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한 자로 참회의 영성을 염원하며'라는 주제로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와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간의 대담이 17일 오전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담임 이수환 목사)에서 개최됐다.

김명혁 목사는 매달 교계 주요 목회자 및 신학자들과 함께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영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예수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회개 강조
다윗, 베드로, 사도 바울, 예루살렘 교회...
회개란 죄인임 인정·고백, 무릎 꿇고 항복

먼저 김명혁 목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올바른 신앙생활이 5가지 있다. 회개와 참회, 몸을 드리는 예배, 사랑과 섬김의 손길, 감사와 기쁨, 그리고 천국에 대한 소망"이라며 "그래서 이를 '신앙 5도(道)'라고 자주 말하게 됐다. 오늘은 그 중 '회개와 참회'의 영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혁 목사는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 죄인들로부터 기쁘게 받으시기를 원하시는 신앙생활은 무엇인가. 다윗은 눈물을 흘리면서 드리는 '회개와 참회의 제사(시 51:15, 17; 34:18; 6:6)'라고 했다"며 "성자 예수님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회개'를 강조하시고 또 강조하셨다. 갈릴리에 오셔서 제일 처음에 전파하신 말씀도, 승천하시기 전 마지막 부탁도 '회개'였다"고 전했다.

또 "배신자 베드로가 디베랴 바다가에서 회개하고 또 회개한 다음, 오순절 날 예루살렘에서 제일 먼저 선포한 말씀도 '회개하라'는 말씀이었다(행 2:37-38). 예루살렘 교회도 회개"하므로 시작됐다"며 "살인자요 훼방자요 핍박자요 포행자였던 사울이 회개하고 또 회개한 다음, 소아시아 선교지에서 전파하고 증거한 말씀도 회개와 믿음에 관한 말씀이었다(행 20:18, 21)"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회개란 자기가 죄인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고백하면서 무릎을 꿇고 항복하는 것이다. 회개 없이는 죄 사함도 구원도 의롭다 함도 천국도 없다"며 "회개는 한 번 크게 삶의 방향을 돌이키는데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울면서 돌이키고 또 돌이키는 것이다. 그것을 '참회'라고 말할 수 있다. '회개와 참회'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올바른 신앙생활의 입문이자 과정이고 출구"라고 밝혔다.

김명혁 목사가 2019년 10월 대담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명혁 목사가 2019년 10월 대담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회개와 참회를 계속해서 가장 많이, 처절하게 한 사람이 다윗이었다. 사도 바울도 다윗의 뒤를 이어 처절한 회개와 참회의 제사를 평생 계속해서 드렸다(롬 7:24, 딤전 1:15)"며 "그래서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을 귀중한 종으로, 순교의 제물로 받으셨다. 사도 바울의 처절한 회개와 참회의 고백 때문에 성 어거스틴과 길선주·이기풍 목사님도 같은 길을 걸으면서 귀중한 종들로 쓰임을 받았다. 이성봉·김치선·한경직·박윤선 목사님도 뒤이어 맨날 울면서 회개와 참회의 삶을 사셨다"고 했다.

김명혁 목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올바른 신앙생활이란 회개하고 참회하면서 살아가는 삶이라 생각한다. 회개와 참회 없는 믿음은 형식적인, 위선적인. 거짓된 믿음이기 때문"이라며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들에게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셔서, 날마다 회개와 참회의 제사를 드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최선을 다하게 하시기를 바라고 소원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중·고·대학생 시절, 이성봉·김치선 목사님에게서 회개와 참회의 신앙을 아주 조금씩 물려받게 됐다. 이성봉 목사님은 '죄 지은 사람이 지옥 가는 것이 아니고 회개하지 않는 사람이 지옥 간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김치선 목사님도 회개를 강조하시면서 설교 시간 자신의 죄를 공개적으로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고 3학년 때 저는 전도와 목회에 전념했다. 그런데도 서울대 사학과에 합격했다. 대학생이 돼서도 교복을 입고 토요일과 주일 열심히 전도와 목회를 계속했다"며 "이 모두가 김치선 목사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사랑과 은혜와 감동과 도전 때문"이라고 했다.

