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실패학'이라는 학문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실패를 숨기지 말고 인정하며, 실패의 과정을 분석하여 승리를 위한 씨앗으로 삼기 위해 실패를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기업이건 개인이건 성장의 이면에는 반드시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이 있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실패가 너무 아파서 실패를 직시하기보다는, 그냥 덮어버리려 합니다.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반복적이고 치명적인 실패로 이어집니다.

일본 사회에 처음으로 '실패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사람은 하타무라 요타로 동경대학 교수입니다. 그는 실패학을 '성공하지 못한 방법인 실패를 배움으로써 실패의 경험을 살리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실패학은 실패를 활용하는 것이고, 실패의 교훈을 찾아 정리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실패학은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입니다.

하타무라 요타로는 실패를 두 종류로 나눕니다. 창의적인 연구와 실천 속에 다가온 '좋은 실패'가 있고, 배울 것이 없는 단순한 부주의나 오판 때문에 반복되는 '나쁜 실패'입니다. 하타무라 요타로 교수는 '나쁜 실패'는 막아야 하지만, '좋은 실패'는 오히려 장려해야 할 창조의 씨앗이라고 주장합니다. 좋은 실패는 많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실패가 창조의 밀알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실패'에 대해 격려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주변의 격려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스스로 긍정적 정리가 필요합니다. 실패 속에서 부정적인 자아로 빠져들지 말고, 실패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우연한 실패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교훈을 깨달아 '좋은 실패'로 만들어야 합니다. 신앙인은 실패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실패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면 그 실패는 좋은 실패가 됩니다.

실패학의 흐름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이미 '경험했던 실패'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해 재발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사후 분석입니다. 과거 실패 분석은 노키아, 코닥, 모토로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기업은 현재의 영광과 성과에 취해 새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해서 도태된 경우입니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이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둘째는 장차 '예상되는 실패'를 미리 연구하는 것입니다.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예상되는 실패에 초점을 맞추고 그 실패를 막고자 하는 실패 연구입니다. 여기서는 실패 가능성이 있는 데도 미리 실패의 방향과 크기를 예측한 뒤 도전하는 과정에서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미시간주 앤하버에는 특별한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실패 박물관(New product works)입니다. 실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맥메스가 40여 년에 걸친 연구와 자료 수집을 통해 7만여 점의 실패 사례들을 모아서 전시하였습니다. '연기 안 나는 담배'는 대표적인 실패 발명사례입니다. 흡연자들이 연기를 바라보는 기쁨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망했습니다. 사람들은 에디슨 발명의 최종 성공 사례들에 열광하지만 "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는 그의 말처럼 교육도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성숙합니다. 실패 속에는 성공의 씨앗이 품어져 있습니다.

이 시설의 창립자 로버트 맥메스(Robert McMath)는 1960년대 말부터 해마다 나오는 신제품을 '취미로'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수집하는 신제품의 80% 이상이 망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그의 진열대는 신제품 진열대가 아닌, '망해버린' 신제품 집합소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신제품을 수집해서 정리합니다. 그리고 1990년, New Product Works라는 이름의 박물관을 만들어 자신의 수집품을 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 기업인 혼다는 한 해 동안 가장 크게 실패한 연구원에게 독특한 시상을 한다고 합니다. 그에게 '올해의 실패왕'상과 함께 약 1000만 원가량의 상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또, 유명한 모바일 게임회사인 슈퍼셀 역시 실패한 팀이나 사람에게 "실패 축하 파티"를 열어준다고 합니다. 조직원의 실패는 곧, 다음의 실수를 막는 방어책이자, 용기 있는 도전의 결과며, 소중한 교훈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인생의 도전 길에서 복병을 만나 실패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프고 힘들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성공 비결입니다. 실패의 교훈을 정리해서 다음 도전에서 활용한다면 당신은 지금 성공을 향해 성큼 나아간 것입니다.

행복 디자이너 강태광 목사 (World Share US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