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집회의 자유’를 두고 교회와 주 정부 사이에 팽팽한 대립 및 법정 공방을 벌여온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5일 "모든 교회에 현장예배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25일 크리스천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보건당국은 이날 각지의 카운티 행정부에게 '종교시설 재개 지침서'를 배포하고 교회와 예배당의 재개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교회는 보건부의 승인을 받아 현장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예배 참석인원은 건물 수용인원의 25%만을 허용했고, 최대 1백 명 이하로 제한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성경과 찬송가, 기도용 러그 등은 공동사용을 피해야 한다. 교회는 출입구에서 발열 체크, 예배당 정기 소독, 손 세정제 비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안전조항을 준수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5월 8일부터 단계적으로 봉쇄를 해제해 식당 등 음식점, 서점, 꽃집 등을 시작으로, 9일에는 산책로와 공원, 골프장이 사업을 재개했다. 또 18일을 기점으로 약 95%의 소매점이 영업을 재개하고, 가게 밖에서 물건을 전달하거나 배달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종교집회 및 현장예배에 관해선 여전히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목회자들은 주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현장예배 재개를 허가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일부 목회자들은 “미국 헌법이 보장한 종교 자유의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며 개빈 뉴섬 주지사, 하비에르 베세라 주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윽고 캘리포니아 수천여 교회들은 주 정부의 허가와 상관없이 다가오는 5월 31일 오순절을 기점으로 현장예배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미시간주 흑인 지도자 면담에서 기자들을 만나 “교회 및 종교시설은 국가의 정신에 있어 필수적인 장소”라며 교회 재개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내비쳤고, 22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지사들에게 교회를 재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는 사흘 뒤 '종교시설 재개 지침서'를 발표하고 모든 교회에 현장예배를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