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교회가 폐쇄돼 자택에서 부활절 설교를 전하고 있는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
(Photo :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

영국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대주교가 25일(현지시간)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성찬식에서 “어둠이 여전히 빛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웰비 대주교는 이날 요한복음 1장 1절-13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에서 “2020년은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죽음의 그림자의 계곡을 걷는 한 해였고, 불안한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것 위에나, 너머에는 간단한 역사가 있다. 빛이 세상에 들어 왔고 어둠이 그것을 이기지 못한 현실이 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고통과 투쟁, 근심과 두려움의 모든 측면을 포용함으로써 어둠에 반응하시고 그것을 물리치시는 하나님을 드러내 신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사에 제국과 폭군의 흥망성쇠와, 경제와 과학, 질병의 출연과 쇠퇴가 있었고 전쟁과 조약의 체결과 파기 등이 있지만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웰비 대주교는 “인류 역사의 결정적인 사건은 빛의 도래”라며 “현재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삶의 중심으로, 즉 코로나 전과 후로 상상하고 싶을 만큼의 유혹을 받지만, 인류 역사는 사실 그리스도의 빛의 오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모든 사건들은 이 빛에 의해 판단되고, 저울질되며, 평가된다. 이 그리스도의 빛은 진리이며 거짓을 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이 그리스도의 빛은 선한 사회, 선한 인간, 선한 교회를 위한 길을 보여주고 동시에 모든 사람을 이 위로 가운데로 환영하는 관대한 빛을 비춘다. 코로나와 경제적 충격, 전쟁의 시기에 두려움을 흩어지게 하고 희망의 풍성한 삶을 가져다 주는 것은 바로 이 그리스도의 빛”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빛에 대해 “근원은 하나님이다. 무섭게 폭압적으로 요구하지 않으시고, 구유 속의 아기 예수로서 자기를 비우신 하나님, 사랑과 빛이며 자유이신 방랑 설교자, 십자가 위에 달린 무력한 죄수”라고 소개하며 “우리가 빈 무덤 속에 텅 빈 석판, 예수님의 승천 당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제자들, 그리고 성령의 권능을 입은 교회를 기념하는 이유는 어둠이 (빛을) 점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한 번 “빛은 어둠 속에서 빛나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했다”고 강조한 웰비 대주교는 “그러므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골짜기와 같았던 해인 2020년 말에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기념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러 오셨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은 빛을 비추셨고, 어둠에 가려진 적도 없고, 가려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어둠이 이기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