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었다."

손원영 목사(가나안교회)가 성탄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12월 9일 불교 사찰인 열린선원에서 설교하며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이를 보도한 불교계 한 매체에 따르면, 손 목사는 종교간 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열린선원의 당시 크리스마스 축하법회에서 이 같이 설교했습니다.

이 매체는 손 목사의 해당 설교 전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손 목사는 "대승불교에서 '보살'은 모든 인류가 다 구원받을 때까지 모두가 다 고통에서 해방되어 부처가 될 때까지 나 스스로는 부처가 되는 길을 포기하며 중생의 해탈을 돕는 존재"라며 "불자와 기독자가 함께 공동으로 예수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는 예수가 우리 모두에게 가장 훌륭한 보살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바라밀은 '피안'을 의미한다. 이 세상을 끝내고 해탈의 세계 저 너머로 건너가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바라밀은 과학적인 용어로 한다면, '임계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수행을 적당히 해서는 안 되고 임계점에 이르러야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라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섯 가지 바라밀, 즉 육바라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손 목사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그래서 모두 열반의 세계에 이르도록 우리 모두 보살행을 실천하면 좋겠다. 특히 육바라밀을 잘 실천하면 좋겠다"며 "그런데, 육바라밀을 실천하기가 얼마나 힘든가. 그 때 필요한 것이 스승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살되신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선물로 보내주셨다"고 설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매체는 손 목사를 전 기독교대학 교수로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기독대학교입니다. 환원학원이 운영하는 이 대학은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그교협)에 속해 있습니다. 그교협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환원운동'을 교단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보수적 교단입니다.

손 목사는 이 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2월 학교 측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당했습니다. 손 목사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한 기독교인이 저지른 이른바 '훼불' 행위에 대해 자신이 용서를 구하고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했을 뿐인데, 학교 측이 이것을 '우상숭배'로 봐 '성실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자신을 파면했다는 것입니다.

이후 손 목사는 학교 측을 상대로 법원에 파면 무효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고, 얼마 전 최종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손 목사의 언행이 학교나 교단의 정서와 맞지 않는 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종교간 평화라는 공익적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파면은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서울기독대 측은 손 목사의 신학이 학교 및 소속 교단의 그것과 맞지 않아 그를 파면했고, 비록 법정에선 패소했지만, 여전히 학교와 교단은 "예수님이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설교하는 그의 신학적 견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교단 신학의 정체성과 학교의 설립이념을 훼손할 위험이 큰 그에게 학생들을 맡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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