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하는 힘

모리 히로시 | 홍성민 역 | 더난출판 | 200쪽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사는 게 좋지만,
긍정이 모든 것을 다 이뤄주지는 않아
비관의 힘, '생각대로 안 될 때를 대비'

2020년 새해가 다가왔다. 새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나친 낙관주의를 피해야 한다.

비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낙관을 좋아한다.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말하며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긍정이 모든 것을 다 이루어주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성공한다'는 구호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

성공한 웹툰이자 드라마 '미생'에 보면 이런 대사가 있다. "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전쟁터와 지옥에 비유하고 있다. 만만한 곳이 아니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라는 다짐으로 덤벼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누구도 자신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실패해도 나는 아닐 것이라는 낙관주의에 빠져 있다.

복권 당첨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그런데도 매주 토요일 저녁이 되면 복권 집 앞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로또 1등의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1등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 아쉽게도 희망과 현실은 너무 다르다. 헛된 희망은 많이 가질수록 좌절도 크다.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미리 가정해야 한다.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할 것을 생각하는 것을 사람들은 비관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리 준비를 잘 했다 해도, 언제나 예기치 못한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기치 못할 일을 미리 상상하는 것. 이것이 비관의 힘이다. 비관의 힘은 어떤 상황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비관하는 힘>의 저자 모리 히로시는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박사이자 소설가다. 그는 지나친 낙관주의를 경계하고 비관하는 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생각하는 비관의 힘은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동물이 가진 지성의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인간만이 가진 특징은 모든 상황을 낙관하지 않고 비관하는 것이다.

인간이 뛰어난 점은 이전에 사냥감을 획득한 경험이 있더라도, 이번에도 똑같이 얻을 수 있을까, 혹시 얻지 못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사고에 있다."

잘 안 될지 모른다고 걱정만 하는 비관?
'잘 안 되는 원인' 생각하고 찾고 행동을
비관, 포기로 이어지면 아무 의미 없어
법, 보험... 비관으로 생긴 시스템 많아
나쁜 것 생각이 나쁘게 되는 방법 아냐
자신감 원천, 최대한 대책 마련한 데서

<비관하는 힘>에서 말하는 비관은 잘 안 될지 모른다고 걱정만 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잘 안 되는 원인으로 어떤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지 찾고 행동하는 것까지 말한다.

비관이 '분명 안 될 거야'라는 포기가 되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안 될 때는 어떻게 할까라는 대책을 세워두어야 한다.

인간 사회는 비관으로 생겨난 시스템이 많다. 법도 비관에서 시작된 시스템이다. 모두가 안전하게 살면 좋지만, 만약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여기서 시작된 것이 법이다.

안전띠나 자동차보험도 비관하는 사고에서 시작되었다. 자동차를 탈 때 사고 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대비하는 것이 안전띠와 자동차보험이다. 저자는 말한다.

"비관 덕분에 인류는 성장했고, 지금도 사회의 밑바탕에는 비관의 힘이 흐르고 있다. 나쁜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나쁘게 되는 방법이 아니다."

단순히 잘될 거라고 바라는 것만으로는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없다. 전략을 세워 치밀하게 계획하고 여러 상황을 사전에 조처해두어야 한다.

기쁨과 슬픔.
기쁨과 슬픔.

성공한 사람들의 자신감은 낙관적 생각에 있지 않다. 그들의 자신감의 원천은 최대한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란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유지되는 마지막 1퍼센트에 불과하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비관은 최고의 생존 전략

좌절을 많이 경험해야 비로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실패하는 것으로, 비관하는 방법을 배운다. 비관은 매사 신중하고 용의주도하게 준비하는 자세를 만든다. 노력은 대부분 비관에서 생겨난 대처다. 이대로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도 비관의 힘이다.

2장 사회가 낙관을 조장하는 이유

싸움은 서로 자신이 이긴다고 낙관하는 데서 시작된다. 어느 한쪽이 질 거라고 비관하면, 싸움은 일어나기 전에 타협을 모색하고 복종을 감수해 싸움은 종결된다.

