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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 “내 몸에 순교의 피가...”

기독일보 김진영 기자

입력 Oct 10, 2019 12:00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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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 안에서만 신앙의 자유 있어

107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의 담임목사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사회주의는 적그리스도"라 외치며 얼마 전 머리카락을 잘랐다. 기독교계 지도급 인사가 정치·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삭발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이른바 '사학법 개정' 사태 이후 처음이었다. 교계 안팎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8일, 대구서문교회에서 그 주인공인 이상민 목사를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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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임명, 사회주의로 가겠다는 것
자유민주주의 안에서만 신앙의 자유"

대구서문교회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는 이상민 목사. 그는 “이미 순교를 각오했다. 두려울 게 없다”고 했다. ⓒ대구서문교회
대구서문교회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는 이상민 목사. 그는 “이미 순교를 각오했다. 두려울 게 없다”고 했다. ⓒ대구서문교회

-왜 삭발했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주의로 가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결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되어선 안 된다. 나는 이런 것들을 적그리스도로 본다. 대한민국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을 결코 두고볼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이 내 애국운동의 전부다. 그 외 정치적 문제들은, 개인적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나, 목사가 공개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이 정부가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생각하나?

"여러 정책들이 그런 성향을 보여주지만, 결정적인 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이다.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반대했지만, 기어이 그를 임명했다. 사회주의로 가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겠나?"

-왜 꼭 자유민주주의여야 하나?

"그것이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가 그 자체로 완벽하진 않지만, 마음 놓고 신앙생활을 하고 선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체제다. 공산주의 국가가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가 이미 증명해 왔다."

"삭발, 나라·교회 사랑하는 마음 보이고자
이미 순교 각오... 생애 한 토막 주님 위해"

-삭발까지 결심한 다른 이유도 있나?

"목숨을 걸고 공산·사회주의의 침투를 막겠다는 결기의 행동이었지만, 내가 섬기는 대구서문교회 교인들에게 담임목사가 나라와 교회를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이 어려운 때, 교인들이 흔들리지 않고 믿음을 굳게 지키길 바랐다. 예수님께서는 '이리나 늑대가 나타나면, 삯꾼은 양들을 버리고 도망가지만, 참 목자는 양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다'고 하셨다. 나 역시 그런 참 목자가 되고 싶다."

-반대하는 이들도 있을텐데, 겁나지는 않나?

"이미 순교할 각오가 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못난 나를 사랑해주시고 지금까지 인도해주셨는데, 내 생애 보잘 것 없는 남은 한 토막이라도 주님께 드리고 싶다. 목사셨던 내 외할아버지는 6.25 때 북한 인민군에 의해 순교당하셨다. 내 몸에 그 피가 흐른다. 결코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니 두려울 게 없다."

-삭발식을 했을 당시, 소속 교단인 예장 합동을 비롯해 장로교단들이 총회를 갖고 있었다. 기간이 겹쳐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의도했던 건 아니었다. 원래 그 전에 하려 했는데 개인 사정상 그 때 하게 됐다. 안타까웠던 건, 각 교단들이 총회를 통해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시국선언문 같은 걸 좀 결의해줬으면 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삭발 후 반응은 어땠나?

"전국에서 수많은 분들이 '미안하고 고맙다'며 연락해주셨다. 힘을 얻었고, 희망을 보았다."

이상민 목사가 10월 9일 광화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가 10월 9일 광화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서문교회

-개천절이었던 지난 10월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기독교인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나 역시 그곳에 있었다(이 목사는 한글날이었던 10월 9일에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특히 이날엔 직접 단에 올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한국교회가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편집자 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들, 특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그토록 많다는 것에 놀라고 감동했다."

"한국교회, 요나의 심정으로 회개해야
먼저 목소리 낸 전광훈 목사, 높이 평가"

-지금 시국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오늘날 많은 이들이 사회주의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은 자유주의 안에서의 경쟁과 빈부격차로 인해 소외당하고 힘든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이 사회주의 이념 자체를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현실적 어려움이 그들로 하여금 사회주의로 기울게 했을 것이다.

여기에 교회도 책임이 있다. 사회의 어려운 이들과 함께 했어야 할 교회가 속화되고 성장이 준 안락함에 안주한 탓에 그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그러니 지금 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회개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은 바로 우리 때문'이라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요나가 탄 배가 풍랑을 만았을 때, 그는 자신을 바다에 던지라고 한다. 이렇게 된 것은 모두 자신 때문이니 그렇게 하면 바다가 잠잠해 진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런 요나의 심정을 가져야 한다. 그럼 대한민국이 만난 풍랑도 잠잠해질 것이다."

-전광훈 목사는 어떻게 평가하나?

"그의 방법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을 때 목사로서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는 점만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나 역시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대의를 위해 그와 함께 할 것이다. 다만 뜻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끝으로 못다한 말이 있다면.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다. 영적 전쟁이다. 그렇기에 회개해야 하고 기도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위기는 어쩌면 하나님께서 교회를 깨우시기 위한 회초리일지 모른다. 이를 통해 강력한 회개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럼 결국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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