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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선포: 하나님 나라의 복음(I)

기독일보

입력 Nov 15, 2019 09:46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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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박사의 역사적 예수 시리즈]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세례자 요한의 설교는 임박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증언이었고 하나님의 심판과 진노의 불에 관한 메시지는 그의 설교의 중심이었다. 나사렛 예수는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계승하면서 세례자 요한이 예언한 하나님의 나라(βασιλεία τού θεού, Kingdom of God)가 올 때가 충족되었음을 말씀하신다. 예수는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 1:15)고 설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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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때의 충족

예수는 자신의 출현이 "때의 충족"이라고 말씀한다. 구약의 율법과 예언자들은 앞으로 오실 메시아를 예언하였다. 세례자 요한은 "나 뒤에 오실 자"에 대하여 예언하였다. 예수는 자신이 바로 모세와 예언자들이 증언한 오실 자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 때가 충족되었음을 말한다. 이 때란 "카이로스"(ό καιρός, kairos)로서 하나님의 구원의 결정적 시기를 말한다.

스위스의 신약학자 오스카 쿨만(Oscar Cullmann)이 그의 세기적 저서 『그리스도와 시간』에서 시간의 중심은 나사렛 예수라고 밝힌 것 같이 나사렛 예수는 때의 충족이다. 역사의 의미는 역사 안의 자그만 선인 "구속사"(Heilsgeschichte, salvation history)이다. 구속사란 역사 안에 지속적으로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구속 섭리의 선(線)이다. 이 구속의 섭리는 영원부터 있었고 창조의 타락과 더불어 이미 역사 안에 나타났다. 그리고 창세기 12장이 증언해주고 있는, 믿음의 열조인 아브라함의 부르심으로부터 시작부터 역사 안에서 자그만 선으로 시작되어 신약의 나사렛 예수에게로 집중한다. 그리고 나사렛 예수로부터 12제자들의 선택, 그리고 초대교회, 이방선교, 재림,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보편적인 확장으로 나아간다.   

II.  종말론적 실재인 하나님의 나라

1. 유대인들이 기대하던 하나님의 나라

예수의 설교는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집중되었다. 예수는 자신을 믿어라고 하지 않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라고 하였다. 예수의 설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 나라에 집중되었다. 그는 비유를 말씀하실 때에도 "하나님 나라는 이와 같다"라고 설교하였다. 그는 제자들을 동리에 파송하실 때에도 "어떤 동리에 들어가거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하라"(눅 10:8)고 가르쳤다.

이 하나님 나라는 이미 유대인들이 오래 고대하던 사상이었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는 사상은 성경과 제2성전 시기의 유대교 내에서 흔한 개념이었다. 구약 예언자 다니엘은 그의 책에서 느부갓네살의 금신상과 뜬 돌을 말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말하고 있다: "이 열왕의 때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도 아니할 것이요,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 아니할 것이요 도리어 이 모든 나라를 쳐서 멸하고 영원히 설 것이라"(단 3:44). 하나님이 세우실 한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요, 모든 세상 나라를 쳐서 멸하고 영원히 지속하는 메시아의 왕국이다.
 
당시 유대인들은 이 나라를 다윗왕권을 가지고 오는 메시아가 세울 하나님의 왕국으로 생각했다. 마카비 왕조는 이 하나님의 나라가 무력을 가지고 이 지상에서 쟁취해서 얻어질 군사적 투쟁의 성취물로 보았다. "하나님 나라"(βασιλεία τού θεού, Kingdom of God)라는 단어는 신약성경 전체를 통들어 모두 122번 나온다. 그중 99번이 공관복음서에 나온다. 그리고 이 가운데 90개의 본문이 예수가 친히 하신 말씀의 일부로 나온다. 부활 이전 예수 설교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메시지다. 예수의 제자들까지도 하나님 나라의 성격을 세상적인 왕국으로 오해하였다. 제자들은 예수가 부활하신 후 시기를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 때로 오해하였다. 누가는 다음같이 사도행전에 기록하고 있다: "저희가 모였을 때에 예수께 묻자와 가로되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이니이까"(행 1:6). 그러나 오순절날 성령의 충만을 받은 후 제자들의 설교는 전혀 달라졌다. 성령으로 새로움과 권능을 받은 후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가 그리스도다"라는 사실을 증거하였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행 2:36).

