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한 자리에서, 광화문 집회는 국민의 목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계가 나라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줄 것과, 분열과 갈등 해결에 앞장서줄 것을 요청했다.

황 대표는 12일 오후 3시부터 각각 한교총 김태영 대표회장(예장 통합 총회장)과 NCCK 이홍정 총무를 만나 면담했다. 한교총과의 면담 이후에는 별도의 비공개 대화도 진행했다.

김태영 대표회장 "광장으로 나오지 않게 해 달라"
황교안 대표 "나라 위한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교회총연합을 내방해 김태영 대표회장(오른쪽부터)과 환담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국교회총연합을 내방해 김태영 대표회장(오른쪽부터)과 환담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 대표회장이 "어려운 발걸음 하셨다"고 인사를 건네자, 황 대표는 "나라가 참 힘든 상황 가운데 있다. 지금까지 번영의 한 길로 달려온 나라인데, 어려워지는 상황을 보고 살리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들께서 나라 위해 애써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대표회장은 "(성도들이) 광장으로 나오지 않게 해 달라"고 주문했고, 황 대표는 "(정부가) 법에 안 맞는 불법적인 일을 하고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되니, 결국 국민들이 분노해서 광화문 광장까지 많이 나가신다. 성도님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이셔서 정부에 대해 질타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목사님들께서도 함께 나라를 지키고자 많이 기도해 주시고 노력해 달라"고 답했다.

이어 김 대표회장이 "정치라는 게 국민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하자 황 대표는 "본래 나라가 어려울 때 교회에서 구국기도회를 하지 않았나. 구국기도회라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형식이 어떻게 되었든 간에, 나라를 위한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기도제목들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홍정 총무 "광장이 극단의 언어로 분열됐다"
황교안 대표 "광장에 모인 국민의 뜻 수렴해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NCCK 이홍정 총무(왼쪽부터)와 대화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NCCK 이홍정 총무(왼쪽부터)와 대화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진 NCCK 총무 이홍정 목사와의 면담에서도 광화문 집회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에 대한 부분이 화두였다. 첫 대화에서 이 총무는 기독교계의 정치 참여, 특히 광화문 집회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고, 황 대표는 '국민의 뜻'임을 강조했다.

이 총무는 "한국 정치 현실이 가시밭길을 걷는 것 같다. 광장이 극단의 언어로 분열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특별히 종교인들이 한 축을 차지해 혐오, 배제, 차별의 독설을 가감 없이 쏟아내는 모습을 본다. 과연 그들의 존재의 집은 어디에 있는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선별하고 협력해 가야 할지 황 대표님의 고민이 굉장히 크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니 걱정하는 시민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 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방법에 있어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광화문에 많은 분들이 모이신 것은 국민의 뜻이고, 국민들께서 이 정부에 바라는 게 무엇인가를 상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잘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갈등과 분열이 아닌, 통합되고 하나 되는 사회가 되길 기대하고 노력하고 있다. NCCK도 평화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하나 되기 위해서는 저희 자유민주 세력들이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 교회에서 먼저 본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당에 들어올 때, 이례적으로 가치를 '통합'으로 삼고 지금까지 섬겨왔다. 앞으로 나뉘고 편 가르는 사회로부터 통합하고, 품는 시대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무는 "건전한 의미의 통합은 서로 다른 의견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공전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총선 국면을 앞두고 쏟아지는 분열된 언어가, 여야를 막론하고 미성숙한 사회를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저도 사실 투쟁이라는 게 제일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일상화되어 가는 상황이 안타깝다. 진영 중심이 아닌 국민 중심, 하나님 중심으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교계가 균형을 잘 잡아서,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