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II. "구하라 주실 것이다": 어떠한 일에도 간절히 기도할 것을 가르침

열 두 제자들을 선택하시기 전 나사렛 예수는 산에서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다. 누가는 다음같이 기록한다: "이 때에 예수께서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밝으매 그 제자들을 부르사 그 중에서 열둘을 택하여 사도라 칭하셨으니"(눅 6:12-13).  

예수는 간절히 그에게 구하는 자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딸이 더러운 귀신들린 수로보니게 여인이 다가와 자기 딸을 고쳐달라는 간청을 예수는 처음에는 거절하신다: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막 7:24). 이에 대하여 이 여인은 슬기롭게 간청한다: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막 7:25). 이에 예수는 이 이방여인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시며 말씀하신다: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본즉 아이가 침상에 누웠고 귀신이 나갔더라"(막 7:29-30).

여리고로 나가실 때 걸인 소경 바디메오가 길가에 앉았다가 예수가 지나갈 때 소리를 질러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소리를 지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꾸짖어 잠잠하라 한다. 그러나 바디메오는 더욱 소리를 지른다. 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그를 부르며 그의 소원을 들어주시며 말씀하신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막 10:52).
 
예수는 하나님에게 구해야 할 것을 가르치신다: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눅 11:9-10). 예수는 하나님 아버지는 간절히 구하는 자의 소원을 물리치지 않으신다고 가르치신다.  

예수는 어떤 일에 있어서든지 마음과 힘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께 열심히 꾸준히 기도하셨다. 예수는 하나님께 간절히 구해야 할 것을 비유로써 가르치신다. 밤중에 친구가 와서 떡을 빌려 달라 할 때 이미 밤이 깊고 침상에 누웠으니 일어나 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친구가 간절히 청하기 때문에 들어 준다: "비록 벗 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간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눅 11:8).

그리고 예수는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을 가르치면서 간청하는 과부의 비유를 드신다. 어느 도시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는데 한 과부가 원한을 풀어 달라고 번거롭게 하니 이 재판관은 마지 못해 그 과부의 원한을 풀어준다. 예수는 그처럼 하나님은 간절히 간구하는 성도들의 간구를 들어주신다고 가르치신다: "주께서 또 이르시되 불의한 재판장이 말한 것을 들으라.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눅 18:6-7).  기도는 무속신앙의 기도처럼 단지 소원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며 그와 교제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의 뜻에 나의 의지와 뜻을 복종시키는 것이다.

III. 기도의 내용: 감사, 기원, 중보기도, 교제

예수의 기도는 감사, 기원, 중보기도, 교제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수는 기도를 통해서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였다. 그는 다락방에서 떡을 떼면서 감사하였고, 잔을 들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눅 22:17-26). 그리고 구할 것을 기원하고 제자들을 위하여 중보기도를 하셨다. 예수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교제하였다.

변화산에서 예수의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제의 깊은 차원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의 얼굴에 영광의 광채가 나타났고 그의 모습이 영광스럽게 변화하게 되었다. 누가는 예수께서 "기도하실 때에 용모가 변화되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나더라"(눅 9:29)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모세와 엘리아가 영광 중에 나타나서 예수가 장차 예루살렘에서 별세할 것을 말한다(눅 9:31). 이에 베드로와 함께 간 제자들이 이 영광스러운 사건을 체험하고 두려워한다. 그리고 이들은 구름 사이에서 들려오는 성부의 음성을 듣는다: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눅 9:35). 변화산의 사건은 나사렛 예수가 하나님의 본체(本體, the very nature)라는 것을 드러내는 지상에서의 유일의 사건이었다.

생활 속의 기도도 있다. 중세 수도사들은 노동하는 가운데서도 하나님과 끊임없이 교제하였다. 그러나 골방에서나 깊은 산 속에서 하나님과의 은밀한 대화의 시간도 필요하다. 이러한 깊은 명상 속의 기도를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과의 보다 깊은 차원의 교제를 가질 수 있다. 보다 깊은 명상 속 기도의 내용은 자기의 욕망이나 소원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여태까지 보호하시고 인도해주시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속하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고, 먼저 나 자신이 가정, 교회, 이웃,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중보자가 되어 저들의 회개와 안녕과 행복과 복지를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모든 신자들은 그리스도와 같은 제사장으로서 이웃을 위한 중보자의 사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보적 기도를 하면서 우리는 하나님과 보다 인격적으로 교제하는 것이다. 모세는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중보적 기도를 하였고(출 32:11~14; 신 9:25~29), 예수는 겟세마네에서 인류의 대속자가 되기 위한 중보적 기도를 하셨고(마 26:36), 사도 바울도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중보적 기도를 하였다(롬 9:3). 

IV. 진정한 기도: 나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예수는 십자가의 대속(代贖)을 준비하기 위하여 제자들과 같이 겟세마네(Gethsemane)동산에 올라가서 기도하셨다(눅 22:41). 예수는 제자들과 떨어져 홀로 기도하셨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는 땀이 변하여 피방울이 되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신다. 누가는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히브리서 저자는 육체에 계실 때에 예수는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의 기도를 올렸음을 증언한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히 5:7).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는 아버지 하나님께 간절한 기원을 올렸다. 그러나 그의 기원은 자기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예수는 시몬 베드로를 위하여 기도하셨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눅22:31-32). 예수는 중보기도를 드리셨다. 예수는 십자가 상에서도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셨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V. 영적 안식과 평안을 주는 기도

나사렛 예수는 자기에게 몰려오는 많은 병자들을 치유하시며, 마음에 상처받은 사마리아 여인, 니고데모와 같은 종교인들, 아리마대 요셉(마 27:57) 같은 부자와 대화하면서 저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셨다. 그런 바쁜 가운데서도 예수는 하나님과의 영적 교통 속에서 안식과 평안을 찾았다. 그래서 예수는 탈진(脫盡)하지 않았다. 겟세마네의 깊은 기도에서 에수는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되는" 가운데서도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마 26:42)고 결정했다. 예수는 아버지 안에서 항상 안식하였고, 평안을 누렸다. 하나님의 성령이 항상 그의 마음에 충만히 거하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수의 삶은 기도가 우리 인간들이 영적 안식과 평안을 얻는 유일한 통로임을 보여주셨다.

히브리서 저자는 역사적 예수의 기도에 대하여 다음같이 증언한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히 5:7). 히브리서 저자는 승천하신 그리스도는 오늘도 살아계셔서 이 불신 세상과 택하신 성도들을 위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간구하신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가 항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심이라"(히 7:25). 오늘도 나사렛 예수는 기도하는 자의 마음 속에 성령으로 찾아오셔서 다음같이 말씀하시며 안식을 주신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심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