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목사 (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박진우 목사 (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제가 미국에서 석사 공부 할 때 경험했던 일입니다. 저는 항상 학기가 시작하면 가장 먼저 언제 어떻게 과제를 할 것인지에 대한 스케줄을 꼼꼼하게 세웁니다. 왜냐하면 우리 부부가 함께 많은 일들을 동시에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일찍 스케줄을 정확하게 세워 놓지 않으면 과제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학기가 시작되면 거의 잠 잘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또 한 학기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자기 생겨 그 날 계획했던 과제를 못한 저는 어쩔수 없이 한꺼번 과제를 밀려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날이 과제 마감일인데 독서 감상문을 2개나 제출해야 했던 겁니다.

아침부터 책상에 앉아서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정말 온 정신과 집중력을 발휘해서 책을 속독하면서 독서 감상문을 써 내려 갔습니다. 드디어 저녁이 되어서 아주 마음에 드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준비한 시간에 비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독서 감상문들이 완성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용이 좋네 안좋네 할 겨를이 사실 없었습니다. 그냥 제 시간에 낼 수 있는 것만으로 대 만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 쓴 독서 감상문들을 교수님께 보내기 위해 저장하려고 저장키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Save"를 누른다는 게 급하게 누르느라 잘못 눌러서옆에 있는 "Don't save"를 눌러버린 겁니다. 그 순간 하루 종일 공들여서 쓴 과제물들이 한 순간에 제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우와!!! 그 때 그 심정은 정말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은 이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고 당황스러운지를 아실 겁니다.

여유가 있었으면 저장을 수시로 하면서 했을텐데 그날은 저장을 전혀 하지 않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한번에 정신없이 써내려 가느라 저장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큰 탄식 소리를 지르며 책상을 치면서 한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이제껏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루 종일 작업한 두 개의 독서 감상문들이 한 번에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 충격이 쉽사리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그것도 내일이 그 과제물 마감날인데 말입니다. 머리를 쥐어 짜고 책상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소리치고 가슴을 쳐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같을 수 있습니다. 날마다 본향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면 이 땅에서 우리가 평생동안 온 시간과 마음을 드려서 살아왔던 우리의 모든 삶들이 예수님께서 "Don' save"를 눌러 버릴 수 있다는것입니다. 인생의 마감일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이루어 놓은 성공들이라고 해서 마지막날에 save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느 대학 나오고, 얼마나 돈이 많으며, 어느만큼 명성이 있으며, 사람들이 얼마나 인정했느냐는 결단코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평가하고 심판하실 때의 기준이 이 세상에서 얼마나 성공하며 살아왔느냐가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지금 그러한 이 세상의 것들을 위해 온 삶을 드려 달려가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이 이루어 놓은 이 세상의 업적들과 성과들로 인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있지않으십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이 세상의 업적들을 부러워하면서 그 업적을 이루기 위해 영혼을 팔아가며 살아가고 있지 않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말 큰 일입니다. 멈추고 돌이키십시오!! 그러한 세상적인 모든 것들은 절대 save되지 않습니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마지막 날에 그것을 깨닫는다면 이미 늦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우리는 철저히 모든 행위들이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십자가에 대한 감격과 은혜로부터 시작되어야만 합니다. 그 행위들만을 예수님께서 save해 주실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행위들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영광된 우리의 삶만이 하나님 앞에서 save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모든 일을 믿음으로 행하십시요!!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행하십시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기쁨으로 주님을 맞이할 수가 있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박진우 목사(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