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엘 카혼에 소재한 메리디안 침례교회 담임목사인 롤랜드 슬레이드(Rolland Slade) 목사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는 첫번째로 미국 남침례교(SBC) 총회 실행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고 17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남침례교 교단지인 뱁티스트 프레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슬레이드 목사는 뱁티스트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이 자리에 앉을 계획이 없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다양성을 사랑하신다고 믿는다. 그분은 우리 모두를 다양하게 지으셨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더 나은 생각을 갖고 계신다”는 소감을 말했다.

남침례교는 흑인으로서 유일하게 프레드 루터(Fred Luter)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 한 후 8년만에 슬레이드 목사를 실행위원회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슬레이드 목사가 만장일치로 투표에 의해 선출됐다고 한다.

프레드 루터 목사는 뱁티스트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롤랜드 목사는 피부색 때문이 아니라 수년간 집행위원회의 일원으로 지식, 기술 및 리더십을 갖추었기 때문에 역사적인 명예를 얻을 만 하다”며 “남침례교에서 이러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 준 롤랜드 목사와 실행위원회 위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이 일을 통해 그 분께 영광을 돌리길 원한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 블랙쉬어에 소재한 임마누엘 침례교회의 마이크 스톤 목사는 “인종적 불평등과 경찰관의 잔인함으로 시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이 때, 이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한 것은 하나님의 섭리”라며 “남침례교단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모두 주님의 섭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침례교 총회장 J.D.그리어(Greear) 목사는 슬레이드 목사의 선출에 대해 “롤랜드 슬레이드 목사의 당선은 우리가 올바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SBC 총회장으로서 2년 동안 저는 롤랜드 목사와 함께 일하면서 우리 교단을 이끌 수 있는 그의 리더십과 인격을 보았다”고 말했다.

앞서 그리어 목사는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사망으로 미 전역에서 일어난 항의 시위와 함께 남침례교인들이 인종 차별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진짜 문제로 바라볼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특히 이번과 같은 순간에, 우리의 유색인종 형제, 자매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나님이 그들 공동체에 적어 두신 리더십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 많은 사람들, 특히 유색인종 형제 자매들이 지금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SBC 총회장 연설에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운동(movement)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남침례교 교회의 거의 20%가 대다수 교인이 백인이 아니며 북미 선교위원회는 최근 개척된 새로운 교회의 60% 이상이 유색인종 교인들에 의해 세워지고 인도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역의 안디옥교회 담임이자 SBC 내 아프리카계 미국인 친목회 회장이기도 한 마샬 오즈베리 목사도 “슬레이드 목사의 당선은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선교사들이 노예 소유권 문제를 다루던 1845년 SBC 창립 당시로부터 175년이 지나 롤랜드 슬레이드 목사의 선거에 이르기까지, 지금은 총회와 모든 남침례회 교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전했다고 뱁티스트 프레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