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르완다에서 소수파 지배계층인 투치(Tutsi, Ratusi)족과 다수파 피지배계층인 후투(Hutu, Bahutu)족 간에 국가 통치권을 둘러싼 내전이 발생했다. 그 영향으로 인해 수많은 난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 한인 선교사들이 전무했고, 현지인들도 잘 가려고 하지 않던 그 곳에 뜨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한 사람이 있었다. 월드미션프론티어의 설립자 김평육 선교사다.

처음 계기는 현장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함이었지만, 아프리카 난민과 어린이를 위한 시설을 마련하면서 선교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고아원과 유치원 사역을 중심으로, 난민촌 신학교와 어린이들을 위한 구제 사역을 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다가 점차 여성, 청년 등 대상이 넓혀져 감에 따라, 대상에 맞는 사역까지 새로 생겨났다.

그렇게 26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과 미국, 아프리카 르완다·우간다·탄자니아·콩고·부룬디 5개국을 왕래하면서 진행한 사역을 중심으로 선교 사역 전체를 정리했고, 그 여정을 담은 '아프리카 선교 26년(쿰란출판사)'을 출간했다.

그 26년은 고아와 과부와 난민들을 위한 구제 사역과 어린이 사역(고아원, 유치원)에 집중한 제1기(1994-2000), 아프리카 5개국을 대상으로 복음화 대회를 개최한 제2기(2001-2006), 복음화 대회 가운데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한국에 초청하고 청년들을 한국의 대학과 대학원에 유학 보내며, 열두 곳의 선교센터를 건축한다는 목표로 부지를 마련하고 재정이 마련되는 대로 건축을 진행한 제3기(2007-2012), 건축된 센터에서 현지 사역자들과 함께 사역을 강화한 제4기(2013-2020)로 구분된다.

'아프리카 선교 26년(쿰란출판사)'  김평육 선교사
▲UWMF 채플 어린이교회 여름성경학교에 모인 아이들(좌측)과 1천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참석한 주일예배(우측).

수많은 교육기관·선교센터 설립, 병원선 사역으로 의료지원
500명 넘는 아프리카 지도자 한국에 초청, '비전 2030' 출발

저자는 1956년 목회자의 가정에서 출생했다. 1986년에 미국으로 이주하여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링크 시스템사'를 운영하며, 목사로의 부르심을 대신하기 위해 1992년 주간 〈크리스찬 라이프〉를 창간했다.

1994년 르완다 내전이 발생하자 세계 주요 언론이 르완다의 학살 장면과 난민촌의 참혹한 현장 소식을 전했다. 현장에 가서 취재해야겠다는 뜨거운 마음이 일어 40일간 르완다로 뛰어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가파링가 사모가 기르는 고아들을 위해, 고아원 건축기금을 마련해 몇 개월 후 르완다를 다시 찾았다.

고아원과 유치원을 설립하고 탄자니아 난민촌 신학교를 세워 풍성한 열매를 얻었다. 사역은 르완다, 우간다, 탄자니아로 확장됐다. 한두 해 고아들을 돕다가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중단할 수가 없었다. 경영하던 사업체를 중단하고, 아프리카 국경 전쟁지역을 배낭 하나 메고 종횡무진으로 달렸다. 얼떨결에 시작된 그의 선교는 많은 열매를 맺었다.

'아프리카 선교 26년(쿰란출판사)'  김평육 선교사
▲드론으로 촬영한 UWMF 우간다 캠퍼스 모습(좌측)과 의료 불모지에 있는 이들을 위한 탄자니아 빅토리아 호수 병원선 사역(우측).

사역 1기인 94년도부터 2000년도까지만 27개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난민촌 신학교, 선교센터, 초등학교를 세웠다. 2기인 2006년도까지는 엄청난 시련과 도전 속에서도 아프리카 5개국 수십여 곳의 도시에서 복음화대성회를 개최하고, 한국·아프리카 문화교류 선교대회를 갖고,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한국에 초청했다.

3기인 2007년도부터 2012년도까지는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연수생과 한국 유학사업을 확대했다.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고 섬김과 희생의 큰 사역이었지만, 선교의 열매는 컸다. 또한 5개국 12개 주요 지역에 선교센터 건축 부지도 마련했다.

사역 4기인 2013년도부터 2020년까지는 12개 도시에 선교센터 건축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대학교 설립이 진행되는 등 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 신학대학교 사역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됐다. 여러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의료 혜택을 지원하는 빅토리아 호수 병원선 사역도 2호선까지 마련됐다.

저자는 26년의 세월 동안 직접 찍은 현장 사진과 쓴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내놓으며,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저자를 통해 아프리카에 뿌리를 내렸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앞으로 10년 사역을 "비전 2030"이라고 선포했다.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아프리카 5개국에 20개의 선교센터 건축을 완료하고 각 센터의 자립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한 빅토리아 호수 병원선 1, 2호선과 병원 사역을 정착시키며 어린이교회를 중심으로 CWMF의 사역을 완성하고, UWMF대학교가 우수한 인재 양성 기관이 되게 한다는 비전이다.

저자는 비록 포스트 코로나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가 불투명할지라도,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까지 선교 사역을 계속할 것이라는 결연한 다짐을 보였다.

'아프리카 선교 26년(쿰란출판사)'  김평육 선교사
▲김평육 선교사의 '아프리카 선교 26년(쿰란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