도박도 마찬가지다. 이긴다는 낙관이 있어 여러 번 도전한다. 복권만큼 당첨 확률이 낮은 것도, 사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맞지 않을 거라고 비관하지 않는다.

낙관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후의 낙관을 위해서는 충분한 비관이 필요하다. 비관이 먼저고 낙관은 그 다음이다.

3장 상식을 비관하면 혁신이 된다

상식은 엄청난 낙관이다. 'A라면 B'라는 통설, 상식, 편견에 대해, '진짜 그럴까?'를 의심하는 것이다. 정해진 것이므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낙관을 깨뜨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한다. 대체로 이것이 낙관의 시작이다. 일단 생각하기를 멈추면, 머리는 둔해진다. 인간은 어느 정도 비관했을 때 생각하는 습성이 있다. 생존을 위해 비관은 최우선이다.

4장 냉정한 대처가 가져다주는 것들

인간은 경험하지 못한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과잉 반응한다. 이것은 본능으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최우선의 조건반사다.

따라서 일어날 수 있는 사태를 사전에 상세히 예상해 가상적으로 체험해 두면, 그것이 현실로 닥쳤을 때 놀라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냉정'이다.

냉정하지 못하면 감정적으로 변한다. 현대 사회에서 감정적인 의견은 상대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 비관이 '냉정'을 만들고, 여기서 '객관'과 '신뢰'가 유지된다. 사람들은 감정적인 인물이 아니라 냉정한 인물의 지적을 따른다.

5장 과거를 낙관하고 미래를 비관하다

과거를 비관해서는 안 된다. 물론 과거를 비관해서 반성한다면 미래에 보탬이 된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을 잘못했다고 후회만 해서는 침울해질 뿐, 아무 보탬도 되지 않는다. 이것은 비관이라기보다 '후회'에 가깝다.

과거를 비관하는 것은 이점이 적다. 반면에 반성하는 것으로 미래에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을 대책을 마련하면 효과적이다. 이것이 바로 미래에 대한 비관이다. 과거의 데이터를 미래에 활용한 행위다.

6장 의심과 걱정이 가져다 주는 뜻밖의 진실

비관은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프로는 감정을 이용해 일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일시적으로는 가능해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치에 맞는 판단에는 때로 감정이 장애가 된다. 따라서 중요한 판단을 할 때는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7장 비관하는 연습

걱정은 누구나 한다. 단지 걱정해도 어쩔 수 없다고 도중에 생각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미래에 닥칠 일의 중요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즉 실패해도 타격이 없는 일인지 절대 실패해선 안 되는 일인지 파악한다.

그리고 가능성을 생각하는 훈련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연습이다.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갖고 대응책을 선택한다.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생각하면서 메모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무 가지 문제를 적었다면, 그에 대한 간단한 대책을 같이 적는다. 비관은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다.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감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자신감이다."

지나친 낙관주의, 사람들 맹목적으로 만들어
행복한 인생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구분하는 인생
믿음도 맹목적이거나 낙관주의 빠져 있지 않아
하나님 도우심 구하며 해야 할 일 치밀히 준비
진정한 믿음, 상상 아닌 실현 위해 행동하는 것

지나친 낙관주의는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행복을 맹목적으로 기다린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행복 신앙'이라고 한다. '행복 신앙'이란 운을 기다리는 것이다. 언젠가 자신에게도 행운이 찾아올거라고 믿는다.

진정 행복한 인생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인생이다.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믿음도 맹목적인 것이 아니다. 믿음이 좋은 사람은 덮어놓고 잘 될 거라는 낙관주의에 빠져 있지 않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치밀히 준비한다.

다윗은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을 믿었다. 승리도 믿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승리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골리앗과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시내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을 골랐다(삼상 17:40). 그리고 하나님의 도움으로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진정한 믿음은 상상하는 것이 아니다. 상상한 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2020년 목표를 가지고 기도했다면 행동해야 한다. 행동할 때 하나님이 도와주신다.

예수님도 십자가를 지시기 전 기도하시고 직접 십자가를 지셨다. 부활은 그곳에서 일어났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약속을 주셨다. 그 약속은 나를 통해 이루어진다.

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약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신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2020년 기대하는 목표가 모두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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