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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인의 아트설교] 설교, "들려지는 글쓰기, 이미지로 써라"(2)

기독일보

입력 Sep 30, 2019 08:17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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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 )

둘째, 세부적인 묘사를 하라

구체적인 호소와 세부적인 묘사는 조금 다르다. 구체적인 호소는 상황에 대한 것이라면 세부적인 묘사는 마음적인 것에 해당된다.

구체적인 호소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세부적인 묘사는 어렵다. 문학적인 감수성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묘사를 하려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많은 책을 읽을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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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인 묘사를 잘 하고자 한다면 소설을 읽어야 헌다. 함축적인 묘사를 하려면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

세부적으로 묘사를 할 때 한 가지 원칙이 있다. '귀찮을 정도로 세부적인' 묘사를 해야 한다. 기자의 글쓰기와 소설가의 글쓰기가 다르다.

기자인 박종인은 그의 책 《기자의 글쓰기》에서 '글쓰기의 원칙'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 쉽게 써라.
둘째, 짧게 써라.
셋째, 팩트(fact)로 써라.

기자는 글을 쓸 때 팩트(fact)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소설가는 묘사하면서 써야 한다. 설교자는 소설가의 글쓰기와 기자의 글쓰기 둘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설교는 한편으로는 논리적 글쓰기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야기 식의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설교자들의 설교는 팩트 중심인 논리적 글쓰기를 많이 한다. 그 이유는 학문이 논리적 글쓰기를 기본으로 되기 때문이다. 설교자가 논리적 글쓰기만 하면, 설교가 팩트 중심인 설명으로만 가득 채워진다.

팩트 중심의 설교는 청중의 관심을 끄는데 한계가 뚜렷이 드러낸다. 설교는 팩트와 묘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특히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려면 묘사가 관건이다.

다시 말해 행복한 것에 대해 "굉장히 행복하다"고 쓰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행복한 이유를 묘사해야 한다.

강원국은 그의 책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무라카리 하루키가 자동차 모델명까지 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묘사는 '눈에 그려지게 귀에 쟁쟁하게'하라고 한다.

강원국은 묘사에 대한 설명을 아래와 같이 말한다. "단순히 '예쁘다'고만 하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코가 어떻게 생겼고, 눈이 어떻게 생겼고, 입이 어떻게 생겼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자신을 설명하지 말고 묘사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쓰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거창한 것이나 관념적인 것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것,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쓰자. 교육 문제에 관한 글을 쓰려면 '내 아이들'을 떠올리고 거기서 답을 찾아보자. 이런 내용이 모호하지 않고 손에 잡힌다."

상세하게 묘사로 쓴 설교에 청중은 설교를 들으면서 알아서 설교의 그림을 그린다. 그럼 묘사의 글은 어떻게 쓰는가?

아래는 '일반적인 묘사의 글'과 '구체적인 묘사의 글'이다.

실례 1.

-일반적으로 묘사한 글

"서울 문정동에 있는 '가든파이브(Garden 5)' 찜질방을 다녀왔는데, 아주 좋은 찜질방이었다"라든가 "저녁식사로 나온 등심 스테이크는 맛있었다"고 적으면, 독자에게 온천이나 식사를 하는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는 독자가 온천에 함께 들어갈 수도 없고, '와규' 스테이크를 함께 맛볼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면 온천에 들어갈 수 있는가? 바로 세부적인 묘사를 하면 된다.

-세부적으로 묘사한 글: 세부적으로 표현하면 이미지가 떠오른다.

"서울 동남부 위례신도시 근처에 있는 '가든파이브(Garden 5)' 찜질방은 가든파이브 TOOL관 10층에 위치하고 있다. 아래에는 이마트가 자리잡고 있어 찜질을 하고 쇼핑까지도 겸할 수 있다. 옆 건물에는 송파 CGV 영화관이 자리잡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문화생활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해 있다.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겠지만 찜질방의 크기가 엄청나다. 천 명 이상 들어가도 넉넉할 정도이다.

최근에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차 방송인 이휘재가 쌍둥이 아들들이 다녀왔던 곳이라 더욱 유명해졌다. 이 찜질방은 가족과 함께 쉬었다 오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집에서 가까워 차로 5분이면 갈 수 있어 접근성도 탁월하다. 목욕하는 탕도 아주 넓다. 미니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곳의 백미는 찜질방이다. 다양한 찜질방들이 있는데, '소금 방', '얼음 방', '온도에 따른 10개 정도의 찜질방'은 물론 '영화관', '에어로빅 방', '헬스장', '식당', '매점' 등 없는 것이 없는 다목적 공간이다.

