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 아들의 의붓 여동생 대상 성범죄 여부를 놓고 '막장드라마급'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은 용인 지역 한 교회 A목사의 아들이 18년 전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폭로에 따른 것이다. 피해 여성은 A목사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도인 B씨의 딸로, A목사 아들과 피해여성은 의붓 여동생이나 다름 없는 관계이다.

A목사는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사건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는 등,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 교회 C장로는 최근 A목사 아들의 성범죄 의혹을 비롯해 A목사의 부도덕성, 문제를 제기한 이들에 대한 불법 치리 등을 기자들에게 고발했다. 교회와 A목사가 자신을 일방적으로 매도해, 한국교회 앞에 호소하게 됐다는 것.

C장로는 A목사와 사실혼 관계 여성도 B씨의 오빠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조카 관계가 된다.

그는 먼저 18년 전 성폭행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A목사는 자신의 여동생 B씨와 동거를 시작한지 2-3년쯤 되던 해, 뉴질랜드에 유학 중이던 A목사의 아들에게 B씨의 딸을 여행 보내게 되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A목사의 아들은 22세, B씨의 딸은 15세였다고 한다. C장로는 "A목사의 아들이 조카가 뉴질랜드에 머문 한 달여 동안, 수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했다. 이 사건은 조카 귀국 후 친구를 통해 알려졌고, 당시 A목사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았다. C장로에 따르면 A목사가 신상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덮어줄 것을 요구했고, 여동생 B씨가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

하지만 그 이후에도 A목사 아들의 괴롭힘이 계속됐다고 한다. C장로는 "사건 1년 후 A목사의 아들이 귀국했는데, 지금까지도 조카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며 "당시 문제가 공공연히 알려지자, 제 동생과 조카를 '문제가 심각한 모녀'로 매도해 버렸다"고 말했다.

C장로와 가족들은 지난 10월 초 한 주일예배에서 A목사와 아들이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과를 받지 못했고, 그 다음 주 자신들이 교회에서 제명·출교당했음을 알게 됐다.

C장로는 "조카가 당시 사건의 충격과 이후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아직도 지독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후유증으로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 장애까지 발생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은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으면서 거짓으로 일관하고, 저와 가족, 피해 모녀를 불법으로 제명·출교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C장로는 교회에서 정식으로 치리회가 조직된 적도 없고, 사건에 대한 진상 파악이나 소명 기회 등을 전혀 주지 않았기에 불법 징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A목사는 이에 대해 제명·출교 등 치리는 교회 정관에 의거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결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더구나 C장로 등의 주장과 달리, 자신은 이 치리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으며 성도들 스스로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A목사는 "나는 정관상 치리에 개입할 수 없다. 우리 교회는 교인들이 다 결정한다. 교인 전체가 들고 일어나서 아니라고 하는데, 나 혼자 이를 부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그러면 나도 쫓겨난다"고 밝혔다.

C장로는 A목사 개인의 도덕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전처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여동생이자 교회 성도인 B씨와 동거를 시작했다는 것.

이에 대해 A목사는 B씨와 사실혼 관계를 가졌던 것은 인정했지만, 전처와 이혼한 후 만났으므로 불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A목사는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것은 맞다. 이는 교회 성도들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혼한 후에 서로가 싱글일 때 만났다. 시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에 C장로는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만난 것이 분명하다. 정확히 20년 전부터 사실혼 관계를 시작했고, A목사는 나중에야 사모와 이혼을 했다"며 "지금도 이혼한 아내가 교회에 출석하며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애초 바라는 것은 죄에 대한 인정과 진정어린 사과였지만, 사과는커녕 제명·출교를 통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A목사는 "법으로 진실을 따져야 하는 문제를, 떠도는 말만으로 사실이라고 주장한다"며 "C장로가 나를 '무고'하고 있으므로, 법으로 제대로 된 진실을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 한 성도는 "당시 일에 대해 뭐라 말하기 어렵다. 증거도 없다. 그러나 모녀가 분명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라며 "서로 오해를 풀고, 원만한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장로와 가족들은 제명·출교 처분에도 매주 교회에 나와 A목사와 아들을 향해 진실을 밝힐 것과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목사의 아들은 현재 베트남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