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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의 ‘연애는 다큐다’] 사랑을 견인하는 최고의 무기, ‘대화’

기독일보

입력 Oct 10, 2019 12:05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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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성공해야, 사랑도 결혼도 행복도 성공한다

(포토 : )

우리 시대는 사랑에 대해 무언가 감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영상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아주 환상적이면서도 말로는 묘사할 수 없는 지고지순함이나 운명적인 느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 하면 핑크빛 하트 모양 속의 로맨틱한 키스신처럼 몸으로 표현된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영혼의 만남처럼 숭고하고 절대적인 무언가를 자꾸 연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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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인지 아주 근사한 외모나 매력, 가슴에 품은 절절한 사랑만 있다면 언제든지 짝을 찾거나 사랑을 이루고 또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정말 사랑이 그런 것으로 충분한 것일까. 사랑은 두 시간 만에 끝나는 영화가 아니다. 멋진 그림과 아름다운 배경음악만으로 영화가 완성되지 않듯이 말이다. 그러면 사랑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무엇일까.

사랑은 과연 무엇으로 작동하고, 무엇을 가장 큰 에너지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까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무엇을 빼면 사랑이 가장 맥빠지고 뿌리가 흔들리게 될까.

내 생각에 그것은 아마 '대화'가 아닌가 싶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도 소중하고 추억이나 약속 같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랑의 꽃, 사랑의 심장은 역시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아닐까.

로맨스 영화나 사랑을 다룬 소설을 봐도 그 흐름은 모두 두 사람의 대화에 달려 있다. 사건을 전개하고 변화시키는 포인트도 모두 대화이다. 중요한 이야기부터 사소하고 가벼운 이야기까지, 그리고 글로 남기는 편지와 메신저로 나누는 대화까지, 핵심적인 스토리는 의미 있는 대화와 마음에 남는 말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화하면서 사랑에 빠진다. 첫눈에 반할 만한 이상적인 외모이거나 조건이 다 맞아서 사랑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야기가 통해서, 그리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좋아서 빠져든다. 말하는 입과 웃는 눈, 특유의 표정과 독특한 말버릇, 억양, 유머 등에서 매력이 발산된다.

심지어 떨떠름한 표정이나 새침한 모습, 삐친 모습, 다소 엽기적인 장난스러움도 매력적인 대화의 요소가 된다. 사람이 외모나 스펙이나 돈이 없어도 다 짝이 있고 사랑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대화의 비밀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반면 둘 사이 금기어나 금지된 주제가 많을수록 대화는 틈이 생기고, 그 부족함에 대한 욕구는 다른 곳을 향하게 된다. 서로 종교가 다르거나 목표와 관심사가 다르면 대화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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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보는 것과 듣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저마다 지닌 특별한 음색의 목소리다. 귀에 남는 목소리는 꼭 꾀꼬리 같아서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라서 소중한 특별함이 있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해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는 귓가에 남는다.

사람은 죽을 때도 귀가 가장 늦게 닫힌다고 한다. 눈을 감은 것 같아도 소리는 조금 더 들린다는 뜻이다. 믿음이 들음에서 오는 원리에 따라, 최후의 순간에라도 복음을 듣고 구원을 얻으라는 하나님의 배려일 터인데, 그만큼 눈이 흐려지고 쇠약해져도 복음을 듣고 마지막 순간에라도 회심하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대화는 내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우리를 가장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바라신다.

그래서 조건으로는 한없이 부족한 우리 인간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것 아닐까. 하나님은 사랑하는 인간을 위해 말씀을 주셨고, 많은 헌금이나 분주한 봉사보다도 대화를 원하신다.

대화가 중요하다 하니, 늘 말이 잘 통하고 주제가 끊이질 않으며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의 수다를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대화는 많은 언어로만 나누는 것은 아니다. 대화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두 사람만의 의사소통 방식이 잘 통하면 그것이 최선인 것 같다.

어떤 부부는 여자 혼자 다 이야기하고, 남자는 한두 마디 던지는 식으로 지낸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내가 아는 어떤 부부는 남자가 하루에 서너 번씩 꼭 전화를 한다. 의처증은 아닌데, 문자나 톡은 거의 쓰지 않고 꼭 전화를 건다.

그렇다고 특별한 용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야? 뭐해? 이런 수준의 통화인데, 부인도 그리 귀찮아하지 않고 '그런가 보다' 한다. 어떤 부부는 낮에는 웬만큼 급한 일 아니면 톡이나 메시지로 필요한 부분만 묻고 답한다.

거의 말이 없는 부부도 있다. 각자의 공간에서 자기 일을 하거나 같은 공간에서 TV를 보기도 하지만, 시시콜콜한 긴 대화는 별로 없다. 하지만 서로 큰 불만이 없이 잘 통한다. 잘 안 통해도 그뿐이고, 조금 다퉈도 돌아서면 그만이다.

이처럼 대화의 종류나 길이의 문제가 아니라,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마음이다. 대화만 하면 똑같은 논리로 매번 싸우는 이들도 있고, 항상 같은 결론으로 공방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는 독설에 비방까지 자주 오가는데, 어떤 때는 그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낯선 음식이 중독되면 더 끊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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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에게는 열광하는 많은 이들과 가족과 제자들까지 있었지만, 머리 둘 곳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되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이 없도다, 하시고 (눅 9:58)".

이 말씀은 거할 곳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당장 십자가라는 큰일을 앞둔 자신의 처지를 알 사람이 전혀 없고, 참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참 사람의 아들이기도 한 고통과 외로움을 토로할 곳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오직 아버지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던 주님이었다. 성도는 예수님처럼 어떤 순간에도 기도하고 대화할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고통은 클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사랑할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말할 대상을 찾는다는 뜻이다. 가장 기쁠 때, 가장 외롭고 힘들 때, 가장 속상하고 억울하고 답답할 때 말할 곳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재미있는 것을 보았을 때, 문득 무슨 생각이 났을 때 얼른 말하고 싶은 사람, 말을 들어 줄 사람, 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곧 사랑하는 사람이다.

남자도 여자도 어느 정도는 지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엄청 유식한 척척박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지적인 사람은 말이 통하고 대화가 이어지는 사람이다.

자기 생각이 있고 세상에 대한 건전한 견해와 소신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사리분별력과 총기가 있어야 한다. 물론 말을 너무 번드르르하게 잘하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대화를 지배하는 자가 사랑을 차지한다. 흔히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것이나 유리한 조건이 사랑에는 최고라 생각하기 쉽지만, 조건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대화의 힘이 웬만한 것을 압도할 수 있다.

대화에 성공해야 사랑도 결혼도 행복도 성공한다. 대화가 안 통한다면 다른 조건이 맞아도 절대로 덜컥 나서지 말라. 살다 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도 금물이다. 대화가 통해도 함께 살다 보면 답답한 것이 남녀 관계인데 처음부터 안 통한다면 답이 없다.

이미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다면, 귀찮다고, 안 통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쉼 없이 대화하라. 그 소통의 끈이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관계는 견고해지고 두터워질 것이다.

대화는 끝내 하나로 합쳐질 수 없는 육신과 영혼을 단단히 묶어주는 실타래이기 때문이다.

김재욱 작가

사랑은 다큐다(헤르몬)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30여 종
www.woogy68.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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