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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맞아 ‘환대와 연합’ 실천하는 세 교회 이야기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Dec 26, 2019 11:18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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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나 대형교회나, 같은 교회일 뿐”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교회? 같은 교회입니다
주는 사람 못지 않게... 받는 사람 마음도 중요해
교회 옮길까봐 연합 힘들다? 목회자들만의 생각

예배가 드려질 더드림교회에서 만난 세 목회자는 “연합의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대웅 기자
예배가 드려질 더드림교회에서 만난 세 목회자는 “연합의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대웅 기자

성탄절, 하나님께서 피조물인 사람의 모습을 입고 이 땅에 태어나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도 교단도 규모도 다른 세 교회가 함께 모여 예배드린다. 서울 관악구 더드림교회, 안양 그저교회, 인천 복음안에새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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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그저교회는 주일에만 카페를 빌려 예배드리며 신혼부부들이 주 구성원이고, 인천 복음안에새교회는 상가 개척교회로 청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드림교회는 건물이 있는 전통 교회에 젊은 목회자가 부임해 청년들이 늘고 있다.

'내 교회, 내 교인'만 챙기려는 풍토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하신 '환대와 연합'의 정신을 실천하고 그 향기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세 교회의 성탄 맞이 이야기를, 세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정현민 목사(복음안에새교회), 전인철 목사(그저교회), 신성관 목사(더드림교회)와 나눴다.

-먼저 교회 소개를 듣고 싶습니다.

전인철 목사: 저희 교회는 건물이 없습니다. 카페 공간을 주일에만 빌려 예배드리는데, 불편함도 있지만 유익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 가정까지 두 가정뿐이었기에 건물 없이 시작했습니다. 신 목사님이 전에 계시던 카페입니다. 무작정 찾아가서 두세 번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다가, 바쁘지 않으실 때 대화를 나누게 됐고 가감 없는 이야기들을 해 주셔서 시행착오를 몇 달 줄일 수 있었습니다.

교회 이름은 '그저교회'입니다. 영어로 'just'라는 의미의 '그저'입니다. 사전적으로는 별다를 것 없이 꾸준하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교회'라는 이름 속에 우리가 꿈꾸는 것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은, 교회됨 자체를 말씀과 전통 속에 회복한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특이해 보이지만, 영적·정서적·육체적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베이직'한 교회를 꿈꾸면서 이름을 정했습니다.

교회에 30-40대가 많습니다. 신혼부부만 열두 가정입니다. 그래서 시끌벅적하게 예배드리고 있습니다(웃음). 젊은 층들이 변화와 개혁을 말하지만, 책임감도 갖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저교회가 영적·시대적 필요를 파악하고 책임지는 교회가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주 3일 일하며 이중직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정현민 목사: 인천 복음안에새교회를 맡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주 구성원입니다. 저도 은행에서 일하는 이중직 목회자입니다. 부교역자 시절 교회를 잘 안 나오던 청년들을 데리고 저희 집에서 개척을 시작했고, 작년 5월 상가를 얻게 돼 간판을 달았습니다. 청소년 캠프 두레아띠 스탭이던 신학생들도 출석하고 있습니다.

-연합예배를 제안하신 취지, 그리고 받아들인 과정은 어땠나요.

신성관 목사: 성탄예배를 준비하면서 '환대와 연합'을 주제로 성경을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성경 속에서 많은 잔치를 베푸신 동시에, 삭개오가 당신을 초청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이 우리를 환대하심과 우리가 예수님을 환대함 두 가지가 함께 그려지는 모습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환대'를 주제로 성탄절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낼까 고민하다, 이번에는 개척교회를 환대하고 서로 연합해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두 목사님께 조심스레 제안드렸습니다.

전인철 목사: 환대를 하는 사람 못지 않게, 환대를 받는 사람의 마음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자칫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 목사님은 저희들을 조심스럽게 초청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목사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희 성도들의 자세입니다. '선물도 준다는데 가서 누리자' 하는 마음이라면, 환대와 연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저희도 최선을 다해 연합하고 환대할 방법들을 찾고자 했습니다. 건물도 없고 숫자도 적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교회로서 연합할 수 있어야지요.

저희 어렸을 때만 해도 옆집 친구에게 게임기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놀러가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부끄럽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무역을 하셔서, 친구 집에는 신기한 것이 많았습니다. 저는 어머님이 해 주신 부침개를 가져가서 나눠먹곤 했지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요.

저희 교회에 부족함이 있지만, 결코 부끄럽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감사함으로 누리면서, 작은 부분이라도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누고자 합니다. 큰 교회가 저희를 후원해 주시는데, 매년 지원금만 받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토의합니다. 여전도회가 후원해 주시기 때문에, 바자회를 하실 때 조그만 부스를 차려서 옥수수를 팔았습니다. 이것이 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목회자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박탈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세 명의 관계”라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세 목회자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박탈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세 명의 관계”라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신성관 목사: 저희가 조심스러웠던 이유는, 저희 교회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칫 오해하실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 않습니까.

예수님의 식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고, 모두가 평등했습니다. 개척교회나 중소형교회나 대형교회나, 같은 교회일 뿐입니다. 소위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교회'가 아니라 다 같은 교회임을 알리고 싶었고, 세상에도 이를 '성탄의 정신'으로 보여주고 싶은 상징적 의미가 있었습니다.

