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리부트

김미경 | 웅진지식하우스 | 276쪽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변화 예측·분석 많지만
지금 당장 어려움에 답 못해주는 느낌

코로나19가 2-3개월 정도만 지나면 잡힐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을까?

생태학자인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석좌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조금 사그라들 뿐 결코 종식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종식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만, 바이러스가 어떻게 완전히 종식되겠습니까?

지금처럼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그로 인해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박쥐 외에도 다양한 생물들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품고 2-3년 간격으로 인류를 덮칠 겁니다. 인간이 백신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바이러스가 찾아오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더 이상 코로나19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2차, 3차 코로나 대유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출몰할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대해 연구한 전문가들의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필자도 몇 권의 책을 읽어보았다. 하지만 변화될 세상에 대한 예측은 하고 있으나, 지금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개인들에게는 답을 주지 못하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인 김미경 씨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에 펼쳐질 낯선 세상과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한 것이다. 그 고민 끝에 나온 책이 《김미경의 리부트》다.

코로나19 탓에 28년간 하던 강연 멈춰
위기 넘길 방법 절실히 공부하기 시작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깨닫고 리부트

코로나19로 인해 최고의 강사였던 김미경 씨의 삶은 멈춰 버렸다. 지난 28년간 강연장 연단에 서기를 쉬어 본 적 없던 그녀였다. 어떤 천재지변에도 일주일 이상 강의를 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손쓸 방법도 없이 모든 것을 완전히 멈추어 서게 했다.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김미경 씨는 20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오래되고 탄탄한 수익처는 그녀의 강의였다. 강의가 멈췄다는 건, 곧 회사 경영이 위태로워졌다는 말이다.

김미경 씨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이 위기를 넘길 방법을, 직원들을 지켜낼 방법을 찾기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매일 변화하는 세상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펴보고 단서를 채집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최소한 서너 명의 전문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수백 권의 책을 읽었다.

눈 붙이는 잠깐의 시간을 빼고는 단서를 찾고, 아이디어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솔루션을 생각해보는 데 하루를 모조리 썼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어 썼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결국 그녀는 코로나19는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19라는 혼돈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질서, 곧 이전과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발견하는 날, 유레카를 외쳤다.

그 후 수개월에 걸쳐 김미경 씨는 회사의 각 사업별로 리부트에 돌입했다. 정리할 것은 확실히 정리하고, 변화된 세상에 맞춰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회사는 위기를 넘어 순항중이다.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매달 신규직원이 입사하고 있다. 강의는 여전히 한 건도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을 찾아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미경 씨는 자신의 급한 불을 끄고 나서야 코로나19로 인해 자책과 상실감에 빠져 있는 주위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책이 《김미경의 리부트》다.

이 책 속에는 저자의 치열한 몸부림과 간절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완전히 달라진 세상에서 개인이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돼 있다.

이 책은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대전환을 두려워하지 말라

코로나가 불러온 위기 속에서 혼돈만을 읽고 서서히 잡혀가고 있는 미래의 질서를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할 것이다. 이제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를 물을 때는 지났다. 크게 심호흡하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를 묻고 또 물어야 할 시간이다.

매일 조금씩 변화의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먹고, 살고, 배우고, 나누는 일상을 누리기 위해 다른 삶의 방식을 훈련해야 한다. 삶에 대한 성실한 자세와 뜨거운 애착으로 각자의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Part 2. 내 인생을 바꾸는 4가지 리부트 공식

'리부트 공식'은 혼돈의 측면에서 보면 새로 잡혀가고 있는 질서이고,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통과해야 할 문이다.

첫째, 리부트는 온택트(on-tact)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이 막힌 언택트 시대는 온택트, 즉 온라인 대면으로 뚫어야 한다. 사람들과 달라진 세상을 온라인으로 연결하고 소통하는 법을 알아내고 이를 내 일에 곧바로 대입해야 한다.

둘째,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해야 한다.

