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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립도생, 기본을 바로 세워 교회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아간다

기독일보 앤더슨 김 atldaily@gmail.com

입력 Nov 05, 2019 07:31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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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아틀란타 교회를 가다 17] 아틀란타한인교회 김세환 목사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바로서면, 살 수 있는 길 또한 자연스럽게 생긴다.

인터뷰 중간 중간 아틀란타한인교회 김세환 목사는 여러번 ‘본립도생’을 강조했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 어제의 진리가 오늘은 부정되는 세태 가운데 ‘영원한 생명과 진리’를 말하는 교회가 서야 할 위치, 연합감리교단의 대처와 상황, 50년을 맞는 아틀란타한인교회의 역할과 비전 등 크고 무거운 질문을 던졌지만 그의 대답은 일상적이고 담백하며 수수했다. 또 성경의 구절보다는 고사성어와 동화책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성경의 진리가 교회 안에서 믿는 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아이들도 이해하는 동화 가운데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오랜 시간 축적돼 온 인간 지혜의 집약체인 고사성어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보편적 진리’라는 점을 방증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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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책은 성경 다음으로<어린 왕자> , 우리 인생에서 배울 수 있는 거의 모든 교훈은 ‘반즈 앤 노블’에 있다며 본인이 가진 동화책만 6백권이 넘는다는 김세훈 목사는 새신자반에서 여러 동화책을 함께 보며, 교회를 찾고 정착을 고민하는 이들과 신앙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신앙의 본질을 나눈다.

아틀란타한인교회 김세환 목사
(Photo : 기독일보) 김세환 목사는 어릴 때부터 심장과 녹내장,대장암 등 여러 번의 수술로 인해 얼굴뼈 일부도 없어졌다며, 육적으로는 참 보잘 것 없다고 웃었지만 그 안에 한 영혼을 향한 간절하고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심장병으로 죽음의 위기 넘기며 하나님 앞에 서원,
교수되고 싶었지만 목자로 부르셔서 가는 곳마다 ‘성장’

“어릴 때 많이 아팠어요.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중학교 1학년 다니고 쉬었는데, 당시엔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도시락만한 큰 페이스 메이커를 3개월 동안 가슴에 달고 집에 누워서 지냈죠. 그때 하나님께 서원했어요 살려 주시면 당신을 위해 살겠다고. 아버지는 감리교인으로 장로님이셨고, 교장 선생님으로 은퇴하신 교육자셨는데 정말 훌륭한 분이셨어요. 어려운 아이들 돕는다고 절 데리고 다니시면서 빈병 모으시고, 알게 모르게 많이 도우셨죠. 오랜 기독교 집안이지만 사실 전 딱히 목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대학을 가야 하는 갈림길에서 아버지가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을 지켜야 한다고 하셔서 신학교를 갔습니다.”

서울 감리교신학대와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전라남도 신안 앞바다 태이도라는 섬에서 목회를 했다. 사실 이 때도 선배들의 권유와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곳에 계속 살고 싶었을 정도로 ‘천사들만 사는 곳’이라고 회고한다. 이후 유학길에 올라 연합감리교회 13개 신학교 가운데 하나인 캔사스 주 세인트폴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을 밟을 때도 목회보다는 교수사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목자로 양육해 오셨다.

유학생활 당시 위치타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10년간 섬겼는데, 전형적인 시골로 캔사스 주 한인을 다 합쳐도 500명도 안되는 곳에서 250명 장년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김세훈 목사 개인적으로는 성령의 힘으로 성도의 변화하는 삶을 체험하고 목격한 보석같은 시간이라고 한다. 이후2007년 엘에이한인연합감리교회에 파송받는다. 이곳은 1903년 하와이에서 배타고 온 이민자들이 본토에 처음 세운 한인교회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성장 동력이 많이 빠진 상황이었다. 부임 당시 100명 가량 출석하는 곳이었지만, 애틀랜타로 오기 전까지 9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400명으로 성장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한인교회에서 역시 4년 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한인교회 안팎으로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숫자적인 부흥도 따르고 있다.

그가 가는 곳마다 성장과 부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정작 본인은 부흥을 강조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이민교회가 성장하려면 수평이동이 없을 수 없잖아요. 여러가지 어려움 혹은 문제 가운데 오시는 분들은, 교회에서 함께 떠안고 치유와 회복을 통해 신앙이 다시금 새로워지길 돕고 있습니다. 또 가능하면 이사오신 분들, 처음 신앙생활 시작하려는 분들을 많이 전도하려고 합니다. 목회하면서 몇 가지 강조하는 점이 있는데 ‘화목하고, 행복하고, 성장해야 한다’입니다. 이전에 선배 목사님께서 이민목회를 잘하려면 ‘잘하는 사람은 잘 대해주고, 나쁜 놈들도 잘 대해줘라’고 했던게 마음에 많이 남아요. 결국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시니 함부로 정죄하지 말고 행복하고 화목하게 성장해 가면 좋겠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반대입장 분명,
교회의 본질이 뭔가 잊지 말아야

