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사도행전에 나타난 바울의 선교 여행 중에 처음으로 설교한 곳이 비시디아 안디옥 (Antioch of Pisidia)입니다. 선교하는 교회 모델이 된 안디옥 교회가 있었던 수리아 안디옥과는 다른 도시입니다. 지금은 터키에 있는 작은 도시 얄바츠이지만 바울시대에는 지중해 해양 교통의 중심지였고 갈라디아지역의 군사 중심의 대도시였습니다.

사도 바울과 바나바 일행은 험산준령을 넘어 이곳에 도착하여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이곳 비시디아 안디옥은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로 당시 많은 유대인들이 정착했던 도시로 알려집니다. 바울은 복음이 확장되는데 요충지로 비시아 안디옥을 선택하였던 것 같습니다. 복음의 흡수와 전파에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이후 비시디아 안디옥은 복음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사도 바울도 애착을 갖고 다시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갈라디아서는 이 지역에서 복음을 받은 자들을 위해서 기록하였다고 봅니다.

미시간 대학교 고고학 팀의 발굴에 의하면 비시디아 안디옥의 역사는 구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은 지형적으로 거칠고 험준했고, 거주민들도 호전적이어서 외침을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로마 제국이 정복하여 이 지역이 로마의 지배를 받습니다. 로마에 정복되기 전에는 다른 민족의 지배를 한 번도 받지 않았던 지역입니다.

이 지역이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명명된 것은 BC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뒤에 그의 부하 장군 셀류쿠스 1세 니카토르(주전 312-280년)가 셀류큐스 왕조를 세웠습니다. 셀류큐스 1세 니카토르는 나라를 세우고 자신의 아버지 안티오쿠스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도시들에 안디옥이라는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켄터키 루이빌에 있는 남침례교 신학대학원에서 신약신학 교수를 지낸 폴힐 (John Polhill) 박사는 BC 3세기경 헬라 지경에는 16개의 안디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 16개의 안디옥들은 각 지역의 중심지로 번창하는 도시였다고 밝힙니다. 이 16개의 안디옥 중에 수리아 안디옥(안디옥 교회가 있었던 안디옥)과 비시디아 안디옥입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은 비시디아에 속한 도시로 이해되지만 고대 지리 역사학자인 스트라보는 비시디아 지역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비시디아 근방의 안디옥'이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비시디아 안디옥은 비시디아와 브루기아 경계선에 있었던 도시였습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은 비시디아 산지에 사는 부족들의 공격을 막는 방패와 같은 도시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비시디아 밤빌리아 지역의 원주민의 통제를 위해 여러 군사 식민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특히 '콜로니아 가아사랴(Colonia Caesarea)'로도 명명했던 비시디아 안디옥은 이런 도시 중에 가장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이어 로마를 지배했던 티베리우스 황제의 치하에서 비시디아 안디옥은 한층 더 발전합니다. 사도바울 당시 비시디아 안디옥은 지방의 수도로서 그곳에는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헬라인 그리고 타민족들도 대거 이동하여 거주하는 활기찬 대도시였습니다.

로마는 비시디아 안디옥을 다양하게 활용했습니다. 초기에 비시디아 안디옥을 로마화 하기 위하여 퇴역군인의 주거지로 활용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인들이 좋아한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공적을 기리는 도시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우구스투스 신전이 비시디아 안디옥에 건설되었습니다. 특히, 클라우디우스 황제 때 로마 군대에서 25년 이상 근무했던 퇴역 군인들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고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땅을 무상으로 분배하는 등 많은 혜택을 주면서 대대적인 정착사업이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설교했다고 전해지는 유대 회당
(Photo : jhdyys.tistory.com/) 사도 바울이 설교했다고 전해지는 유대 회당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많은 로마시대 유적들이 발굴되었습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발굴된 대표적인 로마 시대의 유적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전, 야외극장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잔틴 시대에 지은 사도 바울 기념교회 그리고 목욕탕 등의 유적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은 선교 센터로 비시디아 안디옥의 가치를 알았습니다. 사도바울은 이 비시디아 안디옥에 있었던 회당에서 유대인과 하나님을 경외한 사람(God-fearer)들을 대상으로 첫 설교를 합니다. 구약에 익숙한 유대인들과 유대인의 율법과 전통을 그대로 수용했던 하나님을 경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약을 개관하며 복음을 증거 합니다. 이 설교는 비슷한 청중을 대상으로 설교했던 행7장의 스데반 설교와 대비되는 설교입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의 설교에는 바울의 선교 신학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구약 하박국1:5을 인용하며 경고로 마무리하면서 구약을 선교적 해석학적으로 적용합니다. 이스라엘이 회개치 아니하면 느부갓네살의 침략으로 큰 고통을 당할 것을 경고했던 말씀을 선교적으로 재해석하여 구원의 초청 메시지로 사용합니다.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함으로 영원한 재앙을 피할 수 있음을 선포합니다. 바울은 역시 선교사였습니다.

선교사 바울이 찾은 비시디아 안디옥은 잠재력 가득한 선교의 요충지였습니다. 선교사 바울은 선교의 파트너가 되어야 할 회중들을 선교적 메시지로 초청합니다. 헬라와 로마의 황제들이 가꾼 도시들이 복음의 전초 기지로 활용됩니다. 열방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손길은 강하고 섬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