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수 목사 (수정교회 담임, 서북미장로회신학대학)
남윤수 목사 (수정교회 담임, 서북미장로회신학대학)

2005년 9월 18일¸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독교사상>주최로 "한국교회 설교를 말한다"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열렸는데, 이 때 여러 대학 교수들은 한국의 저명한 설교자 16인의 설교를 분석하였다. 이 내용들 중, 부정적인 요소들 중에서"개인의 욕망 채우기,""설교로 포장된 이데올로기 주입," "오도된 역사인식 주입," "엘리트 주의"등, 권위적이고 지시적인 패턴의 설교에 대해 지적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민 교회 설교자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는 일방적인 지시형 설교 패턴과 신학과 교회부흥 운동에 필요한 설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설교 유형은 필요하다. 하지만 한가지 영양부족이 몸 전체의 건강을 해치듯, 편중된 형식의 설교는 청중에게 진정한 치유와 신앙을 심어주지 못할 것임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목회상담적 설교에 대한 담론을 거론하는 이유는 설교자가 성경의 Context를 통해 청중의 Context에 대한 재해석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설교의 중요한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설교를 통해서 청중의 경험에 의한 그들의 감정,사고,상처 등이 성경과 공감을 이루고 그 공감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청중은 설교와 자신의 영적,정서적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설교가로 유명한 포시딕(Harry E. Fosidick) 목사는 "나의 목회의 핵심은 설교라기보다 상담이다. 나의 설교는 집단상담이다. 모든 설교는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사람들과 깊이 만날 수 있어야 하고 심리적으로 무거운 짐 진 사람들의 문제 속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목회상담적 설교는 전인 치유를 위해 매우 필요한 것이다. 상담으로 교인들에게 다가가는 설교는 그들의 욕구를 영적, 정신적으로 채워줄 수 있다. 나아가 머슬로우(A. Maslow)가 말하는 최고 상부 단계인 자아실현까지 성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목회상담적 설교는 교인들의 컨텍스트 속에 텍스트를 적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직접 체험하게 하며 성경 속에 나타난 Context를 공감하도록 하는 효과를 낳게 한다.  이는 하나님과 이웃(사회), 나(영,혼,몸)를 만나고 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전인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교가 되기 위해서는 청중의 필요와 아픔을 알아야 하고 그들의 정황(Sitz im Leben)을 파악해야 하며, 그 이해를 가지고 성서의 텍스트를 전할 때 성육신의 설교가 될 수 있다.

목회상담적 설교는 개인상담과 유사한 특징이 있으나  집단응집력, 모방행동 등을 통한 기법이 다른 점이다. 설교를 상담기법으로 하되,  청중전체의 공통된 정서와 더불어 개인의 특이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설교자는 전자와 후자를 자료로 삼아 성경의 Context와 Text를 사용할 수 있다.

설교자가 목회상담적 설교를 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세들이 있다. 1)설교자의  자기노출(Self-Disclosure)을 적절히 하라 2)대화하듯 하라 3)청중과 개인의 삶의 자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라 4)정신분석학과 상담적 지식을 성경에 적용하라 5)청중 앞에서 한 사람과 얘기하듯 하라  6)설교시 가끔 질문을 던지라. 이때 청중이 생각할 수 있도록 몇초간 침묵하라. 반드시 답을 들을 필요는 없다.  

필자는 시애틀 전역에 있는 교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설문에 응한 피면접자들 중에 과반수 이상이 목회상담적 설교를 원하고 있었다. 다시말해 지시형보다는 상담형 설교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피면접자들의 선호가 반드시 설교의 이상적 모델이란 의미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선호도를 파악하여 청중의 Need를 파악하려 했던 것이다.

필자의 역점은 성경이 지시적이고 일방적인 메시지와 함께 목회상담적 설교에도 비중을 많이 두고 있다는 점이다. 설교가 설교자의 기호성향이나 청중의 선호도와는 상관없이 성경적 설교의 패턴을 적용해 청중들로 하여금 참된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하고 상처로 인한 정서적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설교자는 자기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를 교회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