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두 분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20년을 꿈처럼 사랑했던 사랑하는 큰 딸을 사고로 잃고도, 그들은 딸의 장례식에서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너무도 사랑스런 하람이를 지난 20년간 우리 딸로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조금의 의심도 없이 하람이가 천국에 갔다는 확신을 주신 것에 또한 감사합니다..." 

벌써 5년 전 일이 되었습니다. 시애틀 오로라 브릿지 위에서 큰 교통 사고가 났었고, 그 사고로 인해 한인 유학생 하나가 사망한 적이 있습니다. 한 지인의 부탁으로 제가 그 학생의 부모님들을 돕기로 했고, 시택 공항으로 두 분을 맞이하러 나갔습니다. 하람 양의 부모님을 처음 만났을 때, 두 분은 참 어두웠습니다.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오신 탓인지, 수십 명이 한꺼번에 나오는 공항 출구인데도 한 눈에 두 분이 그 학생의 부모인 것을 알아 챌 수 있을 정도로 두 분은 그렇게 어두우셨습니다.

"너 없으면 엄마는 어떻게 사니... 너 없이 엄마는 못 살아..." 꿈쩍도 없이 누워있는 딸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으며 어머니는 그렇게 흐느꼈습니다. 여기 저기 깨지고 찢긴 곳에선 눈물같은 핏물이 흐르고... 그걸 닦아내는 어머니의 가슴에는 피눈물이 흐르고... 그저 바라만 볼 뿐, 몇 마디 위로 조차 위선처럼 느껴지는 절대 절망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그렇게 그들을 삼켜버리고 말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함께 주일 예배를 드리는 동안 하나님께서 두 분의 마음을 만져 주셨습니다. 극한의 절망 속에 던져진 하람 양의 부모님들이 다시 소망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나님은 예배를 통해서 두 분을 만져 주셨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하람 양의 아버지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찬양의 가사 하나 하나가 우리의 마음을 만지는 것 같았고 말씀을 들을 때는, 하나님이 마치 우리 두 사람을 위해 예배를 준비하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우리를 안아 주신 성도님들의 품은 바로 하나님의 품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때론 극한의 절망이 우리를 곧 삼켜버릴 것같은 순간을 통과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럴 때 어떻게 하십니까?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십니까? 그럴 때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하나님을 예배하십시오. 그러면, 여전히 이해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우리의 믿음이 '소망'을 기억해 낼 것입니다. 극한의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극강의 은혜를 주시는 것입니다. 

하람 양은 자신의 장기를 세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하나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산소 호흡기를 떼는 결정을 할 때 두 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런데 두 분은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하람 양의 건강한 장기가 누군가에게 살아서 새로운 삶을 줄 것을 생각하니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람이가 못 다 피운 믿음의 삶을 대신 열심히 살아 달라고, 편지로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믿음이 이기는 줄로 믿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극한의 절망도 이길 수 있는 극강의 소망을 소유한 참된 믿음의 사람들이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