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지금부터 500여 년 전에 유럽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책인 유토피아를 쓴 토마스 모어는 영국 인본주의자들의 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 당대의 최고 석학이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유토피아"(1515-1516년)는 이성이 지배하는 이상적인 국가상을 묘사한 것으로 세계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또 "루터를 배격하는 헨리의 변명"(1523년)은 그가 가르쳤던 헨리 8세에 대한 강력한 옹호가 담긴 서적입니다. 헨리 8세의 칭찬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헨리 8세의 행위를 거듭해서 지적하자 왕은 분노합니다. 왕이 카타리나(Catharina) 왕비와의 이혼 허가를 요청하는 서류를 교황청에 제출하며 토마스 모어가 서명해 주기를 원했고 토마스 모어는 서명을 거부한 후 국왕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또한 그는 헨리 8세가 카타리나의 시녀였던 앤 불린(Anne Boleyn) 사이에서 낳은 자식에게 후계 지위를 양도한다는 소위 왕위 계승 문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하며 왕에게 정면으로 맞섰을 때 그와 헨리 8세는 완전히 돌아섰습니다.

그는 1534년에 체포되어 런던탑에 갇혔고, 15개월 동안 옥중 생활을 하는 중에도 영국 교회에 대한 왕의 수장령에 서명을 요청하는 토마스 크롬웰(Thomas Cromwell)에게 침묵으로 반대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 일로부터 꼭 5일 째 되는 날인 7월 6일, 마침내 그는 참수형을 받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당시 모어의 죽음은 유럽인들에게 충격이었습니다.

토마스 모어는 자신의 죽음 앞에 보인 여유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자신을 위해 우는 자식들을 오히려 위로하고, 처형 명령을 내린 헨리 8세를 위해 죽어서도 기도하겠다고 말하면서 사형집행인에게 농담을 건넵니다. 그는 사형집행관에게 '수염은 죄가 없으니 자르지 마시오!'라는 농담을 남겨 역사상 가장 여유로운 사람이 됩니다. 그의 여유는 사형집행관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의 여유를 배우고 싶습니다.

로라 월킨슨(22)은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2000년 9월) 대회 다이빙 10m 플랫폼 여자부에서 36년 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안겨서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기자들은 중국이 메달을 '싹쓸이'할 것으로 보고 중국선수들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금메달리스트의 화려한 연출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월킨슨은 예선 5위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5위에 머물러 메달 가능성이 희박했고 중국들이 준결승까지 모두 1, 2위를 마크해 결승전 직전 월킨스와의 점수 차는 43점이나 벌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수차는 통상 뒤집힐 수가 없습니다.

각자 5번 다이빙을 하는 결선에서 월킨슨은 1, 2차에서 역시 5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3차에서 난이도 2.7짜리 리버스 다이빙을 수면에 거의 물보라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최고 점수를 기록한 이후 2차례를 더 1위에 오르며 우승을 차지해 당시 세계 다이빙 관계자들과 세계를 경악시켰습니다.

월킨슨이 올림픽 다이빙 사상 가장 극적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투혼과 여유, 그리고 신앙의 힘 때문입니다. 7년간 체조를 하고도 기량이 늘지 않아 어머니의 권유로 16살 늦깎이로 다이빙에 입문한 '텍사스처녀' 월킨슨은 올림픽 있는 해 3월에 연습 중 오른쪽 발이 세 군데나 부러지는 부상을 입습니다. 그러나 연습에 지장을 받을까봐 올림픽 직후로 수술을 미뤘습니다. 발등 쪽으로 뼈가 불쑥 튀어나와 걸을 수 없을 정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도약직전 미소를 머금은 채 마치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하듯 관중석을 돌아보는 여유를 보여 주었습니다. 소름끼치는 여유입니다. 그 여유가 그녀의 기량발휘에 도움이 되어 금메달리스트가 됩니다.

어느 날 소크라테스에게 친구가 방문했는데 소크라테스의 아내가 큰 소리로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상황을 무시하고 태연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자 아내가 갑자기 커다란 물통을 들고 나타나 소크라테스 머리에 물을 쏟아버립니다. 순식간에 봉변을 당한 소크라테스는 수건으로 천천히 물을 닦아내며 친구에게 말합니다. "여보게, 너무 놀라지 말게. 천둥이 친 후에는 반드시 소나기가 내리는 법이라네." 이 말에 친구는 손뼉을 치며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대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여유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각을 발전시킵니다. 마음의 여유가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합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행복이 보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행복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행복 생태계를 만듭니다. 삶이 어렵고 힘들수록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삶이 각박하고 어려울수록 더욱 여유를 갖고 행복을 추구하는 지혜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행복 디자이너 강태광 목사 (World Share US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