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협회와 함께 제정한 '세계치매의 날'이자, 치매의 관리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극복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치매극복의 날'이다.

'파킨슨병', '뇌졸중'과 함께 세계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치매는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 주변 사람들의 삶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중앙치매센터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771만 9천 명, 그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약 79만 4천 명으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2030년이 되면 노인 인구 7명 중 1명꼴로 치매 환자일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심각한 상황은 교회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치매는 점점 더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교회는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돌보는 데 지금보다도 훨씬 더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저자 '존 던롭'(John Dunlop) 박사는 노인의학 전문의로서 수십 년간 치매 환자 및 부양자들과 함께해온 풍부한 의학적 경험과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치매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의학적·신학적·실천적인 관점과 함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먼저 창조, 타락, 구원, 그리고 미래에 대한 소망이라는 성경 줄거리의 맥락에서 치매를 이해하고자 시도한다. 이를 통해 전능하시고 선하신 하나님께서 치매를 허락하신 목적을 이해하고자 한다. "하나님 그분의 사랑으로 내 부모님의 치매를 막으실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정하셨다. 이에 대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하나님은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선하거나 사랑이 넘치는 분이 아니란 말인가? 하나님은 치매를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은 것일까?" 치매라는 난관에 직면해 이런 질문이 제기될 때 "믿음의 밑바닥인 기초로 돌아가서 내 갈등을 성경의 온전한 빛 안에서 보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라고 고백한다.

성경에서 치매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지만, 이 질병을 이해하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경의 중요한 원리를 소개한다. 단지 우리의 안락함과 행복을 깨뜨리는 치매에 관한 이해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관점으로 삶을 받아들일 때 이 질병이 하나님께서 그분의 궁극적인 목적과 명예 및 영광을 성취하시기 위해 사용하시는 도구가 된다"는 깨달음을 제시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성경의 중요한 원리는 발생하는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목적이 있다"라는 것이다. 치매에 걸리는 일을 당할 때 우리는 시편 저자가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향해 울부짖듯 반응한다고 말한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시 57:2). 심지어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또한,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을 때조차도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그분을 더욱더 신뢰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일단 우리가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 안에 치매를 통한 어떤 목적이 있음을 깨닫게 되면, 그분의 사랑과 능력을 확신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 번째 성경의 원리로 "삶은 우리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책은 치매의 원인과 종류, 치매 진단의 과정, 치매의 예방 및 치료 등 치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배경 정보를 상세히 설명한다. 치매의 초기부터 말기까지 단계마다 치매 환자가 느끼는 감정과 상태의 변화, 그에 따라 부양자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희생 등에 대해서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둔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 진료했던 치매 환자와 부양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매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성경적 관점과 실제 치매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 지혜를 제시한다. 치매를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는 많은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끝을 맺는다.

젊음, 재치, 독립, 통제를 가치 있게 여기는 사회의 분위기와 지능지수(IQ)나 일을 수행하는 능력을 개인적인 가치와 동일시하려는 유혹 앞에 많은 사람은 암이나 죽음 이상으로 치매를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은 "인간의 가치는 우리의 인지 능력이나 유용성과는 다른 무엇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강조점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존재라는 성경적 진리에 기초하여 치매 환자를 존중하며 대해야 하는 데 있다. 이는 치매가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는 인간의 능력을 손상시킬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가치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도 여전히 감정을 경험하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그분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 고유의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 치매 경험은 인간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저자는 '치매', '존엄성',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이 세 단어를 엮은 "치매와 같은 비극이 어떻게 존엄하게 여겨질 수 있으며 도대체 치매를 통해 어떻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수 있단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치매 환자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존재로서 존중할 것'과 '존엄성의 원천이 오직 하나님께 뿌리를 두고 있음'을 말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치매로 고통당하는 이들의 고유한 존엄성을 존중할 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을 반복해서 목격해왔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의 존엄성은 오직 그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직면하는 도전에 대해 "우리 존재의 이유를 편안하게 살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방법을 다해 행복을 찾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라며 "삶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알아가며 오직 그분 안에서 성취와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가장 깊은 갈망을 만족시켜주실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전문의로서 치매의 치료를 위한 지식, 약을 처방하는 일을 포함 최선을 다하는 저자는 "치매를 다루는데 약을 조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치매 환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존엄성을 인정하면서 치료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나의 치료 목적 가운데 하나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이 치매로 고통받는 이들과 관계를 형성할 때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지를 알도록 돕는 것이다."

치매 환자들이 삶의 마지막 시기에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와주기 위한 사전 의사결정 및 적절한 의학적 치료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저자는 설령 치매로 인해 죽음이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신자들은 낙심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상기시킨다. '죽음 이후에는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온전히 회복되어 주님의 존전에 서게 될 영원한 하늘나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은 치매를 겪고 있는 사람을 돕는 데 있어 독특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성령의 내주하심을 통해 나오는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 '하나님의 위로와 도움을 구하는 기도의 능력', '기꺼이 협력하며 돕고자 하는 교회 공동체'.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부양자들은 그들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양자, 곧 주 예수가 계신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길 것이다." 매 장을 기도로 마치며 자신의 기도를 표본으로 제시하지만 "올바른 기도로 인도하시는 성령님을 의지할 것"을 말하며 치매로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에게 함께 기도할 것을 요청한다.

저자 존 던롭 (John Dunlop)은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의학박사학위(MD)를 받았고 일리노이주 자이언에서 37년간 의사로서 활동했다. 노인의학 전문의로서 트리니티 국제 대학교에서 생명윤리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같은 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섬기고 있으며, 예일 대학교 의학대학원 소속의 노인의학 단체에서도 일하고 있다. 저서로 『마지막까지 잘 사는 삶』(생명의말씀사 역간), 『Wellness for the Glory of God』 등이 있다.

은혜의 눈으로 치매 환자 대하기ㅣ 존 던롭 저, 정보철 역ㅣ 새물결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