2.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로서의 하나님의 나라

그러나 예수께서 이해한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적인 왕국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가 수행되는 영역이다. 유대인으로서 나사렛 예수는 구약에서 이미 예언되었던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자신의 인격과 생애 속에서 성취되는 것을 아셨던 것이다. 하나님은 더 이상 종교적인 율법이나 제사에 의하여 인간에게 다가오시지 않고 이제 메시아인 그의 아들을 통하여 인격적으로 인간에게 찾아 오신다. 예수는 옥에 갇힌 요한의 질문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눅 7:20)에 대하여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눅 7:22)고 대답하셨다.

예수가 전파한 하나님의 나라 사상은 그의 인격과 사역 안에서 새롭게 동터오는 평화의 시대에 하나님이 약속하신 구속적 통치가 이 세상에서 새롭게 실현될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이 그의 통치 하에 있는 백성을 그분이 신원하셔서 그들에게 궁극적인 평화를 가져다 주신다는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현재인 동시에 아직 완성을 기다린다는 점에서는 미래다. 그 나라는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받아야 할 영역에 관계된다.

하나님 나라는 의인(義人)을 신원하며(vindicate) 궁극적인 정의를 실현한다. 하나님 나라는 작게 시작하지만 성장 발전하면서 결국 우주적 실재가 된다. 유대인이 기대한 하나님 나라는 강력하고 모든 것을 포함하는 정치적 나라인 데 반하여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는 성장하여 모든 것을 포괄하게 될 때까지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완성 단계에 이르면 비로소 그 모습은 유대인의 일반적인 기대를 반영하게 된다. 의인들은 원통함을 풀 것이며, 악인들은 심판을 받을 것이며, 평화가 수립될 것이며 사탄이 패배함으로서 도덕적 윤리적 질서가 회복될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정치적인 실재가 아니라 영적 실재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공동체적인 열매로서 나타난다. 예수의 부활 이후 하나님 나라는 예루살렘과 안디옥에 설립된 초대교회의 형태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것은 이방선교를 통하여 확장되었다.

부활하신 예수는 제자들에게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은 하나님의 때요 하나님의 권한이라고 말씀하신다: "때와 기한은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의 알바가 아니요"(행 1:7). 예수는 복음전파의 때가 시작되었고 그 사명을 제자들에게 부여하신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언이 되리라"(행 1:8). 사도행전의 선교 역사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의 역사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복음을 영접하는 개인과 공동체 가운데서 겨자씨 처럼 파편적으로 구현되는 구원과 평강과 희락과 사랑의 공동체이다.         

III. 하나님 나라의 복음

1. 복음의 의미

복음(εύαϒϒελίον, Evangelium)이란 복된 소식, 기쁜 소식이다. 마태와 마가는 예수의 메시지를 복음이라고 표현했다. 본래 이 단어는 로마 황제들이 쓰던 언어다. 로마 황제들은 스스로를 세상을 지배하고 구원하는 구세주로 이해했다. 그래서 황제들이 발송하는 소식은 단순한 소식이 아니라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소식이라고 보았고 그 내용이 좋든 나쁘든  모두 복음이라고 불렀다.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가 전한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에 대하여 복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스스로 신격화된 황제들이 부당하게 주장하던 구원이 실제로 나사렛 예수의 대속(代贖) 사역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마가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막 1:1)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황제들이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하신다는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참된 복된 소식을 전해주는 자라는 소식이 복된 소식, 복음(εύαϒϒελίον, gospel)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초대교회는  로마 황제에게 주(kyrios)라는 칭호를 붙이는 것을 거절했고,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주(kyrios)요 그리스도(Christos)'라는 신앙을 고백하였다. 신자들은 황제의 명령에 불순종함으로 화형에 처하거나 짐승에 찢겨 기꺼이 순교했다. 만일 초대교회가 로마 황제를 경배했다면 기독교는 로마의 재래종교 속에 혼합되어 그 영적 힘을 상실하고 오늘날 세계적 종교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황제 숭배를 거부하고 신앙의 순결성 보존을 위해 순교한 신자들의 희생의 대가로 기독교 복음은 4세기 로마 황제 콘스탄틴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면서 공인을 받고 마침내 로마의 국교가 되는 것이다.