혹시 생길지 모를 박탈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저희 3명의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등하게 논의가 이뤄지면서 일을 진행해야, 서로 환영하고 연합하고 평등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3명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현민 목사: 저희는 아직 인큐베이팅 단계로, 교회에 돌봄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저 자신에게도 좋은 영향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지만, 저희를 이용하셔도 상관 없다는 생각입니다(웃음).

-성탄절 예배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요.

신성관 목사: 예배는 오전 11시입니다. 복음안에새교회 지체들이 찬양을 인도합니다. 그저교회는 주일학교 연합예배를 맡았습니다. 저는 성탄절 예배 설교를 하게 됩니다.

전인철 목사: 평소 홀가분하게 예배드릴 수 없는 아기 어머님들이 조용하게 본당에서 설교를 들을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어머님들은 무조건 본당에서 예배드리게 할 겁니다(웃음).

-성도님들 반응은 어떤가요.

정현민 목사: 대부분 청년들이다 보니, 연습을 위해 처음 모였을 때부터 좋아하고 있습니다. 찬양팀을 맡겠다는 제의는 제가 먼저 드렸습니다. 청년들을 세워줄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1월부터 찬양팀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환대에는 희생도 필요합니다. 저희 청년들도 인천에서 여기까지 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대와 연합에 대해 많이 설명했습니다. 찬양팀에 대해 약간 부담을 갖기도 했지만, 함께 예배드리는 것이니까요.

개척교회이다 보니, 희생이 다 버려지는 게 아니라 얻는 것도 있다는 말씀을 많이 드리고 있습니다. '연합의 유익'에 대한 것입니다. '설교자 초청하기 힘드니까 초청받아서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웃음).

전인철 목사: 저희 성도님들도 좋아하십니다. 자녀들이 1-6세라, 우스갯소리로 예배 때 모두들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저도 환대와 연합에 대해 꾸준히 말씀드렸고, 실천을 위한 노력도 했습니다. 이번 예배도 차로 20-30분 정도 거리라 큰 부담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목회자들이 이런 연합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성도님들이 떠날까 염려하기 때문 아닐까요. 하지만 성도님들은 그런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제 설교만 듣다가 다양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으니, 오히려 좋은 기회 아닙니까. 우리는 '공교회'이기 때문에, 충분히 연합해서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정현민 목사: 더드림교회가 있는 사당 지역에서 저희 교회로 출석하는 청년이 있는데, 수요예배는 이곳으로 보내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신학생 청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환대와 연합, 공교회에 대해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좋다고 봅니다.

신성관 목사: 제게도 그런 염려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웠고, 첫 시도라 오히려 멀리 떨어진 교회들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저와 관계가 있는 분들과 시작해야 가능하겠다고 여겼습니다.

전인철 목사: 교회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사회에서도 국가나 시도에서 신생 벤처기업인 '스타트업'에 지원을 해 주는데, 뭔가를 받으려 하거나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스타트업에서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습니다.

목회 생태계에 대해 학교에서는 자유롭게 토론하지만, 정작 현장에 나오면 생존의 길은 개척 하나뿐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도로 각광을 받는 것도 좋지만, 노회나 총회에서 유연한 시선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정현민 목사: 저희도 교회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박탈감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저희 교회가 가진 스토리와 과정이 있고, 계획과 비전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신 목사님께서 조심스럽게 존중하면서 말씀해 주셨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를 존중해 주시니 연합이 된다고 봅니다. 카페 교회와 진짜 시작하는 개척교회, 그리고 전통 교회의 연합입니다.

신성관 목사: 대형교회가 지교회를 더 세울 것이 아니라, 이미 세워진 교회를 형제 삼는 일이 필요합니다. 형편이 조금이라도 좋은 교회가 작은 교회를 형제 삼아야 합니다.

세 목회자는 “우리의 연합과 환대는 분열만 이어지고 있는 기독교의 역사에 저항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대웅 기자
세 목회자는 “우리의 연합과 환대는 분열만 이어지고 있는 기독교의 역사에 저항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대웅 기자

-이후에도 연합이 계속되나요.

신성관 목사: 예수님의 탄생도 어찌 보면 '환대의 문화' 속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탄생 그 자체가 환대이기도 합니다. 저희 이번 모임도 환대와 연합이 '시작'되는 기점으로 생각하고, 성도님들에게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합이 확대돼 연합 모임도 진행될 수 있도록 목회자 모임을 만들 생각도 있습니다. 작은교회들과 신학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면서, 건강한 교회를 세워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비전들을 서로 나누고 있습니다.

정현민 목사: 말씀하신 부분들도 좋고, 뭘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도님들도 마음을 열어서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모임이 기대됩니다. 청년들이 얼마나 마음을 열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마음을 연다면, 좀 더 연합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열린다면, 다음에는 뭘 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연합의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전인철 목사: 동의합니다. 저도 이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적으로는 재미있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추억과 기억으로 남는다면, 다음 스텝이 더 수월할 것입니다.

저희는 신혼 교구가 주로 있으니, 청년들과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이 열린 것 자체가 하나의 희망이라고 봅니다. '카드'가 하나 더 주어졌다고 할까요. 기존에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성관 목사: 성경학교 연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고, 내년에는 성탄 축하 발표회를 함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저희 교단이 각자 다른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더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기독교가 분열의 역사만 계속 걷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저항하는 상징적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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