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진 박사
전호진 박사

코로나 재앙으로 전 세계적으로 90만8,660명이 사망하였고 확진자가 28,05만7,627명이다(9월 11일 현재). 코로나는 경제와 사회는 물론 교회와 선교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지금 수백 명 이상의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잠시 대피하리라고 예상하였는데, 6개월 넘은 지금도 여행 자유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의 완전 종식은 1년 이상 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이 재앙은 예고된 것인데, 온 세계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였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솔직히 공개하고 국제 사회에 호소하였더라면 참극은 아주 최소활 할 수 있었지만, 도리어 이것을 공개한 젊은 의사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인간들은 재앙의 경고는 무시하는 악한 습성을 가진 것 같다. 마치 노아 홍수 때처럼 말이다.

코로나 사태는 현재 부정적인 것으로 자국 우선주의, 고립주의, 민족주의, 권위주의(독재정치) 정치문화를 더 강화시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국제주의 기독교에 반대되는 것으로 선교전략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한다. 코로나 책임을 중국에 돌리는 트럼프는 중공 무너트리기 시동을 걸었는데, 이것은 신냉전이라기보다는 권위주의적 아시아 문화와 민주주의의 서구 문화의 충돌, 즉 문화충돌(clash of cultures)이다.

예견된 재앙

코로나는 갑작스러운 사태가 아니라 이미 전문가들이 경고한 것이다. 그들은 종교적 직감이나 영감에 의한 것이 아니라, 2003년 중국의 사스, 2009년 멕시코의 H1N1 플루, 2012년 사우디의 메르스, 2014년~2016년 아프리카의 에볼라에 근거한 것이다.

2017년 5월 17일 자 타임지에서 브라이언 왈시(Bryan Walsh)는 '전 세계적 공포'(The Pandemic Panic)라는 주제로 5페이지의 특집 보도를 하였다. 내용을 요약하면, 앞으로 세계적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바이러스이다. 인류는 엄청난 전염성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이미 유포되고 있다. H7N9 바이러스는 조류 인플루엔자로, 가축과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무서운 살인자"라고 하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 공포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전염성이 강한 H7N9이 지금처럼 치명적일 경우 사망자 수는 수천만 명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H7N9과 함께 자리에 앉아 있다"라고 부언하였다.

올해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 7, 8월호 코로나 특집에서 2005년도와 2017년에도 학자들은 코로나 유행 가능성을 예고하였지만, 미국이나 전 세계가 대처하지 못하였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H7N9이 사람 간에 쉽게 전파되며 동시에 바이러스가 변동한다.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오래 머무를수록 전염을 쉽게 하는 돌연변이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을 피하여 중국을 탈출하여도 산불처럼 전 세계로 퍼진다"고 하였다.

코로나를 악용하는 정치문화

그런데 코로나를 잘 방어하지 못한 정치가들은 코로나를 외국 탓으로 돌리고, 더 독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즉 국제화가 코로나의 주범이라는 식으로, 북한이 대표적 모델이고,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그렇다. 국제정치학자 후쿠야마는 포린어페어 지에서 일부 정치가들은 코로나를 독재를 정당화하고 더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지적하였다. 즉 백신이 나오면 백신 민족주의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실례로 코로나 이전 태국에서는 야당과 대학생, 심지어 고등학생들까지 왕정 제도 폐지, 국회해산을 요구하는 데모를 하였다.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빙자, 집회금지령을 발동하였지만 최근 강력한 데모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 태국은 9월 11일 현재, 코로나 확진자는 3,454명, 사망자는 58명에 불과하다. 치앙마이는 환자가 한 명도 없다. 이것은 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 계엄'으로 특히 교회를 억압한다고 외신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세계 지도7월 20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푸른색은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보고하는 국가, 노란색은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보고하지 않는 국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홈페이지

코로나 후 선교 방향은?

코로나 이후 국제상황은 민족주의, 파쇼주의, 고립주의, 외국인 혐오, 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대한 공격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한다. 이것은 국제화를 중시하는 기독교와 자유주의에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선교사가 추방당하였는데, 선교사는 '복음 전파자'가 아닌, '코로나 전파자'로 오해받을 소지가 많아질 것이다. 1960년대 비서구를 휩쓴 반서구·민족주의 운동은, 선교부 재산과 기관들의 국유화, 선교사 추방을 초래하였다. 역병 유행은 묵시록적 환상과 이단과 신흥종교를 부흥시킨다고 후쿠야마가 정확하게 지적한다. 지금 묵시록적 종말론 설교와 예언이 봇물이 터지듯 하고 있다.

1) 앞으로 선교는 원심적 선교에서 구심적 선교로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 구약은 이방인들이 자발적으로 예루살렘으로 모여드는 원심적 선교이다. 반면 신약은 예루살렘에서 이방인에게로 나아갔다. 선교사들은 주일 선교지 교회를 방문한다. 대도시는 이것이 가능하지만 이미 시골이나 산지 교회는 제발 오지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 멀리 있는 현지 지도자나 사역자를 일대일, 혹은 소그룹으로 초청,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

2) 화상 강의와 설교의 시대가 되었다. 이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물론 인터넷이 없는 지역은 불가능하다.

3) 구제와 봉사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모든 교회가 집회가 금지되었을 때 많은 노동자 신자들이 실직당하여 일부 한국 선교사들은 주일용 예배문과 먹을 것을 들고 가정 방문을 하였다. 한국 선교사들이 섬기는 교회와 신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자들이다.

4) 건물 위주 프로젝트 선교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필자도 캄보디아와 미얀마 사역을 마치고 5년 전 큰 비전으로 경비를 들여 작은 센터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본래의 목적을 수행할 수 없어 9월 말로 닫을 예정이다. 계속할 경제력도 없다. 한국 선교는 교회당, 학교, 기관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였다. 재산 때문에 심복 노릇 하던 현지인이 자기 선교사를 고발, 추방시킨 일도 적지 않다. 2012년에서 2017년까지 캄보디아 교회는 650교회를 개척하였지만 600개가 문을 닫았다. 헌신적인 사역자와 장년 세례교인이 없는 교회당 건물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은 캄보디아와 많은 선교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5) 헌신적이고도 정직한 현지인 사역자를 세우고 이양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선교의 목표는 모든 것을 바치는 레위인과 제사장(사 66:18), 평신도 지도자와 목회자를 세우고 이들에게 이양해야 한다. 즉 자생적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중국의 가정교회들은 박해에도 생존을 잘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가난한 중에도 자립, 자치, 자력 전파한 초기 한국 교회가 모델이다.

6) 이양은 선교사가 떠나는 것이 아니다. 이양 후 교회(현지 교회)와 선교의 멋진 파트너십을 이루어 시니어 선교사가 '시어머니' 노릇하지 않고 후방에서 현지 교회와 함께 할 사역이 얼마든지 있다. 아시아 교회에 부흥운동이 없고 현지 사역자들에게는 뜨거운 가슴이 없다. 선교사들은 부흥의 불길을 붙이고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지도를 해야 한다.

결론으로, 아시아는 복음의 씨를 뿌리기에는 너무 척박한 자갈밭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은 울면서 씨를 뿌리는 복음 전파자로 인하여 구원을 얻을 것이다(행 18:10).

인도차이나연구소 소장 전호진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