2. 구약의 "하나님의 나라" 약속

구약에서 하나님 나라는 창세기 12장에서 처음으로 아브라함에게 약속되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창 12:1-3).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은 12지파와 모세에게 동일하게 약속되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족속, 헷 족속, 아모리 족속, 브리스 족속, 히위 족속, 여부스 족속의 지방에 데려가려 하노라"(출 12:7-8). 열 두 지파의 후손인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의 영도를 받아 가나안 복지로 들어감으로써 역사적으로는 구현되었다: "내가 모세에게 말한 바와 같이 너희 발바닥으로 밟는 곳은 모두 내가 너희에게 주었노니, 곧 광야와 이 레바논에서부터 큰 강 곧 유브라데 강까지 헷 족속의 온 땅과 또 해 지는 쪽 대해까지 너희의 영토가 되리라"(수 1:3-4). 그러나 이스라엘이 들어간 가나안 복지는 앞으로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모형에 불과하였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에서 이 지역 주민들의 풍습에 물들어 가나안의 토속신 바알을 섬기고 하나님의 약속과 법을 어겼을 때 이스라엘 민족은 이 약속받은 축복의 땅에서 쫒겨 나야했다.

바벨론 포로시기에는 이사야, 예레미아, 에스겔 등 예언자들은 바벨론 포로에서의 해방을 약속으로 선포하였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스라엘 민족의 국가적 차원을 넘어선 실재로 선포하였다. 그리하여 하나님 나라는 다가오는 미래의 약속으로 주어졌다. 하나님 나라는 역사적 실재에서 종말론적 실재가 된 것이다. 미국의 구약학자 존 브라이트(John Bright)가 말한 바 같이 구약은 '지붕이 없고 네 기둥만 있는 성전' 같은 것이다. 구약은 약속만 있고 성취되지 못했다. 이 성취는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에서 성취될 것이다. 이 성취를 증언한 책이 바로 신약이다.

3. 회개와 믿음, 하나님의 나라 시민의 조건

세례자 요한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회개의 설교를 하였다. 당시 그에게 나아온 사람들은 죄를 고백하고 요단강에서 물 세례를 받았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요단강 사방에서 다 그에게 나아와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마 3:5-6).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이 있다. 그것은 회개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나라를 소망하고 자기의 허물과 잘못을 뉘우치고 새 삶을 살려는 자들의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악한 마음과 행실을 뉘우치고 돌아서서 하나님의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고 새 삶을 사는 자들이 들어간다. 복음서 저자 요한은 하나님의 아들을 영접하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받는다고 증언한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요 1:12). 이들은 세상의 혈육으로 난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난 자들이다: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 난 자들이니라"(요 1:13).

구약의 예언서는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그의 백성들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을 예언하고 있다. 구약의 예언자 다니엘은 다음같이 증언한다: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들이 나라를 얻으리니 그 누림이 영원하고 영원하리라"(단 7:18). 그러나 성도들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까지 적그리스도가 일어나 때와 법을 고치며 권세를 가지고 상당기간 박해하는 것을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가 장차 지극히 높으신 이를 말로 대적하며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를 괴롭게 할 것이며 그가 또 때와 법을 고치고자 할 것이며 성도들은 그의 손에 붙인 바 되어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지내리라"(단 7:25). 그러나 하나님은 적그리스도를 심판하시고 적그리스도의 권세를 빼앗고 인내와 고난의 골짜기를 통과한 성도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상속케 하실 것이다: "그러나 심판이 시작되면 그는 권세를 빼앗기고 완전히 멸망할 것이요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나라들의 위세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거룩한 백성에게 붙인 바 되리니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모든 권세 있는 자들이 다 그를 섬기며 복종하리라"(단 7:26-27).

역사의 종국에는 하나님의 심판에 의하여 적그리스도의 권세는 멸망되고 세상의 권세는 메시아이신 그리스도에게 위임될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는 폐하지 않는 영원한 나라요 모든 권세자들이 그의 지고한 권세에 복종하게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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