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기준, 이사장·법인이사 등 법적 효력 가진 50여곳
국민문화재단 차기 이사장직 거론에는 "예외적 상황"

지난 24일 설교하고 있는 이영훈 목사. ⓒ교회 영상 캡처
지난 24일 설교하고 있는 이영훈 목사. ⓒ교회 영상 캡처

"(2019년) 연말까지 대외 공직을 다 사임하겠다"고 밝힌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실제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법인이사장직을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훈 목사 측 관계자는 "최근 (이영훈 목사가) 임기 3년의 KWMA 법인이사장직을 1년만에 내려놓았고,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법인이사직도 사임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일단 큰 직함은 그 정도"라고 밝혔다.

사임하는 공직의 범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준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목사님 말씀을 종합해 보면 이사장이나 법인이사 등 법적 효력을 가진 직함들"이라며 "우선 법적 지위나 효력 가지는 직함들을 내려놓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도 아직 파악중인데. (이영훈) 목사님께서 하시고자 하지 않아도 외부에서 요청해온 자리들이 워낙 많다. 50여곳까지 파악했다"며 "파악되지 않은 직함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내려놓고 싶지만, 법적으로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저희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니겠느냐"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만 해야 할 수도 있다. 중간에 내려놓을 수 있는 건 내려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부 직함이라면 교회와 교단 외의 직함으로, 교단 총회장은 계속 하실 것"이라며 "기하성(여의도) 총회에 속해 있는 직함들은 계속 갖고 계실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목사님이 새로운 외부 공직을 맡을 이유가 없다"고 했으나, 이영훈 목사가 국민문화재단 차기 이사장직을 공동으로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목사님께서는 다 내려놓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관련) 회의에 들어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재단 내부 사정까지는 잘 모른다"며 "자의인지 타의인지, 임기가 언제까지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목사님은 당시 (국민문화재단 관련) 회의에 참석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직함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하셨지만, 해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다"며 "불가피하게 맡으시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저희는 기존 직함들을 내려놓는 작업 계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민문화재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사장 문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현재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교회와경찰중앙협의회 차기 대표회장에도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지만, 공문이 내려온 적은 없다"며 "공문이 오더라도 특별한 직함을 맡진 않으실 듯 하다"고 했다.

끝으로 "기본적 골격을 말씀드리자면, 현재 맡고 계신 직함이 너무 많고, 교회 내부에 집중하고 싶은 상황에서 (외부 직함들을) 정리하는 중"이라며 "100% 정리할 상황은 안 되지만, 계속 하고는 있다. 추가로 직함이 만들어지는 상황은 예외적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정리했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해 11월 KWMA 제18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 폐회예배 설교에서 "지금 대외적으로 공직이 너무 많아서 연말에 다 사임한다"며 "'타이틀'이 저를 타락시켰다. 어디로 가나 그 타이틀 때문에 상석에 앉아야 되고, 타락의 지름길"이라고 언급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목사는 당시 "큰 교회 담임목사라는 이름이 붙는 그 순간부터 알게 모르게 그 자리가 사람을 타락시키고 있다. 저도 많이 타락한 목사"라며 "정말 우리 사역 가운데 내 흔적이 남겨지느냐, 주의 흔적이 남겨지느냐 심각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풍요로움 속에서 다 잃어버린 것 같다. 오늘날은 은과 금은 생겼는데 예수님의 이름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추측이 난무하던 중 당시 이영훈 목사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교회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목회와 성령 운동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