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김성원 교수
(Photo : 기독일보) 서울신대 김성원 교수

김성원 교수(서울신학대 조직신학)가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창조론 오픈포럼에서 ‘코로나바이러스19 사태의 전망과 교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WHO가 코로나19(Corona Virus Disease of 2019)로 이름 붙인 이번 사태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며 “세계 각국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 취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생활과 행동양식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집안에 갇혀 살면서 모든 인류는 공습경보에 지하실로 뛰어들던 전시 런던의 심리적 패닉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 지구적인 비상사태로 인해서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역사는 본질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올 변화를 큰 틀에서 예측해보고, 이러한 예측에 기반을 두어 한국의 기독교가 대응해야할 바를 신학적, 시론적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세계화 지구화의 흐름을 일시에 단절시켜 버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 앞에서 국가별로 생존을 추구하고 있는 각자도생의 상황이 된 것”이라며 “EU 국가들간에 일어나고 있는 자국우선주의 조치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지구촌의 주민들은 위급할 때 믿을 것은 국제적 연합체나 국제기구가 아니라 ‘우리나라’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치료제나 예방약이 만들어지게 된다면 글로벌 자본주의는 다시금 회복되어갈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체감한 국경의 중요성과, 위기 때의 각자 도생의 경험은 무조건적인 세계화에 대해 심리적 저항감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며 “이것은 앞으로의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경계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또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기존의 국제적 갈등요인들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국제질서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서 무역분쟁을 지속해 온 미국과 중국은 이번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책임논쟁을 시작했다”며 “무역분쟁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경제와 사회생활이 극도로 마비된 이 사안을 둘러싼 국가간 분쟁은, 무역분쟁 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으며, 최악의 경우 군사적 충돌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국가간 고립을 심화하며, 미·중 갈등을 심화하는 상황에서 수혜를 보는 세력은 누구인가. 그것은 우선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의료-자본 복합체, 더 크게는 기술혁명을 주도하는 세력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힘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며, 온라인 세상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은 이러한 기술을 보유하고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주도세력에게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세력의 득세는 세계경제의 체제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며 “달러화의 붕괴나 달러화의 디지털 화폐로의 화폐개혁 등 근본적인 변화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관계의 변화와 경제적 양식과 체제의 변화를 전제할 때, 한국의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심화되는 갈등 가운데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위기 상황 가운데 북한의 정권붕괴 등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한반도의 상황은 예측불허의 위기국면으로 들어갈 확률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한국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한국은 수출 주도형 경제로,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나라이다. 무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제침체가 예상되며, 현 정부의 경제기조는 기업중심의 기술혁신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어 앞으로의 경제적 변화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또 “미국이 9.11 사태 이후에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고, 대통령령의 범위를 확대하며, 국민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역과 감염예방의 명분으로 이미 거주, 이동, 집회에 있어서 심각한 제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개인정보에 대한 정부의 접근은 전 방위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종말론적인 도전 앞에 교회는 종말론적인 신앙을 가르치고 회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영원한 구원은 현세적인 구원에 가려 있었고, 주님의 재림과 영원한 구원의 복음을 소홀히 한 결과, 이단종파에서 이것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성도들이 이 땅에서의 삶에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위기를 경험하면서 교회는 비로소 성도들과 함께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관하여 묵상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사회적, 교회적으로 준 가장 큰 충격은 비대면적 사회의 도래”라며 “교회론적 관점에서 이번 사태가 한국교회에 주는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회당 중심의 신앙생활에 대한 반성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날 회당중심의 구심력 모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세상으로 파송하는 교회, 가정으로 파송하는 교회라는 원심력의 취약함을 보안하여 한국교회도 가정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내고 흩어지는 교회, 파송하는 교회의 원심력을 회복한다고 하는 것은 목회자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또한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이는 절대 다수에게 경제적 위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적인 사회안전망들은 이러한 위기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교회는 초대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사회안전망이 받쳐주지 못하고 추락하는 성도들과 이웃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어야 할 역사적 사명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특별히 “복음을 선포하던 교회가 복음을 실천할 교회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며 “돌봄의 사역을 통해서 교회는 역사에 동참하며, 역사를 이끄는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전체주의적, 독재적인 정책들에 난무와 이로 인한 시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적 질서의 붕괴”라며 “위기상황의 타개라는 명분으로 정교분리의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모든 교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경각심 중에 하나가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기술발전에 대한 문제의식”이라며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무분별한 유전자 연구가 인류를 멸종시킬 수도 있음을 경고해 온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터진 점에서 이것은 예고된 사고라고 말 할 수 있고, 현재 4차 산업혁명의 미래 먹 거리로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영역의 연구들이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이 많다. 이에 교회는 기술혁명의 과정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윤리적 조언과 저항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물질주의적 이윤을 배타적 목적으로 하는 기술기업들과, 세계적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자본가들의 연합체가 가지는 힘이, 각 나라의 정부의 힘을 능가하는 실정에서, 영적이며 인간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가장 큰 압력집단인 세계교회는 인간을 위한 기술과 자본이 될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의 호흡기관과 몸을 좀먹는다면 그로 인한 불안과 절망은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좀먹는 더욱 치명적인 바이러스일 것”이라며 “이러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과 부활과 영생의 분명한 복음을 들고 사람들을 위로하며 격려할 시대적 사명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