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 자기만의 공간과 세계 가운데 살아간다. 이곳에 기쁨과 사랑만이 넘치길 소망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 속한 ‘나의 공간’은 쉽게 흔들리고 쉽게 무너진다. 때로는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이 나를 밀어내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공간이 확장되는 연결고리, 내 마음의 ‘문’ 밖에서 조용히 두드리시는 분이 계시다. 굳게 닫혔던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도, 그 분은 내 공간에 들어와 나와 함께 거하시며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 약속하셨다.

중앙장로교회(담임 한병철 목사)에 둥지를 튼 ‘레드 도어 미니스트리’ 최혜진 전도사는 이 문을 편안하게 열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를 꿈꾼다. 최 전도사는 본 교회의 영어권 사역을 맡고 있기도 하다.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과정에 대해 그녀는 “기억도 안나는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동남아 선교지로 나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민교회 목회자 자녀로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프린스턴신학교를 졸업하고, 사역해야 겠다는 결정은 못하고 병원에서 채플린을 하면서, 목회보다는 채플린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애틀랜타로 내려왔는데 ‘상담’이라는 소명을 받게 됐습니다. 에모리대학에서 목회상담학으로 신학박사(Th.D) 학위 과정을 공부하며 기도할 때, 지금 같은 작은 방이 보이고 이곳에서 학생들과 청, 장년들이 편안하게 상담받고 치유받아 세워지는 비전을 보여주셨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2년 동안 기도한 뒤, 당시 어린이부 사역을 하던 연합장로교회 고(故) 정인수 목사님을 찾아가 말씀드리자, 큰 사무실도 내주시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셔서 2017년 1월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고민과 기도 가운데 ‘어머니 품’ 같은 연합교회를 떠나 새로운 길을 시작하라는 응답을 주셔서 중앙교회로 옮겨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레드 도어’는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함받게 해주고, 깨어짐을 덮어주신 예수의 피를 상징한다. 이스라엘 민족이 문에 바른 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있었던 유월절처럼, 레드 도어에 들어온 모든 이들은 사랑과 보살핌, 치유와 자유를 찾을 수 있기 소망이 담겨있기도 하다.

레드 도어 미니스트리 지니 최 전도사
(Photo : 기독일보) 레드 도어 미니스트리 최혜진 전도사

지니 최 전도사가 어린 시절 선택의 여지 없어 겪어내야만 했던 다양한 문화와 환경은, 그녀의 삶 곳곳에서 복합적인 요소로 긴장감(Tension)을 유발해 정체성의 혼란을 비롯한 여러가지 아픔을 심어주기도 했다. 반면 이를 고민하고 이겨내 온 과정들이,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1세 부모와 2세 자녀들의 긴장감, 교회와 세상 가운데 긴장감, 부부간의 긴장감 등 서로 다른 문화와 이해가 부딪힐 때의 갈등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약(藥)이 되고 있다. 또한 이를 신학과 심리 상담이라는 전문 분야에 적절히 적용해 신앙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시각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녀는 처음 내담자가 방문했을 때, 기독교 신앙적인 부분도 나누길 원하는지 묻고 원한다면 자연스럽게 신학적인 부분이 더해진 상담이 이뤄지며,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마음의 깊은 곳을 터치하다보면 결국 절대자 혹은 신의 존재를 온전히 외면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전도의 목적은 아니지만 일단 상담센터가 교회 내 위치한 만큼 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교회 밖 내담자들도 자연스럽게 신앙적인 이야기가 오간다고. 

이민사회가 겪는 가장 대표적인 갈등이 뭔가라는 질문에 최 전도사는 ‘사랑’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결국은 ‘사랑’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많다는 것이다. 특별히, 내가 가진 사랑의 방식과 관점을 고집하고 상대에게 강요할 때, 실타래처럼 얽혀 어디서 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랑하지만 미워하는’ 관계가 되버리기 십상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자유를 주는 사랑이어야 하는데, 많은 아시안 이민 가정이 그렇듯 부모의 사랑은 제한하는 사랑이죠. 2세들에게는 그 상황에서 부모님을 바꿀 순 없지만, 어떻게 하면 내가 변화되어 부모님을 이해하고 거리를 두면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하나 하나 실천해봐요. 1세 부모님들이 오셔도 원리는 같아요. 처음에 만나서 세 가지 정도 목표를 세워서 일주일에 한 두번 만나며 10주 정도 상담을 진행합니다. 중간에 문제들이 해결되면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서 도전하기도 하고요, 상담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도 ‘정기첵업’ 받듯이 한 달에 한번, 두 달에 한번씩 오셔서 편하게 이야기하고 가세요.”

사실 상담은 어떤 큰 문제가 생겨서 오면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한다. 아플 때 집중적으로 치료 받아 낫게 된 후에도 건강한 삶을 위해 정기 첵업이 필요하 듯, 상담 역시 당면한 문제가 해결되도 정기적으로 첵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니 최 전도사는 ‘레드 도어’를 찾아오는 모두가 하나님께서 각자를 특별하게 창조해주신 계획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 편안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가운데 쉬이 마음을 털어놓고 치유 받아 새로운 삶을 살게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비전을 나눴다.

사역 및 상담에 관한 문의는 678-827-1095, jinny0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