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행을 떠난 뉴욕 변호사는 왜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으로 나섰을까? 재미교포 조셉 전(한국명 전후석)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헤로니모의 삶'을 언급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 "지금껏 우리가 알지 못했지만 반드시 알아야할,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주인공"이라고 표현했다.

조셉 감독은 여행 중 우연히 만난 헤로니모의 딸 페트리시아를 만난 후 약 3년간 4개국, 17개 도시를 돌며 쿠바의 한인, 선교사, 역사학자 70여 명을 만나 헤로니모의 이야기를 기록, 이를 영화로 제작했다.

헤로니모(한국명 임은조)는 독립운동가 임천택의 아들이다. 임천택은 2살 때 멕시코로 넘어가 이후 쿠바에서 이민생활을 했다.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났음에도 한인 정체성을 이어가고자 했던 그는 이민자들과 쌀 한 숟가락 씩 모아 대한민국임시정부로 독립 자금을 보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인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국어학교와 청년 학원을 열어 한국어를 가르쳤다.

ⓒ커넥트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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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헤로니모는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끌었다. 또 헤로니모는 1959년 쿠바 통상사절단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 경제개혁을 전담, 쿠바 국립은행 총재, 산업부 차관을 역임했다.

그랬던 그가 1995년 쿠바 한인 대표로 생애 처음 쿠바의 한인 대표로 한국 땅을 밟았다. '정부 광복 50주년 세계 한민족축전'에 초청된 것이다. 이전까지 쿠바인으로 살았던 그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깨닫고, 이후 11년간 한글학교를 세우고 한인을 하나로 모으도록 한인회 재건에 힘썼다.

한편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한독립, 쿠바혁명 그리고 꼬레아노라는 정체성을 이어 온 헤로니모와 '꼬레아노'의 꿈을 스크린으로 옮겨 온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는 11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