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지역 영어권 청장년 모임인 에베레스트(디렉터 조나단 최) 컨퍼런스가 9일(토), ‘True Identity’를 주제로 아틀란타한인교회(담임 김세환 목사)에서 열렸다.

다니엘 김 목사(염광장로교회 영어권 담당)와 존 윤 목사(그레이스한인교회 영어권 담당)를 주 강사로 2세로서 가져야 할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김동인 목사(슈가로프한인교회 영어권 담당)와 에스더 김 사모(예수세대운동)가 각각 성경적인 남성상, 성경적인 여성상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 됐다.

2016년 5월, 다니엘 김 선교사(예수세대운동, JGM) 집회를 계기로 모이게 된 2세를 중심으로 시작된 에베레스트는 영어권 평신도들이 주도하는 한 신앙회복 운동이다.

에베레스트 사역이 특별한 점은 이민교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영어권 사역의 부침을 겪어온 2세들이 스스로 나서, 1세나 영어권 목회자 중심이 아닌 평신도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역이라는 점이다. 또한 한인 교회만의 아름다운 신앙적 유산을 이어가고자 하는 치열한 몸부림 가운데도 잃어버린 세대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포맷을 취하는 유연성이다.

에베레스트 사역을 주도적으로 시작한 조나단 최 형제와 김동인 목사를 만나 인터뷰 했다.

-먼저 에베레스트 사역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듣고 싶다.

김동인 목사(이하 김):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영어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10년 전부터 2세들을 모으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어요. 2세 위주의 연합집회나 부흥회도 계속 있었고요. 그런데 목회자들이 주도하게 되면, 일단 본인이 맡으신 교회 사역을 동시에 감당하셔야 하고 여러가지 제약으로 연합 사역이 흐지부지 되곤 했습니다.

필요는 절실히 느끼지만 어려움을 겪던 중에, 조나단 최 형제가 평신도 주도의 사역을 하되, 영어권 목사님들을 앞에 세우고 한어권 목사님들의 협력과 가이드를 받아 가는 것이 어떨까라는 마음을 갖고 여러 신앙의 동역자들과 비전을 나눴습니다.

이 친구가 베다니장로교회 최병호 목사님의 자녀로 교회에서 나고 자라면서 여러 영어권 목사님을 섬겼고, 교회에서 사역하시던 피터 림 목사님께서 영어권 교회를 개척하실 당시 찬양팀 리더로 섬기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그런데 교회에서 함께 자라고 신앙생활을 해온 친구들이 대학을 가면서 혹은 그 이전부터 서서히 신앙을 잃고, 어른이 될 수록 더해지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교회로 오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해요. 에베레스트는 그래서 직접 교회로 이끌진 목하더라도 한 발자국, 혹은 반 발자국이라도 들어올 수 있는 다리역할을 자처합니다.

물론 이 사역이 직접적으로 시작되는 데는 2016년부터 꾸준히 애틀랜타를 방문하고 계신 다니엘 김 선교사(예수세대운동, JGM 대표)의 집회와 관계자분들의 격려도 한 몫 했습니다.

조나단 최 형제(이하 최) : 사실 제 주변에 많은 2세들이 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고, 가더라도 미국교회를 가요. 그들이 종종 하는 이야기가 ‘뭔가 놓치는 기분이다’, ‘환영받지 못하는 기분이다’는 거에요. 결국 어릴 때부터 알게 모르게 받으면서 자란 한인 교회만의 귀한 신앙적 유산이 아닐까 합니다.

전 두 가지를 꼽아요. ‘커뮤니티’ 그리고 ‘기도’. 커뮤니티는 다른 말로 하면 가족같은 분위기, 혹은 정(情)입니다. 한인 교회에서는 누구나 만나면 ‘밥 먹었어?’하고 물어봐요(웃음). 서로에게 관심이 많고 깊은 관계를 나눕니다. 또 하나는 ‘기도’입니다. 세상 어느 교회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교회가서 간절하게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금요일에도 얼마나 뜨겁게 기도해요? 저도 어릴 때부터 할머니, 아버지 따라 새벽기도를 다녔지만 거기서 정말 큰 은혜를 받았어요.

왜 우리들은 이런 귀한 신앙의 유산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지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흑인 교회하면 ‘찬양과 워십’, 백인 교회하면 ‘설교’가 강력하다는 이미지가 있듯이 한인 교회하면 ‘커뮤니티와 기도’가 떠오르는 것이죠. 그렇다고 한인들만을 위한 배타적인 모임을 의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 2세들이 이런 귀한 신앙적 유산들을 귀하게 여기고 잘 이어가길 소망하고, 모든 민족에게 이를 나누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신가요?

김: 일단은 일일 부흥회 혹은 컨퍼런스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습니다. 앞에 잠깐 언급했지만 교회로 직접 초대하면 부담스러워서 혹은 죄책감 때문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교회 안에서는 우리가 다 죄인인데 무슨 말이냐고 할 수 있는데, 교회를 오랫동안 떠나있거나 다녀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죠. 그래서 말씀집회 뿐 아니라 ‘아티스트 엑시비트’ ‘콘서트’ 처럼 문화적인 것, ‘농구대회’처럼 스포츠 관련된 것도 해보려고 해요. 세계와 교회의 중간역할을 하는거죠. 지난 3년간 주로 찬양집회와 컨퍼런스를 통해 150명에서 250명 정도의 학생들, 청년들, 청장년들이 모였는데 앞으로는 사역의 지경을 넓혀가려고 합니다.

-물론 평신도 중심이라고 하지만 ‘연합’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목회자 중심의 연합에는 없는 ‘평신도와 목회자의 의견충돌’이라던지 이해의 차이가 더해질 수 있을텐데……

김: 맞아요. ‘연합’을 이야기 하려면 완전한 신뢰관계가 기본이 되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에베레스트의 레이피플(평신도 사역자)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봉사자 모임도 계속 하면서 사역을 평가하고 방향을 논의해갑니다. 보드멤버와 디렉터는 다 한인 교회와 관계가 있는 목회자들로 서로를 동등한 위치에서 돕고 동역합니다.

이 안에 교단이나 교회, 직책도 없습니다. 제 말은, 교단도 다르고 교회도 다르지만 직책에 상관 없이 한인 교회와 함께 2세들을 품고자 한다는 큰 부르심 가운데 연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교회에서든, 영어권 사역이 있던 없던 이에 관심이 있으시고 함께 하고 싶으신 곳에서 초대해 주신다면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런 뜻에서 올해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2세사역부로 에베레스트가 동역하고 있습니다.

에베레스트말고도 여러 연합모임이 있습니다. 영어권 목회자들 모임도 있고, 다른 종류의 모임도 있는데 이분들과도 수련회도 같이 하고, 2세 사역의 방향도 고민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2세들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곳이 잘 해나가면 같이 힘을 모아 이미 너무 많이 잃어버린 2세들을 한시라도 빨리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고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김동인 목사와 조나단 최 형제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고, 수많은 2세들이 한인 교회를 떠났다. 앞으로 20년 안에 뭔가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귀한 신앙적 유산을 이어갈 2세를 잃게될 것이다. 마음이 너무 급하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사역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