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민주화와 인권 운동했던 NCCK, 어쩌다가...
억류된 선교사에 침묵하는 것, 비신앙적·비인권적

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개별 관광 운동'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북한 인권 운동가와 탈북민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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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정 목사는 "(북한 개별 관광 추진은) 아직 국내 회원 교단들과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 아니다. 7대 종단과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며 "시의성이 있어 (기사 제목이) 그렇게 나갔지만, 기자간담회 주제는 이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목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로 북중 국경이 막혀 사실상 관광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남과 북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TV조선 '끝까지 간다'를 통해 탈북민 구출 과정을 소개하고 있는 김성은 목사(갈렙선교회)는 "개별 관광 추진에 반대한다. 엄밀히 따지면 그럴 의무가 없는데도, 전 세계가 유엔 대북 제재를 따르고 있는 상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목사는 "전 세계가 우리를 위해 제재를 준수하고 있는데, 오히려 거꾸로 우리가 이를 어기려 해서야 되겠는가"라며 "마치 북한 인권 문제를 우리가 이야기해야 하는데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탈북민 출신으로 최근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북한 인권 운동가 지성호 대표(NAUH)는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국제사회의 룰, 유엔의 제재에 맞춰야 한다"며 "더구나 북한에 6명의 국민들이 억류된 상태에서 개별 관광을 한다? 북한 당국을 어떻게 믿고 추진하는 것인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교계가 여기에 책임질 수 있는지 명확히 전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도 "현 단계에서 개별 관광 문제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미국과 북한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정부가 개별 관광을 추진한다는 것은 북한 편에 서는 것이 되므로, 동맹을 해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미국 대사가 대놓고 이야기한 상황에서, NCCK가 한미동맹을 해치는 자세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미국과 북한 간에 진전된 합의가 있다면 모르지만,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닌데 뜬금없이 개별 관광을 추진하는 것은 중재와 화해를 이끌어야 할 종교인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NCCK는 자중해야 하고, 교회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일을 해선 안 된다. 북미 당사자 간에 해결될 문제이므로 기도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베드로 목사(북한정의연대)는 "대북 제재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들에 대한 조치 없이 관광 정책이 추진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며 "왜 이렇게 서둘러서 행하려 하는가? 더구나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끌려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 목사는 "NCCK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 정치범 수용소와 신앙의 자유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현금 유입이 가능해져 북한 정권에 도움이 되고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추진한다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과거 민주화와 인권 운동을 했던 NCCK가 북한 억류된 선교사 등에 대해 한 마디의 언급도 없는데, 너무 비신앙적이고 비인권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와 탈북민 3인.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와 탈북민 3인.

탈북민 출신 목회자인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도 "절대 반대한다. 탈북민들도 하나같이 모두 반대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신분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개별적으로 북한에 간다면, 북한에 대해 잘 모르고 선교를 하겠다며 찾아가는 성도들도 있을 것"이라며 "선교에 열정을 가진 성도들이 들어갔다가 화를 입을 수 있다. '죽이기야 하겠는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갈 수도 있는데, 전도지 하나 들고 갔다가 잡히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안 그래도 지금 선교사들이 억류돼 있는데, 또 그렇게 되면 누가 책임지는가. 정부가 이를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북한도 도와야 하겠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 아닌가"라고 했다.

강철호 목사는 "단순히 드나든다고 평화가 찾아오는가? 관광 추진은 정부가 북한을 돕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 정부는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는 호의적이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만은 악의적이었다. 중국인, 미국인, 호주인과 달리, 우리 국민들은 적대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목사는 "더구나 우리 정부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민이 억류됐을 때 단호하게 풀어달라고 주장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진보 교계 단체들이 '북한을 돕자, 원수를 사랑하듯 형제를 사랑하자' 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현실을 봐야 한다. 교계가 북한을 돕는다면서 안전을 무시한다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