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을 넘어 사망설까지 제기됐던 북한 김정은이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이 노동절(5.1절)이었던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2일 보도했다. 지난 달 11일 평양 당 정치국회의 이후 처음이다.

그간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정은에 대해 짧은 동정만 보도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사진과 함께 자세한 현장 분위기까지 묘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후계구도까지 논의됐던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북한인권단체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사망설에 농락당한 것을 비판하며, 세습 독재 체제를 종식시키고 하루속히 북한이 자유화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훈 사령관 "국제사회가 호들갑... 김정은 만족했을 것"
갑작스러운 유고는 도움 안 돼... 북한 주민 의식 개선 시급

전날 김정은 사망설을 단호하게 반박했던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은 "이번 사태로 김정은은 국제사회에서 최대한 자기 몸값을 올렸을 것이라 본다. 그간 아무리 미사일을 쏴도 주목하지 않았던 국제사회가 신변이상설에 호들갑을 떨었으니 충분하게 만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사령관은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유고는 통일을 위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이 죽는다고 북한이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며 "(탈북자 중심으로 올해 3월 창당한) 남북통일당도 이제 첫발을 뗐다. 차후 남북통일과 사변을 위해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인권과 주민들의 의식 개선이다. 며칠 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방송을 통해 소개했는데, 외부 정보가 북한 내에 유입될 수 있도록 계속 활동할 것이고, 국내에선 탈북민들과 함께 북한 인권 운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대표 "세습 기정사실화는 모욕, 외부 정보 유입 지속"
이애란 원장 "국제사회가 북한에 합리적 지도자 요구해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그간 김여정·김평일 등 후계자를 논하고 3대 세습도 모자라 3.5대 세습까지 기정사실화를 이야기해 온 것은, 북한 주민만이 아니라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자유화를 위해 투쟁해 온 활동가에 대한 모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이나 전단지를 통해 북한 주민을 각성시키는 운동을 더욱 빨리 펼쳐나가야 한다. 더 이상의 세습은 불가능하고, 북한의 주인은 북한 주민 당신들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외부 정보를 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 그 이상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동안 민간단체가 고생해왔는데 앞으론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가 나서야 큰 효과가 있는데 김정은 정권을 두둔하는 일만 하고 있으니 이래서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 원장은 "김정은이 언제 갑자기 나타날지 모른다는 말을 여러 번 해 왔다. 김정은이 스탠드 시술을 한 것은 맞지만, CNN 보도가 나온 경로도 내가 잘 알고 있다. 하필 부정선거 의혹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부풀려진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전 세계가 김일성 일가에 세뇌돼 김일성 일가가 이어가야 한다고만 이야기할 뿐, 합리적인 사람이 지도자로 세워져야 한다는 요구를 국제사회에서 해야 하는데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 단체들이 북한의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너무 떨어졌다. 정부가 북한 인권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고사하고, 와해작전을 펼치고 압박을 많이 한다. 어지간한 정신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교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