모든 온택트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이 일상이 되는 시대에는 디지털로 무장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디지털과 내 사업, 내 일을 합체시켜 완전히 변신해야 한다.

생존 수영 모습. ⓒ픽사베이
생존 수영 모습. ⓒ픽사베이

셋째, 온택트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져올 일의 미래는 '인티펜던트 워커(independent worker)'다.

조직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미래형 인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넷째, 이 모든 공식을 관통하는 가장 필수 중의 필수 공식이 바로 세이프티(safety)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안전이다. 내 일과 사업을 가장 안전한 형태로 바꿔야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Part 3. 나를 살리는 '리부트 시나리오'를 써라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나만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다. 알고 이해하는 수준으로는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기업 및 연구기관 등에서는 '코로나19이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업별·산업별로 수억, 수십억원짜리 시나리오를 수차례 걸쳐 쓰는 중이다.

수십 개의 시나리오를 연구하다 보니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 또렷이 떠올랐다. '좋겠다. 다들 똑똑해서, 그런데 우리 개인들은 어떡하지? 나는 어떡하지?'

누구도 개인의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수억 원짜리 시나리오를 써주진 않는다. 내 시나리오는 내가 써야 한다. 시나리오는 확정된 시간표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설계도다.

남이 써준 시나리오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인 내가 매 순간 달라지는 세상에 따라 진화하면서 매일 새로 써내려가는 나만의 솔루션이다.

Part 4. '뉴 러너'가 되어야 일자리를 구한다

지금과 같은 디지털 전환기에는 공부하지 않으면 '무용 계급'으로 전락하기 쉽다. 대학 졸업장 하나로 평생 먹고 살았던 과거와 달리,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빨리 배우고 바로 적용하는 '즉시 교육'이 필요하다. 즉시 교육으로 가까운 미래를 미리 공부하고 자기 일에 즉시 적용하는 사람을 '뉴 러너'라 부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는 넓게 빨리 알아서 연결되는 융합적 학습이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출현함에 따라 직업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즉시 배워서 즉시 내 일에 적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 생존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뉴 러너인가? 뉴 러너가 될 준비는 되어 있는가?

Part 5. 공존의 철학, '뉴 휴먼'이 미래를 구한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더불어, 우리는 '코로나19를 일으킨 근본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

이 재난은 우리 세대가 잘살기 위해 공짜 환경을 무분별하게 쓰고, 심지어 다음 세대를 담보로 잡고 미래 환경까지 대출받아 써왔기 때문에 일어났다. 우리 아이들에게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하는 비극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우리가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는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때 우리 아이들이 불신이 아닌 배려와 신뢰를 먼저 떠올리게 해야 한다. 혐오 대신 용기를 내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른들부터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줘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앞에서도 '네가 더 힘들지 않느냐'는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물리적 생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관계의 생존, 신뢰의 생존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이제 다시 일어설 시간입니다. 각자의 상실감에서, 서로의 두려움에서, 우리가 멈춰 선 그곳에서 용기를 내어 출발해야 합니다. '코로나 19이후'라는 달라진 세상에서도 우리 각자의 꿈과 삶은 또 다시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해낼 겁니다. 그러니 걱정 말아요."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교회와 성도 위해
목사로서 무엇을 했는가, 고개 들 수 없어
목회자들, 처절한 몸부림으로 리부트해야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 목사로써 참 부끄러웠다. 저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신과 20명의 직원들을 살려보겠다고 처절한 몸부림으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서 책까지 써냈다.

그런데 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는 교회와 성도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생각하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단지 염려하고 기도만 하고 있었을 뿐, 실제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코로나19는 교회들에도 심각한 위기를 안겨다 주었다. 거리 두기 때문에 출석인원도 줄고 재정도 줄었다. 정부가 교회를 집중적으로 타깃 삼아 규제를 하고 있어, 신뢰도마저 코로나19 이전보다 떨어졌다.

이런 상황 가운데 교회와 목회자들도 처절한 몸부림으로 리부트해야 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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