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성시화운동본부는 지난 17일 새생명비전교회(담임 강준민 목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교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공개 포럼을 개최하고, 뉴노멀 시대에 교회와 선교 현장에서 일어날 변화를 전망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교단 교파 초월해서 처음으로 진행된 실시간 비대면 공개포럼으로 눈길을 끌었다. 

포럼은 이상명 박사(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김 사무엘 박사(인공지능 과학자),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박동식 박사(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고승희 목사(아름다운교회), 정요석 목사(세움교회), 이상훈 박사(미성대학교 총장), 박성호 목사(ANC 온누리교회), 강준민 목사, 김현경 박사(월드미션대학교 크리스천 상담학 교수), 정성욱 교수(덴버신학대학원), 이종찬 대표(J&B 컨설팅) 등 미주에서 사역하는 12명의 신학자와 목회자, 전문가들이 12가지 소주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의 시대에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고, 교회와 선교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발제자들은 펜데믹 기간을 선교 위기의 때가 아닌 복음 전파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 공동체의 중요성과 함께 유기적 교회로 비대면 예배의 신학적 근거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 발표된 12편의 논문은 내달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며, 각 발제자가 발표한 주제별 영상 또한 내달 유튜브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펜데믹 시대의 선교 : 복음 전파를 위한 새로운 기회

이상명 박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 되어도 우리는 새로운 펜데믹을 경험할 것이다. 우리는 이전의 표준은 무너지고 새로운 기준이 새워지는 뉴노멀 시대를 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원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온라인으로 개편되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면서 거룩한 하나님의 요청에 우리 교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고승희 목사는 "2018년 당시 4차 산업시대와 인터넷을 통한 복음 전파를 위해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의 90%를 인터넷으로 투자해 왔다. 지난 3월 펜데믹 직후에 인터넷으로 개척한 일본 교회는 일본 전역에서 온라인으로 1천명이 참여하기도 했다"라며 "인터넷을 통해 선교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고 펜데믹 기간은 복음 전파의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박사는 "펜데믹 기간 우리의 본질은 생존이 아닌 선교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가졌던 옛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라며 "그동안 선교를 선교사나 사명자가 어떤 특정 지역에서 수행하는 공간적 개념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교회와 모든 성도들이 참여해야 하는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성호 목사는 "우리 자녀들인 Z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SNS를 사용하는 전 인류를 친구로 삼고 어떤 세대보다 세상과 가까이 살고 있다. 교회를 떠났던 이들에게 온라인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성경적 크리스천 컨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찬 대표는 "펜데믹으로 인해 교회 현장 예배 참여가 제한되자 그리스도인들 안에 은연중에 내재돼 있던 '교회는 성스럽고 교회 밖은 세속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이제는 세상과 소통하며 세상의 눈높이에서 일상에서 선교사로 살아가야 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동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첫번째 질의 응답 시간에 민종기 목사가 답변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박동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첫번째 질의 응답 시간에 민종기 목사가 답변하고 있다

펜데믹 시대의 요청 : 영성 회복과 공동체 회복

강준민 목사는 "코로나 시대 격리의 시간, 멈춤의 시간, 수동태의 시간을 보내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영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멈춤은 안식의 기회이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는 만남과 배움의 기회"라며 "불평하지 않는 감사의 영성, 유연함과 적응력을 키워주는 소박함과 절제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경 교수는 "위기와 고난은 자기의 삶을 확장시키고, 인간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인데, 이럴 때에 교회 공동체의 기능이 중요하다"며 "교회가 외롭고 힘든 사람들, 사회적 지지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을 품는 영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사무엘 박사는 "두려움에 쏟는 에너지를 공동체를 세우는데 써야 한다. 지금까지 탐욕과 이기로 세상적 가치와 재물에 마음을 쏟았다면 이제는 우리의 것을 내어놓아 이웃을 돌보고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며 "부풀려진 두려움을 제거하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민종기 목사는 "역사를 돌아보면 전염병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그러나 전염병을 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반응은 세상과 달랐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전염병이 창궐한 도시를 떠나지 않고 병자를 돌보았고 세상과 공감하며 공적인 영역에서 교회의 책임을 다했다"며 "교회 공동체는 고난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펜데믹 시대의 신학 : 바른 교회론 정립

정요석 목사는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모든 곳에 계시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따르면 예배를 드리는 장소 역시 특정 장소에 메이지 않는다. 주일 공예배만이 아니라 사적으로 가정에서 매일 드리는 예배도 분명 예배이며 비대면 예배로 자신의 처소에서 드리는 예배도 하나님께서 받으신다"며 "매일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박동식 박사는 "요한복음 4장에서 볼 수 있듯이 참된 예배는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으로 장소가 아니라 예배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교회 모두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소망의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수 있도록 일상의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욱 교수는 "교회는 건물이나 어떤 조직이 아니라 생명이 흐르고 서로가 주안에서 하나되고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실천되는 유기적 공동체"라며 "비대면 예배도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예배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비대면 예배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펜데믹 기간 온라인으로 모임을 갖고 흩어져 생명을 나누는 교회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