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구원 선포 기독교 전도 방법 고민

성경, 지옥을 믿음과 직접 연결시키지 않아
하나님이 '불행' 이끌려 지옥 만들었을까?

 

▲J 목사의 2015년 11월 15일 설교 모습. ⓒ교회 동영상 캡처
(Photo : ) ▲J 목사의 2015년 11월 15일 설교 모습. ⓒ교회 동영상 캡처

 

 

"'불신 지옥'은 비성경적"이라는 내용의 설교가 문제가 되자, J 목사는 예장 통합 소속 노회에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본지가 입수한 소명자료에서 그는, "본인의 설교는 현 시대에 교회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해야 하는지 그 깊은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 고민은 세 가지로, 첫째는 "선교나 전도 자체가 효율성만을 따질 수 없지만, 그럼에도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팻말을 들고 거리에서 전도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나아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지 않은가? 계속 그러한 전도방법을 고수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둘째는 "특히 '불신 지옥' 문구가 과연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복음의 의미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마지막은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진리의 독점을 해체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유일한 구원을 선포해야 하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전도를 해야 하는가"이다.

특히 '진리의 독점'에 대해 "기독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이 가능하다는 유일한 진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종교의 구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기독교는 진리는 다양한 것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음을 견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비판하면서 모든 종교에 구원에 있다는 종교 다원주의가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J 목사는 "본인이 설교에서 논점을 잡은 부분은 거리전도 문구 중 '불신 지옥' 부분"이라며 "'불신 지옥'이라는 문구가 화석화된 명제처럼 사용되고, '불신'이라는 말 다음 '지옥' 외에 다른 언어를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불신 지옥' 문구로만 논점을 제한하는 이유는 문제제기자가 '지옥'을 상정하고, 상징이나 사후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 지옥과는 거리가 먼 언어까지 지옥으로 환원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성경에서 지옥에 대한 언급은 다양한 배경에서 나타나고, 그 역사적 발전도 복잡하고 어려워 지옥을 쉽게 환원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J 목사는 '스올'과 '하데스', '게헨나' 등 지옥 관련 성경 원어를 설명한 후, "거리전도에서 사용되는 '지옥'과 신약성경에서 지옥이라는 말은 '게헨나'인데, 신약 본문들(마 5:22, 막 9:43, 눅 12:5, 약 3:6 등)을 보면 지옥은 분명 존재하지만 예수님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지옥(게헨나)과 직접 연결시키고 있지 않다"며 "대신 인간의 완악함과 죄악된 행위를 지옥(게헨나)과 연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지옥(게헨나)이 등장하는 본문들에서 지옥을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고 있지 않았다. 지옥이라는 말을 알고 있었을 바울이 그 말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선교적 차원에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지옥을 연결시키는 것이 복음의 내용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모든 사람에게(당시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기쁨의 복음이 두려움의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본다"며 "그런 차원에서 거리전도에서 사용하는 문구인 '불신 지옥'이 성경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명동에서 만난 한 거리 전도자.
(Photo : ) ▲명동에서 만난 한 거리 전도자.

 

 

또 "물론 누군가에는 '불신 지옥'이라는 말이 기쁜 소식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불신 지옥'이 하나님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표현은 되지 못하며, 오히려 죄인들을 구원하고 살리는 복음의 진의를 담아내지 못한다"며 "불신자들의 입장에서 기독교의 예수님을 단지 자기를 섬기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죄가 없다 한들 지옥에 보내버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존재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거리에서 외치는 '불신 지옥'은 기쁜 소식인 복음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 믿는다는 사람은 많은데 예수 닮은 사람은 적다는 말을 듣는 것도, 예수가 단지 신앙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그리스도인의 '기복화 신앙'도 큰 틀에서 신앙의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결과에서 기인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신앙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것을 경계하면서, 지옥 가지 않기 위해, 천국 가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을 건강한 신앙으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J 목사는 "분명한 제 입장은 지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옥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길 수 없다. 이 세상에 하나님 없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하나님께서 '의도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기 위해 지옥을 만들었다고 하는 데 의문이 있다. 만일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 의도로' 처음부터 지옥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그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제 설교는 다원주의와 해체주의적 성격을 띠면서 절대적 진리(기독교)를 인정하지 않고 보편적 진리(종교 다원주의)를 선호하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절대적인 구원의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에 지금의 거리 전도방식과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빛처럼 소금처럼 착한 행실을 통해 복음을 증거하고,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 되어, 믿지 않는 자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자는 데 있다"고 했다.

더불어 "포스트모던 시대에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때, 그 어느 때보다 더 지혜로울 필요가 있다"고 글을 맺었다.