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프 페르바이즈(오른쪽 두번째)가 두손이 결박된 채 연행되고 있다.
(Photo : Tanveer Bhatti) 아시프 페르바이즈(오른쪽 두번째)가 두손이 결박된 채 연행되고 있다.

파키스탄에 네 명의 자녀를 둔 기독교인 아버지가 7년 전에 신성모독 문자를 보냈다는 혐의로 최근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0일 (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시프 페르바이즈(Asif Pervaiz)는 2013년 9월 25일에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돼 7년째 수감 중이다. 그가 다니던 의류 공장 감독인 무함마드 코하르는 그가 자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신성모독적인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르바이즈 씨는 메시지가 전송되기 전, 자신의 핸드폰 유심칩을 도난당했으며, 이슬람교로 개종하라는 감독의 요구를 거부하자 누명을 쓴 것이라고 당시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성모독법은 파키스탄 형법 295조 A,B,C항에 따라 쿠란을 모독하는 자는 무기징역에, 선지자 무하마드를 모독할 시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페르바이즈 씨의 변호인 사이프울 말룩(Saif-ul Malook)은 크리스천연대 월드 와이드(CSW)측에 최근 항소 절차를 진행 중이며, 파키스탄 고등법원에 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 여성 최초로 신성모독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아시아 비비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말룩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기록된 증거로는 분명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재판관들은 지금까지 모독죄로 기소된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한 적이 없었다. 슬프게도 그의 호소가 들릴 때까지는 계속 투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독교 인권 옹호 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신성 모독법이 증거에 대한 낮은 기준으로 인해 사적인 보복 등을 위해 빈번하게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CSW 창립자인 머빈 토마스는 이번 사형 판결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파키스탄의 가혹한 신성 모독법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자주 남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이어 “당국이 페르바이즈 씨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모든 증거를 신중히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말룩 변호사에 따르면 항소 법원 판사들은 신성모독 사건을 듣고서 판단하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휴먼 프렌즈 단체(HFO)’ 대표인 크리스토퍼 폴(Christopher Paul)은 파키스탄의 판사들은 극단주의자들의 위협 때문에 신성 모독으로 누명을 쓴 기독교인들을 무죄로 선고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파키스탄 현지의 하급 법원의 판사들은 고등법원이나 대법원 판사만큼 신변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다며 “대법원은 고도의 보안을 갖추고 있기 에 아시아 비비의 무죄 판결과 같은 대담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성모독죄가 남용되는 원인으로 “공존에 대한 편협함”을 꼽았다. 폴은 “(파키스탄) 기독교인은 거짓 비난을 받고 있다. 나는 기독교인이 평화와 관용의 가르침 때문에라도 신성 모독을 저지르는 일을 본 적이 없지만 항상 억울하게 누명을 쓴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