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돼도, 트렌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아
우리 할 일, 과거 그리워하는 것 아닌 미래로 가는 것
힘들고 어려울수록 간절해져... 밤 깊을수록 별 빛나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 외 | 미래의창 | 400쪽

희망이 필요한 시대다.

올해 전망은 암울하다. 한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가 그야말로 경제적 재난 사태다. 사태 회복 후에도 '90% 경제'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코로나 이후의 경제를 예측하면서 내놓은 전망이다.

개인의 삶은 더 힘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를 보면 골목상권 업종들의 하반기 순익은 지난해보다 42.0% 급감하고 코로나19 상황 악화 시에는 52.6% 이상 폭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풍족할 때 희망도 의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희망은 풍족한 상태에서 찾아오지 않는다. 풍족한 사람은 희망하지 않는다. 이미 채워졌기 때문이다.

지금 아픈 사람이 건강을 희망한다. 불행 속에 있는 사람이 행복을 희망한다.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 새로운 만남을 희망한다. 희망은 결핍 속에서 빛난다. 어느 때보다 희망이 필요한 시대다.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 코리아 2021』이 나왔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팀과 함께 소비트렌드를 분석한 책이다. 2021년은 특별하다. 코로나19를 지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류의 연대를 예수를 기점으로 B.C., A.D.로 나누듯, 이제는 코로나 사태를 전후로 BC(Before COVID) AD(After Disease)로 나눠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코로나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그해 띠가 되는 동물을 상징으로 키워드를 제시한다.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소띠 해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의 키워드는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다. 날뛰는 야생의 소를 능숙하게 길들여내는 카우보이들처럼, 날뛰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아내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다고 한다. 히어로는 이 사태를 헤쳐 나가는데 헌신적인 희생을 보여준 의료진과 시민들 같은 영웅들을 지칭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은 2021년 10대 트렌드 흐름을 제시한다.

1. 브이노믹스 Coming of 'V-nomics'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의미한다. 새로운 브이노믹스 패러다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장기화될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전략을 제공할 것이다.

2. 레이어드 홈 Omni-layered Homes

집이 변한다. 의식주의 기본 기능에서 업무와 휴식, 놀이와 창의 기능을 겸하고, 인근 동네로까지 공간이 확장된다. 집의 기본 기능 위에 다른 기능이 더해지는 다층적 공간으로의 변신을 '레이어드 홈'이라고 칭할 수 있다.

3. 자본주의 키즈 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광고, 시장, 금융 등 자본주의적 요소 속에서 자라 자본주의 생리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에게 "돈 밝히며 못쓴다"는 말은 옛말이고 "돈에 밝지 않으면 정말 '못 쓰게'된다"는 말이 생활신조가 되고 있다. 새로운 경제관념으로 무장한 자본주의 키즈는 브이노믹스와 그 이후 세상을 이끌어갈 주역이 될 것이다.

4. 거침없이 피보팅 Best We Pivot

제품, 전략, 마케팅 등 경영의 모든 국면에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테스트하면서, 그 방향성을 상시적으로 수정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 '피보팅'이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장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제 거침없이 피보팅하라.

5. 롤코 라이프 On This Rollercoaster Life

아무리 재미있어도 다 즐기고 나면 미련 없이 하차하고 다음 놀거리로 갈아탄다. 이 같은 '롤러코스터 라이프'를 사는 '롤코족'은 더 이상 변덕스러운 젊은이들이 아니라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고 있다. 따라서 100% 완벽한 마케팅보다는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숏케팅'이 중요해졌다.

6. #오하운, 오늘하루운동 Your Daily Sporty Life

운동 열풍은 단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과 면역에 관심이 커진 것뿐만 아니라, 건강에 방심하지 않는 MZ(밀레니얼, Z세대)의 세대적 특성, 정체의 시대의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경향, 관련 기기 및 플랫폼 시장의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설계하는 액티비티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7. N차 신상 Heading to the Resell Market

요즘 사람들에게 중고품이란, 단순히 '남이 쓰던 상품'이 아니라 '여러 차례(N차)' 거래되더라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는 것, 즉 'N차 신상'이라고 부를 수 있다. 중고시장은 이제 투자처로서, 놀이터로서, 커뮤니티로서, 플랫폼으로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8. CX 유니버스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

고객 경험을 CX(Customer eXpenience)라고 하는데, 이 CX가 단편적인 접점 관리에 그치지 않고 마치 마블 유니버스처럼 특정 브랜드의 세계관을 함께 공유할 때, 이를 'CX유니버스'라고 부를 수 있다. 팬덤을 만들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과 함께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해나가야 한다.

9. 레이블링 게임 'Real Me': Searching for My Own Label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인은 '레이블링 게임'에 몰두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이런 브랜드를 사는 게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사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역의 인과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정체성 동일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10. 휴먼터치 '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트렌드가 더욱 조명을 받으면서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인간과의 단절이나 대체가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주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진실의 순간', '진정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적인 '감성'과 '공감'이다.

불가항력의 역병이 창궐하고, 첨단 기술은 빛의 속도로 앞서나가며, 트렌드는 숨 가쁘게 바뀌는 어려운 시대, 이 변화의 삼각파도에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인간의 손길', 즉 휴먼터치다.

태양
▲ⓒUnsplash

어려울수록 간절해져... 고난 속 희망 빛나
코로나는 경제에만 영향 미치는 것이 아냐
우리 신앙과 삶에도 영향, 믿음 잃지 않길

저자는 한 번 시작된 변화는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트렌드는 결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워도 어김없이 2021년은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우리는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사람은 간절해진다. 밤이 깊어질수록 별은 빛난다. 고난 속에 희망이 빛나는 이유다.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고난은 삶을 바꾼다.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극심한 핍박이 일어나자 믿는 무리는 흩어진다. 그러나 흩어져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들은 흩어진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갔다.

코로나는 경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말한다.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그러나 믿음은 잃지 말라."

우리는 믿음만큼은 자신 있다. 희망이 필요한 시대다. 어렵고 힘들수록 믿음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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