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이라크 교회.
(Photo : 한국오픈도어) 파괴된 이라크 교회.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라크 내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사라진 이후에도 현지 기독교인들과 마을은 여전히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11일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국제 인도주의 지원단체인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은 이라크 니네베 평원에 거주하는 기독교인에 관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4년 IS의 침공 이후, 이라크 북부로 돌아온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실태를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년 전 이라크 내 기독교인 마을을 지배하던 IS세력은 물러났지만, 이란을 지지하는 민병대 세력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단체나 동족 집단이 가하는 위협은 높아지는 반면, 기독교인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기독교인 중 87%는 “안전하지 않거나 전혀 안전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7%는 “IS나 이와 유사한 집단이 이 지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이민을 계획한다’고 밝힌 기독교인 응답자 증 69%는 ‘정치적·안보적 이유’를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이 지역 모든 기독교인들은 정부의 ‘치안 서비스 부족’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 지역내 시아파 회교도들이 주축인 ‘샤바크 민병대(Shabak Militia)’와 시아파 무슬림들의 ‘바벨론 여단(Babylon Brigade)’을 우려할만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두 민병대 모두 이라크 정부로부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심각히 경고하고 있다. 이 단체는 “특히 니네베 평원의 민병대는 2019년 7월 총리가 이라크군 해산 및 통합을 지시했으나 따르지 않고 있다”며 원인으로 ‘경제적·정치적 이익’, ‘IS의 복귀에 대한 주민들의 두려움’, ‘샤뱌크 인구의 샤바크 민병대를 향한 지지’ 등을 꼽았다.

한때 기독교 마을이였던 도시들이 대부분 이슬람 교인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에는 4만여 명의 기독교인이 거주하던 바르텔라 마을은 현재 샤뱌크 인구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응답자의 39%는 ‘IS가 퇴각한 이후 민병대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민병대에 의한 기독교인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기독교인의 집을 약탈하거나 농지를 불법 점거, 혹은 해당 행위를 지원하거나 용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민병대들은 기독교인 사업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갈취, 성직자 협박, 기독교 지역에 대한 검문, 교회로 이어진 도로 봉쇄 등으로 괴롭히고 있다.

이외에도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이민을 결심하는 이유로는 ‘실직’, ‘부패’, ‘종교적 차별’등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에 따르면 니네베 평원에 교회가 운영한 건물 중 최소 34채는 파괴되고 132채에는 화재가 발생했으며 197채는 일부가 파손됐다. 단체는 최근 몇년간 이 지역 기독교인 가정을 위해 파괴된 2,680채를 복구하는데 도움을 줬다.

중동지역 교회 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안드르제즈 할렘바(Andrzej Halemba) 신부는 성명에서 “이번 보고서는 즉각적인 정치적 조치가 없이는 니네베 평원과 그 주변 지역에 기독교인의 존재가 없어질 수 있다는 분명한 경고”라며 “기본적 인권과 평등한 시민권 보장을 위해, 국가 및 지방 정부에 그리스도인 상임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