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박사
김형태 박사

①사소한 것들을 사소하게 보지 말라. 때로는 역사를 바꾸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옛날 다윗왕은 평소 거미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데나 거미줄을 치는 더러운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아무 데도 쓸모가 없는 벌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전쟁에서 그는 적군에게 포위되어 빠져나갈 길을 잃고 말았다.

궁여지책으로 그는 어떤 동굴 속으로 피신해 있었다. 그런데 그 동굴 입구에 마침 한 마리의 거미가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를 추격하던 적군의 병사가 동굴 앞까지 이르렀지만, 입구에 거미줄이 쳐있는 것을 보고는 동굴 안에 사람이 없으리라는 생각에 그냥 돌아가고 말았다.

②또 언젠가 다윗왕은 이런 전략을 세웠다.

적군의 장군이 잠자고 있는 방으로 몰래 들어가 그의 칼을 훔쳐 온 다음, 이튿날 "나는 당신의 칼을 가져왔을 정도이니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죽이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요"라고 말을 전하여 그를 감동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그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간신히 그의 침실로 잠입해 들어가 보니, 칼이 그 장군의 발밑에 들어 있어서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윗왕은 단념하고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모기 한 마리가 날아와 장군의 발에 앉았다. 장군은 무의식중에 발을 움직였다. 그 순간 다윗왕은 그의 칼을 빼낼 수 있었다.

③또 한 번은 다윗왕이 적국으로 망명 갔다가 포위되어 위기일발에 처한 적이 있었다.

이때 그는 갑자기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며 침을 질질 흘리고 눈동자를 똑바로 뜨지 않았다. 적군의 병사들은 설마 이런 정신 장애인이 왕은 아닐 것이다 생각하고 그를 놓아주었다.

이상 세 편의 에피소드는 사소한 것들이 커다란 일을 판가름한 사례들이다. 이 세상에 함부로 다루거나 소홀히 대할 사람이나 일은 하나도 없다.

④언젠가 여우 한 마리가 포도밭 주위를 돌며, 어떻게 해서든 그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울타리가 너무 촘촘하게 쳐 있어서 도무지 뚫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생각 끝에 여우는 사흘 동안 굶어 몸을 홀쭉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가까스로 울타리 틈을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여우는 포도밭으로 들어가자마자 맛있는 포도를 마음껏 따먹었다. 그러나 막상 다시 포도밭에서 나오려 하니 배가 불러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우는 또다시 사흘 동안 굶어 몸을 홀쭉하게 한 다음에야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울타리 밖으로 빠져나온 여우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배가 고프기는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마찬가지로군."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알몸이듯 죽을 때도 수의(壽衣) 한 벌과 관(棺)하나뿐, 알몸으로 돌아간다.

사람은 죽으면 가족과 부귀와 선행, 이 세 가지를 남긴다. 그러나 '선행' 이외의 다른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⑤랍비가 어느 날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가장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하인은 '혓바닥'을 사왔다. 며칠 뒤 랍비는 그 하인에게 오늘은 가장 싼 것을 사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하인은 또 혓바닥을 사왔다.

"요전에는 가장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하니까 혀를 사오더니, 오늘은 가장 싼 것을 사오라니까 또 혀를 사왔구나,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하고 물었다.

랍비가 이상히 여기며 묻자, 하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혀를 잘 써서 좋은 말, 때에 맞는 말을 하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지만, 혀를 잘못 쓰면 그보다 더 값싸고 나쁜 것이 없습니다"

"매일 좋을 수는 없지만 매일 웃을 수는 있다", "재기(裁断)는 10번 하고 가위질은 한 번만 하라",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 보면/ 보이리/ 길이(김규동/ 당부)".

⑥링컨이 존 브레킨리지와 선거전을 치를 때 뉴욕 웨스트필드에 사는 11세 소녀 그레이스 베델이 1860년대 대선후보인 링컨에게 "얼굴이 너무 못생겼다. 주걱턱에다 눈은 움푹 패이고 광대뼈는 돌출했다. 혹시 수염을 기르면 좀 더 부드러워 보일 것 같다"고 편지했다. 그때부터 링컨은 턱수염을 길러 그의 이미지를 개선했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