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고문 후유증으로 끝내 숨진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의 사망 3주기를 맞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추모사를 통해 "슬픔과 아픔 가운데서도 독재자를 향해 끝까지 싸워 이기신 부모님을 존경한다"며 북한 독재자에 대한 투쟁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2015년 12월 29일, 21세의 오토 웜비어는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를 통해 평양 여행을 떠났다가 평양호텔에서 선전 포스터를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붙잡혔다. 그는 북한 최고 재판소에서 국가 전복 음모죄로 15년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고 고문을 받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2017년 6월 19일 끝내 사망했다.

슬픔을 이기고, 아들 죽인 김정은 독재자 소송 마침내 승리
웜비어 부모, 미국 내 북한자금 압류 및 동결에 끝까지 추적
"김정은 정권 무너질 때까지 독재자와 끝까지 함께 싸울 것"

김 전 지사는 "웜비어 부모님께서는 아들 사망 후 10개월 만인 2018년 4월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8개월간의 소송 끝에 2018년 12월 24일 워싱턴DC 연방법원은 '북한은 웜비어 유족에게 5억113만4683달러(약 59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법원 하월 판사는 최종 판결문에서 "오토에게 가해진 고문과 인질극, 비사법적 살인과 함께 웜비어의 가족들이 입은 피해는 북한에 책임이 있다"며, 유족 자산 가치에 대한 손실금으로 603만 달러(약 71억원)를 인정하고, 오토에 대한 위자료와 유족의 위자료를 각각 1500만 달러(약 176억원)로 책정했다. 오토가 미국에 돌아온 후 발생한 9만6375달러(약 1억1360만원)의 치료비도 북한이 배상하라고 했다.

또한 뉴욕남부 연방검찰은 유엔 대북 제재 위반으로 2019년 5월 억류된 북한 선박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유일한 청구자인 웜비어의 부모와 협의를 거쳐 최종 판결 이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며 재판부의 승인을 요청했다. 뉴욕남부 연방법원은 2019년 7월 19일 공개한 결정문에서 연방검찰이 제안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매각 요청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오토 웜비어는 참혹하게 고문당하고, 비참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슬픔을 이기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아들을 죽인 김정은 3대 세습독재자를 향해 소송을 해서, 마침내 이기셨다"며 "슬픔과 아픔 가운데서도 독재재자를 향해 끝까지 싸워 이기신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재판은 김정은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을 것"이라며 "웜비어의 부모님께서는 미국 내 북한 자산을 추적해 이를 압류하고 은행 계좌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을 끝까지 찾아내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에서 제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올리버 크리스칙 변호사는 웜비어 부모님의 노력으로 북한의 불법 자금 통로가 공개되거나 대북 제재의 회피망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치하했다.

그는 "웜비어의 희생은 부모님을 아픔과 절망에 빠뜨렸지만, 부모님의 분노는 북한 정권에 대한 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만큼 김정은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웜비어 부모님과 함께 저도 3대 세습독재자와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북한 법정에 나설 당시의 오토 웜비어. ⓒBBC ▲북한 법정에 나설 당시의 오토 웜비어.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