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말이 참 중요합니다. 우리가 하는 말에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없이 뱉은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진심을 담아 용기를 내서 한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뿐 아니라 한 시대를 바꾸는 일을 종종 보기 때문입니다. 요즘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젊은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늘고 있는 현실은 말의 이런 파괴적인 힘을 실제로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에서 울려 퍼졌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암울했던 인종차별의 시대를 바꾼 아름다운 말의 한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속담이란 것은 오랜 기간, 실제적 생활 체험을 통해 민간에 널리 알려지게 된 말을 말합니다. 사람들이 살면서 공통적으로 깨달았던 인생에 대한 교훈이나 경계 따위를 짧게 표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오랜 기간 우리 선조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면서 이런 동일한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말이 참 중요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말을 잘하면 풀어낼 수 있어..."라는 생각들이 모여서 이 속담을 이룬 것입니다. 그러면 말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냥 립 서비스를 잘한다는 것일까요?

그런가 하면 '말만 번지르르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듣기에 좋은 말들을 쏟아내는데, 그냥 말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한 것의 '내용'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복음서에 보시면 그렇게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을 예수께서 책망하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마 25:42-43) 스스로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주위에 고통 당하는 소자들을 전혀 돌보지 않았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책망하시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과 '믿음'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중요합니다. 말에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에 그런 힘이 실리기 위해선 그 말의 '내용'이 함께 와야 하는 것입니다. 말을 청산유수같이 막힘이 없이 잘해도 그 말의 내용이 따라오지 않으면 오히려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기가 막힌 믿음의 고백을 할지라도 그 고백의 내용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것은 죽은 믿음이요, 외식하는 믿음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말하는 것'을 '내가 가진 믿음'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릅니다. 의를 이야기하고, 거룩을 이야기하면 자신이 정말 그 말처럼 의롭고 거룩한 사람이라고 착각합니다. 특별히 '목사'들이 그렇습니다. 습관적으로 뭔가 거룩하고 의로운 말을 하고는 그 말에 스스로 만족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말은 그저 그림자일 뿐 그 말처럼 희생하지 않고, 섬기지 않고,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말이 참 중요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사람을 세우고 살릴 수 있는 좋은 말들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