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에 이어 9일 다시 대규모 광화문 집회가 열렸다. 이날 역시 기독교인들을 비롯해 수많은 국민들이 광화문광장 일대를 가득 메우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이날도 전광훈 목사가 사회를 본 가운데 예배를 먼저 드렸다. 특히 전 목사는 "오늘 우리는 역사의 한 분기점에 서 있다"며 이날 집회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또 전국에서 온 많은 목회자들이 단상에 올라 기독교인들의 회개를 촉구하며 대한민국이 그 동안 누려운 자유를 계속해서 지켜나가자고 외쳤다.

이용규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세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한미동맹을 강화해 세계적으로 빛나는 대한민국 되기를 원한다"며 "공산·사회주의 사상을 버리지 못하면 그것은 마치 병균처럼 이 나라를 망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삭발식으로 눈길을 끌었던 이상민 목사(대구서문교회)는 "건강할 때는 그것이 소중한지 몰랐다가 건강을 잃고 나면 어리석게도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며 "자유 대한민국이 지난 2년여 동안 큰 아픔을 겪고 나서야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중한 나라인지 우리 모두는 다시 깨닫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대한민국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이 나라를 우리가 생명을 다해서 지켜내야 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당신은 목사인데 왜 머리를 깎았냐'고 질문한다. 요나가 탄 배가 풍랑을 만났을 때, 요나는 자신을 바다에 던지라 한다. 풍랑을 만나게 된 것이 바로 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가 그 사명을 감당하지 못해 대한민국이 이런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기에 목사로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머리카락을 자른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온 국민 앞에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삭발을 했다. 대한민국이 공산주의로 가는 걸 보면서도 '아니오'라 외치지 못한 것이 부끄럽고 죄송해서 목사가 이 머리카락을 깎았다. 생명을 다해 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는 약속에서 그렇게 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한 알의 밀이 되어 달라.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 대한민국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만들자"고 외쳤다.

최근 예장 통합총회가 제104회 총회를 개최했던 곳인 포항 기쁨의교회 박진석 목사도 단에 올랐다. 박 목사는 "우리는 여기에 진보와 보수의 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좌와 우의 싸움도 아니다. 상식과 몰상식, 진짜와 가짜의 싸움을 위해 모인 것"이라며 "상식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 진짜가 무너지면 가짜가 이 나라를 끌고 가게 된다"고 했다.

그는 "누구를 끌어내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가 예수의 정신, 경천애인, 홍익인간의 정신을 잃었기에 지금 이 지경이 된 것"이라며 "저는 영적 지도자인 목사로서 여러분 앞에 부끄럽다. 다른 이들을 욕하기 전에 나 자신과 우리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면서 회개하자. 그래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했다.

이어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는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함성을 발하면 그것을 들어주셔야 한다. 목사도 교인 한 명이 울 때 그를 달랜다. 하물며 이토록 수많은 이들이 울고 있으면 와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달래주는 게 지도자"라고 했다.  

장 목사는 "우리는 그저 우리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외치는 것일 뿐"이라며 "옳고 그름만 중요한 게 아니다. 성숙한 사랑이 더 중요하다.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더 이 나라와 국민, 지도자를 사랑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통령 마음 속에 그런 성숙함 있어서 듣고만 있지 말고, 여기 나와 우리를 설득시키든, 설득을 당하든 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