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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석 칼럼]사명의 값을 치루는 삶

기독일보

입력 Oct 21, 2019 06:20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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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우리는 가난해서 돈 안내도 돼요..." 원하지도 않는 대학에 왜 입학원서를 냈냐고 묻는 엄마에게 저희 막내가 한 대답입니다. 자식의 입에서 '자기가 가난하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마음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읽었는지, 막내가 다시 말했습니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아빠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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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반이 된 막내가 얼마 전 두 곳의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았습니다. 딱히 다니고 싶어서 어플라이를 했던 것이 아니라, 학교를 찾아온 대학교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진학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신청을 해보겠냐고 물어서 무심코 'why not'이라고 대답을 했다가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여기 저기 어플라이를 하면 돈이 들지 않냐'고 엄마가 묻자,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에게는 원서비를 받지 않는다고 녀석이 대답을 한 것입니다. 막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가난한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것에 부끄러워하지 않아서 감사했고, 또 원하는 만큼 많은 것 해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말끝에, 막내가 말했습니다. "아빠, 아직도 카페 가지고 싶어요? 나중에 내가 사 줄게요..." 언젠가, 어릴 적 제 꿈이 카페 사장 되는 것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막내가 그걸 기억했던 것입니다. 더 이상 그런 것을 꿈꾸고 있지 않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지난 화요일 저녁, 집에서 식사 아닌 식사를 하다가 이빨에 금이 가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그날따라 배가 고프지 않아서 저녁을 건너 뛸 요량으로 이런 저런 주전부리를 하고 있는데 '막내가 저녁을 먹고 있으니 빨리 와서 한술 먹고 치우라'고 아내가 자꾸 권했습니다. 마침 제가 좋아 하는 반찬이기도 해서 못 이기는 척하고 한입 베어 물었는데, 머리가 쭈뼛 서는 통증과 함께 '뿌드득'하고 이빨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쌈에 올린 반찬이 자꾸 떨어져서 젓가락을 대고 먹으려고 하다가 스테인레스 젓가락을 함께 씹었던 것입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확인했습니다. 다행이 이빨이 아직 붙어있긴 했지만 바깥으로 좀 벌어지고 아픈 것을 보니 속으로 부러진 것이 분명했습니다. 거울을 쳐다보는데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웃고 있는 얼굴을 보니 욕이 나왔습니다. '이 미련한 인생아, 웃음이 나오냐...'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첫째는, '이게 앞니인데, 이거 빠지면 어떻게 설교를 하지?'라는 마음 때문이었고, 둘째는, '없는 살림에...'라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며칠 뒤, 몇몇 목사님들과 만나 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목사님이 '나랑 똑같은 짓을 했네'라며  자기 앞니를 보여주셨습니다. 목사님의 앞니는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꺼멓게 색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왜 아직까지 앞니를 안 빼셨어요?" 목사님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이거 빼면 어떻게 설교를 해...?" 조금은 미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마땅히 설교를 부탁할 사람도 없고, 또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이 짠~ 했습니다. 목사님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때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값을 치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믿음은, 값을 치루더라도 사명의 길로 나아가는 것인 줄 믿습니다. 사명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의 값을 치루신 예수님처럼,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실 수 있는 우리 모두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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