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탈출한 탈북민들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생명의 위협마저 느끼며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지난 1월 30일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입국에 성공한 탈북민 박모 씨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남아 있는 탈북민들이 요즘 지옥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탈북민들이 숨어 있는 동안 식량을 확보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문제는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후, 중국 공안 및 보건 당국의 검색과 검열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외출과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인권단체 '노체인' 정광일 대표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인신매매로 중국인 남성에게 팔려간 탈북 여성들은 심하게 몸이 아플 경우 남편으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중국 남성이 이들을 공안에 신고하는 경우까지 있어 더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어려움을 호소할 곳이 없다는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는 중국 무장 공안이 지키고 있어 접근이 어려운 데다 전화 연결도 쉽지 않다고.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수는 3만 3천여 명에 이르고, 중국 내 탈북민 수는 15만에서 20만 정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