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준 교수
(Photo : 서울대) 서울대 김준 교수

지난 5월 26일, 미드웨스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두 번째 Zoom 컨퍼런스에서, 복잡계 과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대학교 김준 교수를 초청하여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강연의 주제는 "창조세계로서의 지구 지속 유지 가능성과 기독인의 청지기적 사명"이었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등록된 40명의 자리가 모두 채워져 이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준 교수는 2000년에 디스커버지에서 발표한 '지구 종말을 가져올 20가지 재앙'을 인용하며, 우리가 지구 종말의 위기 가운데 있음을 알리며 강연을 시작하였다. 20가지를 종류별로 묶으면 네 종류의 재앙 군으로 분류되는데 첫째, 지진과 홍수 같은 자연 재난, 둘째, 사람이 원인이 되는 재난, 셋째, 전쟁과 같이 사람이 f의도적으로 촉발하는 재난, 넷째, 강력한 외부적 요인에 의한 재난이다. 이날 강의에서 중요하게 다룬 주제는 두 번째 요인인 '사람이 원인이 되는 재난(Human-Triggered Disasters)'이었으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팬데믹(Pandemic)이 바로 이 재난 군에 속한다. 이에 김 교수는 팬데믹의 원인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성경의 관점에서 이 현상과 원인을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별개의 학문으로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는 각 학문 영역이 점차 수렴되어, 두 시스템을 별개로 보지 않고 '지속가능성(sustain ability)'을이루기 위한 복합적, 초학문적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도넛 경제학(Doughnut Economics)'이론을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다양한 문제들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우리가 넘지 말아야 할 생태학적 임계점(Ecological Ceiling)을 넘을 때 겪게 되는 수질 오염, 대기 오염, 물 부족 등의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교육과 소득, 정치, 정의, 성 평등 등 사회적 기반(Social Foundation)에 대한 문제들도 우리가 당면한 현상이다. 생태계와 사회기반의 두 시스템이 이미 한계를 넘어섰으며, 이로 인한 불균형의 심화가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번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사는 지구 환경에 대해 "우리의 아이들( 다음 세대)에게 빌려 온 지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Donella Meadows교수의 주장을 인용하며 다음 세대가 쓸 자원을 감안하여 충분히 지혜롭고, 멀리 바라보며, 융통성 있는 지속가능 생태사회서비스를 구축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대기 오염과 물 부족, 산성화 등을 비롯한 전 지구적인 생태사회서비스의 붕괴를 급속도로 경험하고 있다. 전 지구적 위기와 성장의 한계에 마주한 우리가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그는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성장 없이 도태된 삶을 사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창세기 2장 15절에서 기록된 'tend and guard and keep'의 삶에 부합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김준 교수는 이러한 성경적 관점에서 현상과 생태사회 시스템을 분석하며 두 가지 중요한 태도의 전환을 제안했다.

먼저 일과 안식의 균형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사회과학과 생태 시스템은 상호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는 쉴 겨를 없이 성장과 개발에만 매진해왔고 그 결과 생태계와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였다. 김 교수는 균형의 관점에서 코로나 사태를 해석하였는데, 당금의 팬데믹은 무분별한 개발과 일에 매몰된 현 사회가 '안식과 일'의 균형을 재설정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라 보았다.

김 교수는 균형 있는 삶을 위해서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 1974)과 David Watson의 '제자도', 그리고 John Stott의 '제자도'에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공통의 대안을 발견하였는데 바로 "Simple Lifestyle"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단순한 삶(simple life)'을 해석함에 있어, 고린도후서 11장 3절의 말씀을 통해 '단순'과 '순결'한 삶이 이 시대에 필요한 단순한 삶의 핵심적 요소임을 밝혔다.

현재 지구의 생태사회서비스를 과학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자연과학의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적 원칙을 따라 살아가는 것으로 바른 대안을 찾을 수 있으며, 감사하게도 성경적 원칙이 과학적 원리와 위배되지 않다고 김 교수는 평했다. 그는 '급진적 제자도'를 통해 John Stott가 주장하는 여덟 가지 원칙' 중 '창조세계를 돌봄(Creation Care)'와'단순함(Simplicity)'를 받아들여,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의 삶의 형태와 방향을 조정해가야 함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지속가능성 과학이라는 측면에서 Visioneering(Vision + Engineering)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Visioning으로 꿈꾸며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구체적 꿈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비전에 함께 하는 구성원 모두가 충분히 설득될 수 있도록 Vision Engineering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태양을 통해 자연계에 전달되는 좋은 에너지(엔트로피가 낮은 에너지)는 생태계는 물론 사회 시스템을 거치며 점차 질 낮은 에너지(엔트로피가 높은 에너지)로 변하는데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순환된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해 엔트로피가 증가하면 결국 그 시스템은 열적 사망(Thermal Death)에 이르며 파괴되고, 이는 고스란히 사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진다.

따라서 생태 시스템과 사회 시스템의 균형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이 상황에 대한 모두의 인식과 함께 구체적인 규범적 역량이 발휘될 수 있을 시나리오(narrative)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국가나 공동체의 최고 리더를 통해 제시되지만 앞서 밝혔듯 과학과 사람의 계획으로는 더 나아질 여지가 없다. 우리는 리더 되시는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Vision)을 따라 관리하며(Management), 잘 관찰하여(Monitoring) 각 시스템이 가진 최고의 역량을 균형 있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준 교수는 복잡계 안에서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의 원리를 따라'최소 작용의 법칙(Principle of Least Action)'을 준수함으로써 생태 시스템과 사회 시스템이 상생하며 보전되도록 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적용하는 몇 가지 삶의 형태를 꼽아보자면, 먹고 소비하고 생산하는 일들을 최소화하는 등이 그것이다. 지구환경의 위기는 팬데믹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불거진 것이며, 이제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라는 것이다.

약 80분간 이어진 강연 이후 30분 가량 질의 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 학생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계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가져야할 관점과 삶의 원리를 깨닫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호평했다.

 

한편 미드웨스턴 한국부는 팬데믹으로 활동이 위축된 시기 중에도, 명사를 초청하여 사역과 학업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무료로 다양한 강의들을 기획, 제공하고 있다. For  The Church라는 슬로건으로 미주리 주에 세워진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SBC)은, 북미 최대 규모의 신학교이며 시대를 앞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섬기고 있는 실천적 복음주의 신학교이다. 학교에 대한 문의는 한국부 사무실로 가능하다(전화:816-414-3888/이메일: ks@mbts.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