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자자체, 교인 및 시설 소재 파악에 사활
뒤늦은 "신천지" 커밍아웃, 방역 장애물로
교계엔 '추수꾼' 경계령... "실체 드러나야"

사랑의교회가 지난 23일 주일예배 당시 교회 출입문에 단 ‘신천지 아웃’ 시티커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가 지난 23일 주일예배 당시 교회 출입문에 단 ‘신천지 아웃’ 시티커 ©사랑의교회

신천지와 연관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신천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신천지 교인들의 동선과 소재 파악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관내 신천지 시설 폐쇄를 잇따라 결정하고 있다. 특히 정체를 숨기다 뒤늦게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실토하는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신천지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 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하던 팀장이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팀장은 질병관리본부가 통보한 신천지 교인 2차 명단에 있었다. 이에 대구시가 자가격리를 권고하자 본인이 신천지 교인임을 고백했다는 것. 이후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최근 어머니에게 간을 이식한 딸이 수술 후에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털어놓은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수술에 참여했거나 같은 병동에 있었던 의사 및 간호사들이 곧바로 격리 조치됐고, 수술실과 병동도 폐쇄됐다.

"신천지가 정체를 숨긴다"는 우려는 지난 18일 31번 환자가 대구 신천지 측 예배에 참석한 사실이 처음 알려진 뒤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신천지는 '일부의 일탈'이라며 부인하긴 했으나, 이들이 거짓 대응을 종용하며 신도를 단속한 정황은, 이후 위 사례와 같은 일들이 알려지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신천지가 코로나19의 '온상'으로 지목된 후, 신분을 위장한 채 지역 교회로 잠입한다고 알려지면서 각 교회들은 더욱 경계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최근 다수의 확진자와 연관된 부산 온천교회의 감염원도 정체를 숨기고 이 교회에 잠입한 신천지 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교회는 신천지 교인들이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교회에 숨어들어 마치 정상적인 교인인 양 행세하다 은밀히 다른 교인들에 접근해 그들을 미혹하고 포섭하는 소위 '추수' 행위를 했다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신천지의 이런 비정상적 행태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그 동안 은밀히 가려졌던 신천지의 실체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무엇보다 수많은 이들을 호린 교주 이만희의 정체가 낱낱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