김명혁 목사는 "눈물의 회개와 은혜사모와 기도와 전도와 헌신의 목사님을 신앙의 스승님으로 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그리고 사모하는 마음과 듣는 귀와 순종할 수 있는 몸과 삶을 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가 "성경책에 넣고 다니면서 자주 읽는다"고 소개한 회개와 참회의 고백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나는 망할 자이옵니다(어거스틴)", "나는 작은 벌레입니다(프랜시스)", "나는 버림받을 죄인입니다(루터)", "나는 망할 자이옵니다(칼빈)", "나는 아간 같은 죄인입니다(길선주)", "나는 죄인 중의 괴수외다(이기풍)", "주님이 차지할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습니다(주기철)", "나는 신사참배한 죄인입니다(한경직)", "83년 묵은 죄인입니다(박윤선)", "제가 잘못했습니다(김창인·강원용·조용기)".

회개는 '하나님 향한 생의 전환' 단회적 사건
참회는 날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자리'까지
회개, 신자들 하나님 자녀로 살아가는 첫 관문

이어 발표한 임석순 목사는 "회개는 하나님을 향한 생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회적 사건"이라며 "그러나 참회는 구원받은 자가 말씀을 기준 삼아 날마다 하나님께로 돌아서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자리까지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사라지고 있는 회개와 참회는 윤리적 단어가 아니다. 회개는 하나님을 볼 수 없는, 죽었던 자에게 먼저 생명을 주심으로 깨닫고 하나님을 보게 됨과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라며 "회개는 신자가 한 평생에 단 한 번만 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첫 관문"이라고 했다.

임 목사는 "마태복음 3장에서 세례요한의 '회개하라'는 외침은 윤리·도덕적 죄로부터 돌이키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성경에서 말씀하는 죄는 하나님을 등지고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인데, 그런 자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죄인은 하나님을 볼 수 없기에,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마치 시체를 향해여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하는 것과 같다"며 "이미 죽은 영혼은 누구도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없다. 하나님께서 수없이 많은 선지자들을 통해 '돌아오라' 말씀하셨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임석순 목사가 2019년 10월 대담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임석순 목사가 2019년 10월 대담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임석순 목사는 "이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라며 "주님이 찾아오셔서 죽은 영혼에게 새 생명을 주심으로 하나님께로 돌아설 수 있게 만드신다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주님을 만난 사람으로서 우리의 삶
1. 삶으로 찾아오신 주님 보여줘야
2. 세상 향해 하나님과 복음 전해야
3. 용서할 수 있는 자로 살아내야
4. 성령 충만해져 하나님 바라봐야

임 목사는 "그렇다면, 찾아오신 주님을 만난 사람으로서 우리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첫째, 삶으로 찾아오신 주님을 보여줘야 한다"며 "물론 그러기에는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다. 신앙생활을 잘해도 숱한 어려움이 찾아오고, 죄를 범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낙심하고 절망해서는 안 된다. 구원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살며 지은 죄를 날마다 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가 (알게 모르게) 지은 죄과를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는 것을 참(懺)이라 하고, 그 죄과를 뉘우치고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것을 회(悔)라고 한다"며 "이렇게 항상 참회하며 살아가는 자는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할 수 있다(시 16:11). 예수님으로 인하여 구원을 얻은 우리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빌 4:4-5)"고 했다.

둘째로, 세상을 향해 내가 만난 하나님과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는 "내가 주님을 만난 자인 것을, 내게 임한 천국을 증거해야 한다"며 "우리가 세상과 구별된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복음을 전파할 때 그 복음은 설득력이 있고, 그 복음을 들은 누군가는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변화돼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셋째로, 용서할 수 있는 자로 살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용서는 '하늘의 사람이 죄악된 이 세상 속에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상태'이다. 나를 불편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세상,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세상에서도 평온을 유지하는 상태가 바로 용서"라며 "모두 하나님의 은혜다. 내 의가 드러나는 순간, 절대로 용서의 통로가 될 수 없다. 용서의 통로가 되는 길은 날마다 십자가 앞에 나아가는 것뿐"이라고 했다.

넷째로, 성령 충만해지는 것이다. 그는 "성령충만은 어떤 이상한 현상이나 은사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증거는 딱 하나다.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욜 2:28)'"라며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한다는 것은 바로 하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늙은이가 꿈을 꾼다는 것 역시 하늘나라를 꿈꾸는 것이다. 젊은이가 이상을 본다는 것 역시 하나님 나라를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목사는 "나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분 내고 낙망하지 말고, 본래 내가 있었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갈망한다면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개한 영생의 사람으로 날마다 참회하고, 감사와 기쁨으로 복음을 자랑하며 용서하는 자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