앞으로 분명 사회적으로나 교단적으로나 동성애 문제는 더 심화될 것이고, 여러가지 논쟁들이 생겨날 수 있지만 교회는 사실 진리 앞에서 담백하고 분명한 곳이며, 교회의 본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본립도생, 근본을 바로 세우면 살길이 열립니다. 교회의 근본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 아닌가요? 사회적인 이슈, 특별히 성(性)은 교회의 핵심적인 관심은 아니에요. 그런데 의미도 제대로 모르면서 문제화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전 이미 여러차례 성도님들께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는 동성애를 불쌍하게 여기고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는 것은 믿지만, 동성애 자체는 비성서적이며 찬성하지 않는다고요. 그리스도를 만나고 구원의 기쁨과 감동을 주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러 오는 분들에게 진리를 이야기해야 힘이 있고 성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은 아니지만 근본을 강조하며 성도들과 화목과 행복한 신앙생활을 권면하는 김세환 목사가 2015년 11월에 취임한 이후 만 4년동안 교회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애틀랜타 이민사회의 특성 상 대형교회로 꼽히는 경우라도 어느정도 숫자가 차면 정체되거나 크고 작은 이슈에도 줄어들기 마련인데, 한인교회는 2021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저력을 발휘하는 형세다.

어린왕자를 수도 없이 읽고 매일 들으면서 다닌다는 김세환 목사.
(Photo : 기독일보)

결국은 ‘사람을 세우는 목회’

목회철학을 묻는 질문에 세 개의 고사성어를 들었다. ‘유약겸하’, 항상 자기를 낮추고 겸손하게 살아라. 예수님께서 그렇게 사셨듯 섬기는 리더십으로 먼저 섬기는 자가 되야 한다. ‘여민동락’, 백성들과 함께 낙을 나눈다. 즉, 성도들과 기쁨도 슬픔도 나누는 목사가 되야 한다. 마지막은 ‘화광동진’, 빛을 줄여 함께 가자. 목회도 설교도 수준을 낮춰서 약한 모든 성도들과 함께 가야 한다. 더 깊고 심오한 말씀은 새벽예배나 성경공부를 통해 할 수 있다. 결국은 모두가 행복하고 화목하며 함께 가는 ‘사람을 세우는 목회’가 결론이다. 스무 명이 넘는 부목회자들 역시 행복한 신앙생활과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일년에 한달은 반드시 쉬게 한다.

“이민자들의 삶이 사실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교회에서 추구하는 건 딱 하나에요. 심오한 철학이고, 훌륭한 설교고 별 관심이 없고 그저 교회 와서 행복하고 새 힘 얻어서 잘 살면 되는거에요. 교회에서 늘 하는 소리가 ‘잘 하지 말아라’입니다(웃음). 꼭 열정 있는 사람이 잘 하려다 문제를 일으키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잖아요. 한번도 누구한테 못한 걸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어요. 솔직히 목사만 잘하면 되요. 사실 제가 지금까지 종양, 대장암, 심장, 녹내장 등 수 없이 수술을 했어요. 하나님께 의지하고 은혜 아니면 여기 설 수 없는 경험을 평생해와서 그런지 큰 교회, 작은 교회 별 관심도 없고 걱정해 본 적도 없어요.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하면 더 잘되지 안될 수 없어요. 그냥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이뤄가실 것을 믿습니다.”

2021년 1월, 애틀랜타 이민교회 중 처음으로 50주년 맞는 한인교회

이민교회에서 ‘50년’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묵직하다. 지역에서 최초로 세워진 교회 가운데 하나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처음으로 5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안팎의 시선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한인교회는 ‘50주년 기념사업회’를 출범해 2021년 1월 10일 50주년 기념예배와 함께, 50주년사 출판, 사진전시회, 다양한 감사음악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점차적으로 ‘교회 역사 자료실’을 만들어 현재 교회가 소유한 모든 자료들을 잘 보관해 다음 세대 일군들이 자부심과 긍지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인교회의 사역 가운데 하나이자 지역사회를 위한 쉼터가 되길 원하는 ‘두레마을’ 은 조규백 목사가 전담하고 있다. 우물의 생수를 떠 올리는 도구로 쓰이던 ‘두레박’처럼, 두레마을이 이민생활을 하면서 갈증이 있는 이들과 함께하며 생수를 공급하는 도구로 쓰임받길 원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교회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가량 떨어진 메이스빌에 드넓은 농장을 끼고 있어 함께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은 자연의 정서를 체험할 수 있고, 어른들은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육적, 정신적, 영적으로 치유가 필요한 자들에게 하나님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조화로운 공동체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별히 중독자들과 장애아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과 환경이 제공된다.

대외적으로는 지금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에벤에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자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간타마을 우물파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감리교단 세계선교부를 통해 10만불을 헌금했으며, 이들과 동역해 5만명이 거주하는 마을 전체를 돕고자 20개 이상의 우물을 팔 계획이다. 더불어 병원사역과 학교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물을 파줄 뿐아니라 관리까지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섬긴다는 계획이다.

아틀란타한인교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소개
(Photo : 기독일보)

인터뷰를 마치며 김세환 목사는 다시 한번 어린왕자 책을 집어 들었다. 나중에 꼭 어린왕자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다고도 했다. 좋아하는 동화책 주인공처럼 온유해보이지만 단단한 내면을 가진 김세환 목사. 인터뷰 때문일까? 기자역시 '외유내강'이라는 고사성어를 되새기며 따뜻한 마음으로 교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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