진짜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목욕탕 외관이 유리로 되어 있다. 유리창으로 서울 동북지역을 한 눈에 내다볼 수 있다. 가든파이브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면 좋다.

가족의 행복을 꽃 피울 수 있다. 친구의 우정을 더 깊이 쌓을 수 있다. 피곤함을 풀어주는 피로는 물론, 목욕, 문화생활, 친목, 먹거리 등 시민의 행복 맞춤 공간이다.

실례 2.

일반적으로 묘사한 글

"죽음을 생각해 보세요. 죽음은 준비해야 합니다. 죽으면 관에 들어갑니다. 그럼 얼마나 끔찍할까요? 내가 죽으면 누가 슬퍼해 줄까요?"

-세부적으로 묘사한 글: 세부적으로 표현하면 이미지가 떠오른다.

얼마 전 설교하기에 앞서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여러분, 죽음을 생각해 보세요.'

필자는 아직 죽음을 적나라하게 느낄 나이는 아니었기에 사실 그 말씀을 듣고 멀뚱멀뚱 별 감흥이 없었다. 조금 뒤 목사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목사님 남편의 친구 사연인데, 미친 듯이 돈을 벌기 위해 살다가 갑작스럽게 암 말기 판정과 함께 '한 달 안에 죽음을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때 느낀 절실한 심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내가 죽으면? 나는 좁디좁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관 속에 널어지겠지, 관은 땅 속 깊이 들어가겠지, 가족들은 내 장례식장에 와서 엉엉 울겠지, 울다가, 관 위에 꽃을 던져주고 내게 인사를 하겠지, 삽으로 흙을 떠서 관 위에 뿌리겠지, 그리고 장정들이 와서 끝까지 흙을 채우겠지, 그리고 가족들은 집으로 가겠지, 그럼 나는...나는...?'

죽음의 공포를 어마어마하게 느껴 다 큰 아저씨가 꺼이꺼이 목메어 울었는데, 죽음을 선명하게 상상했을 때 오히려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애달픈 이야기로 설교는 시작되었다.

그냥 '죽음'이라는 단어만 듣는 것과 '죽음을 머릿속에 그림처럼 상상하는 것'은 이토록 다르다(박신영의 《보고의 정석》에서)."

설교가 이미지가 되려면 세부적 묘사를 해야 한다. 그럼 직접 보지 않고도 실감나게 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미지 설교 글쓰기는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지 않다. 조금만 더 생각하고 마음, 공간, 행동들을 세부적으로 묘사하면 된다.

셋째, 함축적으로 써라

설교자가 많이 읽어야 할 책이 있다. 바로 시집(詩集)이다. 그것은 시가 이미지로 쓰여 져 있기 때문이다.

시는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읽으면 느낌으로 다가온다. 느낌으로만 다가오지 않고, 시상까지 떠오르게 한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설교자에게 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읊어야 한다. 그럴 때 함축적으로 이미지화된 설교를 하는 데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럼 왜 시가 이미지로 쓰여 진 글인가? 나태주 시인의 〈풀꽃1〉에 이런 글이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런 시를 읽는 순간, 곁에 있는 연인의 아름다움이 우회적으로 표현된다. 이 시를 읊어주는 순간 연인은 자신이 꽃처럼 예쁘다는 것을 인지한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에 이런 글이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이는 방문하는 손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호스트가 〈방문객〉의 시를 알고 있다면 손님이 찾아올 때 최선을 다해 최고로 섬기려고 작정하게 되어 있다.

함축적인 의미가 담긴 시들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꽃과 방문객의 이미지가 확 그려지기 때문이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시바타 도요 시인의 〈약해지지 마〉

"있잖아, 힘들다고 한숨 짓지마
햇살과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최하림 시인의 〈봄〉

"봄이 부서질까보아
조심조심 속삭였다.
아무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함축적인 이미지가 담긴 시를 사람들이 애송한다. 굳이 좋아하는 이유의 설명이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이미지가 주는 강력한 힘이 시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설교자들은 시를 많이 읽고 애송해야 한다. 더 나아가 소설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 거기다 그림까지 감상해야 한다. 그럴 때 설교 글을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

▲김도인 목사.
▲김도인 목사.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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