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중에 있는 자들 위로하고 간절히 기도해야
환자들과 의료진·봉사자들 도와 퇴치·예방 앞장
한 장소 못 모여도 각자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길

▲장로회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박사)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고통을 겪는 교회를 향한 위로와 권면의 서신'을 지난달 발표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섭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장신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창조 세계 안에 있는 인간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 세계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며 "우리의 이기심, 부족함과 죄악이 만든 수많은 폐해를 참회하며, 주님이 허락하신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고 건강하게 계승하는 일에 전심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신학교 측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고 말씀하신 주님의 마음으로, 고통 중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고 간절히 기도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독 공동체는 인간의 연약한 한계 상황을 마주했을 때 이에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한다"고 전했다.

또 "인간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기독교인들이 공동체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생존을 위한 생활의 토대에 헌신할 때 하나님의 사랑과 돌봄이 드러난다고 보았다"며 "따라서 기독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절망과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소망의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한다(빌 4:1)"고 권면했다.

이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적 약자들과 질병에 취약한 계층을 위해 기도하고 돌보는 일에 용기를 내야 한다"며 "고통 가운데 있는 환우들과 이를 돌보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도와 감염증 퇴치와 예방에 앞장서야 한다. 이것은 예배의 정신과 가치를 확장시키는 것이며, 복음을 구현하는 일이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예배는 어떻게 드려야 할까?

신학교 측은 "다중밀집 공간에서 짧은 시간 급속히 확산되는 특성 때문에, 많은 교회가 각종 모임을 비롯해 주일예배까지도 제대로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 우리는 주님이 세우신 교회를 위해 기도하되, 한 장소에 모이지 못할지라도 각자 처한 형편에서 '영과 진리로 예배(요 4:24)'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예수님께서는 안식일마다 회당을 찾으셨다(마 12:9; 막 1:21; 3:1; 6:2; 눅 4:16; 6:6; 13:10 등). 하나님과 늘 함께하셨던 임마누엘 예수님이셨지만(마 1:23), 임의로 예배하지 않고 회당을 찾아 함께 예배하셨다. 그렇지만 장소에 지나치게 방점을 두어서도 안 될 것"이라며 "예수님께서는 장소가 아닌(요 4:20-21)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요 4:23-24)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본질은 '영과 진리로 드리는 것'이며, 구별된 장소와 신앙 공동체를 찾는 것은 주님을 본받는 거룩한 행위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들은 "2세기 이후 교회는 안식일이 아니라 주일을 지키는 전통이 자리잡았다. 그러므로 안식일이든 주일이든 '하나님께 예배하는 날'이라는 정신은 변함이 없었다"며 "다만 감염질환 사태라는 현(現) 시국의 엄중함을 생각할 때, 우리는 무엇이 교회 공동체와 이웃을 위한 예배의 자세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수님은 '안식일에 선을 행하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 옳다(막 3:4; 눅 6:9)'고 가르치셨다. 병을 고치고 생명을 살리는 행위는 안식일의 거룩성(聖守)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뜻(마 12:10)"이라며 "그래서 예수님처럼 주일에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참된 주일성수"라고 제언했다.

학교 측은 "문자적이고 형식적인 규정에 치우쳐 생명을 귀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이는 바리새인의 자세와 다를 바 없다(마 12:14)"며 "모이기를 폐하는 습관은 결코 용납될 수 없지만(히 10:25), 생명을 살리고 치유하기 위해 교회와 성도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더해 "역사적으로 교회는 국가적·사회적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주일예배의 방식과 형태를 각 시대의 교회 문화와 통념에 맞게 임시적으로 취해 왔다"며 "종교개혁자인 칼뱅은 교회가 비록 지역적·개별적으로 흩어져 존재하지만, 그들은 그리스도의 복음과 성령 안에서 하나의 교회를 이룬다고 보았다. 이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에 비춰볼 때 시사점이 크다"고 전했다.

이들은 "각자 흩어져 드리는 예배가 비록 물리적으로는 한 몸을 이루지 못하나, 신앙고백과 참회, 성경읽기와 해석, 감사와 찬양, 봉헌과 결단, 파송의 내용을 동일하게 실행할 때, 이것이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안에서 한 몸으로 묶는 예배이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재난 상황 하에 있는 교회는 공동 모임에서 교회의 의미와 예배의 권위를 찾을 것이 아니라, 흩어진 예배자들을 묶으시고 세우시는 말씀의 능력과 성령님의 역사 안에서 권위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에는 '코로나19 감염질환 확산 방지를 위한 주일예배 지침'을 제안했다. 여기서는 기존 교회 예배와 디아스포라(재택) 주일예배 지침을 소개하고 있으며, △미디어 영상을 통한 재택 주일예배 △예배문을 통한 재택 주일예배 등을 구분해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이것이 '이례적이며 임시적인 대응'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들은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린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감염증 사태가 우리를 위협하지만,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모두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기를 기도한다(빌 4:7)"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