등에 따른 인간적 품격의 후진성을 목격하고 떠나는 경우를 보곤 한다."

이런 이야기는 목회자들이 품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목회자는 품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리더보다 더 높은 수준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감사인생/공저》,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