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 조사에서 영국 시민의 절반 가까이가 공문서상에서 성별을 쉽게 바꾸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했다.

영국의 일간신문인 영국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성인 1688명을 대상으로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8%가 (공문서상에서) 법적 성별을 바꾸는 것이 더 쉬워야 한다고 답한 반면 47%는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영국 내 20만~50만 명이 트랜스젠더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이 중 5500여 명은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했다.

영국타임즈는 또 시민들이 “트랜스젠더 여성이나 남성들이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한, 단일 성별 탈의실이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는 성별 인식법 개정안(Gender Recognition Act)을 놓고 수개월 동안 논쟁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조사결과는 영국 시민들이 ‘스스로가 트랜스젠더로 자칭할 수 있는 자유’와 ‘법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별개인 것으로 구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만약 누군가가 그들의 법적 성별을 바꾸기를 원한다면, 최소한 2년 전에 ‘법적으로 바뀐 성별로 살기를 원한다’는 의사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의 승인을 더 이상 요구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16%는 동의했고 63%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는 2년의 요건을 두는 것에 대해서도 ‘거의 같은 수치’였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성전환 여성은 여성”이라는 말에 응답자 중 40%는 동의한 반면 36%는 동의하지 않았다.

성별인식법 개정안 제시와 함께, 리즈 트러스(Liz Truss) 영국 평등부 장관은 올해 초 영국에서 의사들이 트렌스젠더 정체성을 가진 미성년자를 구별하기 위해 실험적인 사춘기 차단제(experimental puberty blockers)와 청소년의 성별을 전환하기 위한 호르몬제(cross-sex hormones) 처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때 성전환을 했다가 다시 본래의 성으로 돌아간 23세의 키이라 벨은 미성년일 당시 런던 소재 타비스톡 성 클리닉에서 실험적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을 시술한 클리닉을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벨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받았던 의료 방식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든 상황에 대해 화가 난다”며 “그러나 지금은 제도를 바꾸고 미성년자와 어린이들을 위해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클리닉측에 대해 “내가 주장했던 성 정체성에 대해서 확인하지 않고 단지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회상하며 “기본적으로 클리닉측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내가 어떤 감정으로 그 단계까지 이르렀는지 알아내기 위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