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기독교 억만장자인 칙필레(Chick-fil-A, 미국의 유명 패스트푸드 기업) 댄 캐시 회장이 최근 애틀란타 패션시티교회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된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백인 기독교인들에게 “지금은 미국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특별한 순간”이라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인종차별을 회개하며 흑인 형제 자매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천포스트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댄 캐시 회장은 “올해 미국 대선은 코로나19 사태보다 인종차별 문제 해결에 달려 있다”면서 “이 순간을 놓친다면 우리의 세대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댄 캐시 회장은 패션시티교회 루이 기글리오 목사, 크리스천 힙합 아티스트 레크레와 좌담을 나누며, 레크레에게 인종차별을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해 달라고 부탁했다.

레크레에 따르면, 그는 13살 때 처음으로 경찰에게 총으로 위협을 받았다. 그는 비무장 상태였지만,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경찰의 무릎에 등이 짓눌려지는 아픔을 겪었다. 14살 때에는 학교를 결석한다는 이유만으로 갱단 리스트에 올랐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고, 그의 어머니가 나서서 단순한 결석이 갱 활동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설명을 경찰들에게 해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최근에는 렌트카를 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게 차량 검문을 당했고 차 내부가 망가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그는 호소했다. 그때 당시 그는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 공연을 위해 렌트카를 타고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그의 차를 멈추게 했고 좌석 모두를 밖으로 걷어내고 차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경찰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소리쳤지만, 그들은 그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차량 수색 결과 마약이 발견되지 않자 그들은 좌석을 차에 밀어 넣고 떠나버렸다.

이에 대해 댄 캐시 회장은 “이러한 수모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상상으로만 가능할 뿐”이라며 “백인들은 이러한 수모를 많이 당해보지 않았기에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고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칙필레 흑인 직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눈 이야기를 꺼내며 “기업 내에서도 인종차별에 따른 모욕과 불평등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칙필레 내에서도 이러한 부당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캐시 회장은 “우리는 매우 안 좋은 상황을 겪고 있지만, 이 순간을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침묵은 너무나 거대하다. 지금은 침묵해선 안 된다. 누군가는 싸워야 한다. 백인들이 앞장서서 한 인류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형제, 자매를 위해 싸워야 한다. 그 전까지 우리는 너무나 부끄러울 것이다. 하나님께서 애틀란타에 너무나 큰 축복을 주셨고, 이를 망가지게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백인들에게 ‘인종 정의를 위한 행동’을 하기 전에 ‘회개의 시간’을 반드시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무언가를 위한 행동을 할 때는 상하고 애통하는 마음, 무엇보다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며 “무엇이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명히 알고, 이 시대의 흑인들이 겪는 좌절과 고통에 대해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칙필레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로 미국 내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이다. 작년 기준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점유율 1위이며, 패스트푸드 체인 고객 만족지수(ACSI)에선 파네라 브레드, 치폴레, 파파존스 등 280여 개 브랜드를 제치고 87점을 받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