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순종이지만 남은 인생, 손 목사님과
애양원 가족들의 사랑에 부끄럽지 않도록...

25일 파송예배에서 인사를 전하는 안경선 목사.
25일 파송예배에서 인사를 전하는 안경선 목사.

"뒤늦은 순종이지만 남은 인생, 손양원 목사님과 애양원 가족들의 사랑에 부끄럽지 않도록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살아가겠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의 양손자 안경선 목사(애국지사 산돌 손양원목사기념관장)가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로 떠난다. 손 목사가 그랬던 것처럼, 현지 한센인들을 섬기기 위해서다. 올해는 손 목사 순교 70주년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여수 애양원교회에서 안 목사의 선교사 파송예배가 열렸다. 안 목사는 지난날을 회고하며, 교우들에게 눈물로 그동안의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안 목사는 손 목사의 두 아들 동인과 동신을 죽인 공상당원 안재선의 친아들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79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직후, 손 목사의 유복자인 손동길 목사가 건넨 책 '사랑의 원자탄'을 통해서야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게 됐다. 아버지는 죽기 전 그에게 목회자가 되라고 유언했다.

안 목사는 이날 인사에서 "2010년 처음 애양원에 왔을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내 백성을 위로하라', 그리고는 '손양원 목사의 이름으로 내 백성을 위로하리라'는 말씀도 주셨다"고 했다.

안 목사는 "그 말씀이 어떤 말씀인지 잘 깨닫지 못했는데, 몇 년 뒤 손 목사님의 영화 '죽음보다 강한 사랑',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을 하나님이 선물해 주셨다. 2015년도에는 손 목사님의 생가 복원이 이뤄졌고, 2016년 저를 초대 관장으로 보내셨다"고 했다.

그는 "그때부터 브룬디에 1년에 두 차례씩 선교하면서 '나도 할아버지처럼 한센인 선교를 하고 있구나' 하며 만족하며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예수님이 '손 목사가 부르는 찬송가를 너도 똑같이 부르고 손 목사가 읽었던 성경을 같이 읽고 있는데, 너의 삶이 손 목사와 같느냐'고 물으셨는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 목사님, 토플(도성래) 선교사님, 윌슨(우월순) 선교사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인데, 왜 내 삶 속에는 저들을 사랑한 예수님의 사랑이 없을까, 나는 왜 저렇게 못 사는가(생각했다). 나도 그 사랑 배워, 너무 늦은 나이지만, 너무 늦게 순종했지만, 하나님이 받으신다면 지금이라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한센인들의 곁으로 가겠다고 결단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손양원 목사의 양손자 안경선 목사
▲안 목사가 25일 파송예배에서 인사를 전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안 목사는 "올해가 손 목사님 순교 70주년이다. 손 목사님이 '두 아들의 믿음의 열매로 천국에 수많은 믿음의 아들딸이 생길 것을 믿고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는데, 그 기도의 열매로 '손사랑브릿지'라는 아름다운 단체가 7월에 외교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애양원교회 교우들과 기쁜 마음으로 아름다운 파송예배를 드리게 되어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이 사랑을 감당할 수 없지만, 손 목사님이 자신은 죽고 애양원 가족들을 향한 사랑으로 일평생을 함께했듯, 저도 그 사랑에 부끄럽지 않도록 아름답게 열매 맺을 수 있도록 남은 삶을 살아가겠다"며 "베풀어 주신 사랑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